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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허영엽 신부의 나눔: 행복한 사람은 웃는다, 웃는 사람이 행복하다?

703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9-08

[허영엽 신부의 ‘나눔’] 행복한 사람은 웃는다, 웃는 사람이 행복하다?

 

 

한 본당에 강의를 하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강의 전에 원장 수녀님이 앞에 나오시더니 마이크를 잡고 막 웃으셨습니다. 웃을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웃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신자들도 점차 따라 웃으면서 이내 성당 전체가 웃음소리로 덮였습니다. 수녀님은 웃음치료를 하시는 분이라고 하셨습니다. 웃을 일이 점점 없어지는데 일부러 그야말로 웃음 쥐어짜다 보니 정말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웃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몸과 마음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옆집에 사는 한 아주머니가 저녁시간에 우리 집에 갑자기 오셨습니다. 그 아주머니 말씀인즉, 항상 우리 집에서 저녁때가 되면 웃음소리가 끝이질 않아 무슨 재미난 일이 있나 한 번 보고 싶어 오셨다고 했습니다. 누나 둘은 특히 웃음소리가 커서 담장을 넘어 이웃에게도 크게 들리곤 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저녁식사 때 가족들에게 항상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이 가족들에게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나도 어린 시절 아버지 앞에서 한참동안 홀리듯 꼼짝 않고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많았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셔도 재미있게 하시는 재주가 있으셨는지 가족들은 아버지의 말씀에 늘 귀를 기울이곤 했습니다. 온 가족들이 둘러앉아 아버지의 말씀을 듣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우리 형제자매들이 낙천적이고 웃음이 많고 유머를 즐겨하는 것이 모두 아버지의 영향인 듯합니다.

 

어떤 교육보다도 밥상머리에서 하는 교육이 최고라는 것이 실감납니다.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하시는 내용은 아주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머가 많으셔서 지금도 아버지를 기억에 떠올리면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제일먼저 생각납니다. 아버지는 항상 잘 웃으셨습니다. 평소에도 잘 웃으시는 모습에 보는 이의 마음까지 평화롭게 만드셨던 것 같습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웃음과 신앙을 유산으로 남겨주신 아버지

 

그러나 아버지도 세속적인 눈으로 보면 행복한 요소를 항상 갖고 계셨던 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사업에 실패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당하기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도 별로 화를 내거나 낙담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나는 아버지가 세속적 가치에 별로 신경을 쓰시지 않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사실 난 아버지의 무조건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 이해할 수 없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낙천적인 마음이 신앙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 것은 시간이 많은 흐른 뒤였습니다. 나는 아버지가 세속적인 욕심을 끊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사셨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저녁 아버지는 가족들과 함께 기도를 바치셨습니다. 아버지와 외출 시 성당 근처를 지나갈 때면 항상 성당을 향해 잠깐 멈추어 성호를 긋고 기도를 하게 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는 가족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웃음과 신앙을 유산으로 남겨주셨던 것입니다.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화를 내면 한 번 늙어진다.(一笑一少 一怒一老)”, “웃으면 복이 오고, 찡그린 얼굴은 날아가는 벌이 쏜다” 이런 격언처럼 웃음은 우리 삶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유쾌한 웃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건강과 행복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팍팍해지는 우리의 삶이 자꾸 웃음이 사라지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매일 생활은 힘들고 고단합니다. 잠시 미소 지을 여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거리와 버스, 지하철 등에서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은 대개 표정이 없습니다. 어렵고 힘든 환경 탓도 있겠지만 웃음이 사라지면서 화병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웃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몸과 마음에 훨씬 더 유익함이 많다고 합니다.

 

사실 웃음의 효과는 의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웃음은 통증의 자연 진통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사람이 웃을 때 뇌하수체에서는 엔도르핀과 같은 자연 진통제가, 부신에서는 염증을 낫게 하는 화학물질이 나와서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또한 웃음은 동맥을 이완시켜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혈압을 낮춘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웃음은 스트레스와 분노, 긴장을 완화시켜 심장마비와 같은 돌연사를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여 감기와 같은 감염질환은 물론 암이나 성인병에 대한 저항력도 높인다고 합니다. 웃음의 효과에 놀라울 뿐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효과가 있는 웃음을 아쉽게도 사람들은 세상의 풍파를 겪으며 잃어갑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보통 여섯 살 난 어린이는 하루에 300번, 성인은 겨우 17번 정도 웃는다고 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웃음의 횟수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누구나 학창시절엔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막 웃었던 체험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웃음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가 즐겁게 웃을 때 가장 기뻐하시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억지로 웃으면 어떻게 될까요? 재미있는 것은 우리 잠재의식은 웃을 때 그것이 진짜 웃음인지 억지로 웃는 웃음인지 구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억지로 웃을 때도 진짜로 신나게 자연스럽게 웃을 때와 마찬가지로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니 재미있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아주 크고 쾌활하게 웃을 때 몸의 650개 근육 중에서 231개가 움직인다고 하니 웃음은 좋은 운동임에도 틀림없습니다. 웃음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하니 건강을 위해서라도 오늘부터라도 억지로 웃어볼 일입니다.

 

기쁘게 웃고 미소 지은 얼굴은 주변 환경도 빛나게 합니다. 인간의 미소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요? 무엇보다 마음을 바르고 맑게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쁘고 환한 얼굴은 인간관계도 부드럽게 하고 일의 성공에도 보탬이 됩니다. 얼굴이 어둡고 미소가 없으면 주변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줍니다. 그런 사람은 자연히 사람들이 멀리하게 됩니다.

 

마음이 맑고 평화로우면 얼굴도 밝고 말씨도 부드럽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자연히 마음의 상태도 깨끗하고 순수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찡그린 얼굴을 싫어하고 피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기쁘게 웃으며 사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웃음은 삶의 습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웃지 않게 되면 웃음을 삶에서 어느덧 잃어버리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가 즐겁게 웃을 때 가장 기뻐하시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한 번 일부러라도 미소를 지어보고 웃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만큼 즐겁고 행복해질 것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0년 9월호,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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