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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허영엽 신부의 나눔: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았다

65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11-14

[허영엽 신부의 ‘나눔’]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았다”

 

 

몇 년 전, 한 선배 신부님으로부터 치과의사 강대건 라우렌시오 선생님을 널리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그분은 저에게 매우 낯익은 이름이었습니다. 신학생 시절, 1년에 몇 번씩 신학교에 오셔서 무료 치과 진료를 해주셨던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홍보를 부탁하신 선배 신부님은 제가 모르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분께서 무려 33년 동안 한센인들을 찾아다니며 무료로 의료봉사를 하셨고, 이를 기리기 위해 한센인 단체에서 감사패를 전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얼마 후, 그분의 이야기를 교구장님께 말씀드렸고, 모두의 마음을 모아 교황청에 그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그해 가을, 강대건 원장님은 프란치스코 교황님 착좌 후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교회와 교황을 위한 십자가 훈장’(the Cross Pro Ecclesia et Pontifice)을 받았습니다.

 

강 선생님은 40세가 지난 어느 날에 거울을 보다가 문득 “나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죽기 직전에 ‘그래도 나쁘지 않게 살았구나’라고 말하며 눈 감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고, 이를 계기로 자신의 달란트를 가지고 봉사 활동을 시작하게 되셨답니다. 다음은 강대건 라우렌시오 선생님이 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 자신의 병원 한 쪽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틀니를 제작하고 있는 강대건 원장. 지난 33년간 그는 한결같은 사랑으로 한센환우들을 위한 틀니 제작과 무료 구강검사 및 진료 봉사에 헌신했다.

 

 

33년 동안 한센인들을 찾아 무료로 의료봉사

 

“제가 초창기 진료를 다녔을 때만 해도 한센병 환자들이 전국에 40만 명에 달했어요. 하지만 이젠 1만5000명으로 그 수가 대폭 줄었지요. 내가 지난해 전북 고창 진료를 그만둔 것도 그 지역 한센인 환자가 더 이상 없었기 때문이에요. 지난해 2012년 8월에 마지막 진료일기를 적었어요. 1979년부터 2012년까지 33년간 주말마다 한센인 정착촌을 찾아 치과 의료 봉사를 했다고 말입니다.

 

어느 날 지인의 병원을 찾아갔는데, 그곳을 찾아온 나환자에게 돈을 집어 던지면서 내쫓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지요. ‘문둥이 자식, 병원 망하게 할 일 있느냐’며 소리소리 지르는데, 그 환자의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33년이 되었습니다. 주말에는 지방을 돌며 한센인을 만났어요. 경기도 안양, 대구, 전라도 나주 등 지금까지 손을 거쳐 간 한센 환자가 1만5000여명, 해 넣어 준 틀니만 5000개에 달합니다. 치료는 무료였고 틀니만 약간의 실비를 받았어요. 그러다 남는 돈이 있으면 모두 기부했어요.

 

처음 한센인에게 치과 진료를 할 때 입속에 손을 넣기 때문에 전염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도 있었어요. 그래도 무슨 오기였을까요. 현실에서 도망가지는 않았어요. 처음 한 1년 반쯤 동안엔 그만둘 건가 말 건가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 병에 걸리면 내 가정과 병원이 모두 파괴되는 거니까요. 또한 잘해준다고 한센인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고, 밥도 걸러가며 환자를 봤는데, 오히려 행패를 당하기도 하고 혼쭐이 나기도 했어요.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일부는 참으로 거칠었어요. 자기네가 원하는 대로 안 해줬다고 소리를 지르고, 때리고. 말할 수 없는 저항감이 대단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만두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참고 또 참아야 할 이유는 그들의 웃는 모습 때문이었어요. 틀니 한 번 해주면, 앞니 두 개만 해 넣어줘도 60~70세 노인이 아이 같이 웃는데, 이가 없을 땐 말하는 것도 불편하고 먹는 것도 불편해하던 사람들이 이빨 하나 생긴 거 가지고 세상을 다시 사는 듯이 그렇게 좋아하고 기뻐할 수 없어요. 고맙다고 눈물 흘리고 절을 하는데, 그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닌 거지요.

 

나를 지금껏 지탱하게 했던 봉사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 봅니다. 기쁨이 오지만 그만큼의 인내도 필요한 것, 땀과 수고스러움, 고민이 있는 것. 그렇게 생각해요. 일단 그걸 겪어봐야 알아요. 그 기쁨의 의미는, 자기와의 투쟁 속에서 발견하는 참 아름다움이지요. 그 기쁨 맛보면 남한테 안 주고 싶어요.”

 

 

하느님께서 주신 사명 수행할 때 인간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 삶 살아

 

33년간 한센병 환자들에게 의료봉사를 하시면서 세상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느꼈던 강 선생님의 경험이 참 인상 깊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바로 하느님의 창조사업의 진정한 협력자가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당신 창조사업의 협조자, 협력자 그리고 관리자로서 만들어 주셨습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느님의 은총에 협조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없이는 구원에 이를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성경에서 보면 하느님께서 당신의 도구로 쓰실 사람들을 부르실 때 항상 먼저 부르십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수행하고 하느님의 뜻에 협조하면서 살아갈 때 인간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인간들은 하느님의 창조사업의 협조자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교회 활동, 자선이나 봉사 활동을 통해 창조사업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창조사업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이고 ‘나’ 역시 하느님의 창조사업의 한 부분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어떻게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한 것은 중요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신 후에 항상 ‘보시니 좋았다’고 하십니다. 당신이 만드시고 보시니까, 참 잘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로부터 나온 것은 사실은 모든 것이 좋은 것입니다. 하느님은 진(眞), 선(善), 미(美)의 근원이시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느님은 자신의 모습을 가진 자녀들이 하느님의 뜻을 이 땅 가운데 충만하게 이루며 사는 것을 바라보시며 매우 흐뭇해하셨습니다. 성경에서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고 하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바로 이런 모습이 오늘의 우리가 구현하며 살아야 할 하느님 나라의 본래 모습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스로 질문해야 할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11월호,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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