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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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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ㅣ순교자ㅣ성지
[성지] 이스라엘 성지: 골고타, 죽음과 부활의 현장

185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10-09

[예수님 생애를 따라가는 이스라엘 성지] 골고타, 죽음과 부활의 현장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을 묵상하는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곳은 히브리말로 ‘골고타’라는 언덕입니다. 번역하면 ‘해골 터’라는 뜻입니다(마르 15,22). ‘갈바리아’라고도 하는데 골고타를 라틴어로 표기한 것입니다. 골고타는 예루살렘 평지보다 40m가량 높아서 언덕 또는 산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언덕 모양이 해골처럼 생겨서 또는 이 언덕에 해골들이 많이 있어서 골고타로 불렸다고 합니다. 아담의 머리가 묻힌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서 그렇게 불리기도 했다고 하지요.

 

예수님 시대에 골고타는 도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요한 19,20 참조). 말하자면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는 성 밖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골고타는 예루살렘 성안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10여 년이 지난 기원후 44년에 헤로데 아그리파 왕이 새로 성벽을 세우면서 골고타 지역이 도성 안으로 자연스럽게 편입된 것입니다.

 

– 대성당 안 무덤(부활) 경당 제대 벽(위)과 대성당 안 주님 무덤 경당 입구(아래).

 

 

예수님께서는 이곳 골고타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근처에 있던 바위로 깎아 만든 새 무덤에 모셔졌습니다(마태 27,60). 그리고 바로 이 무덤에서 부활하셨지요. 그래서 골고타에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함께 기념하는 주님 무덤 대성당 혹은 주님 부활 대성당이 들어서 있습니다.

 

그런데 십자가의 길을 따라 골고타의 주님 무덤(부활) 대성당에 이르면, 이곳에 언덕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대성당이 정말 예수님께서 묻히셨고 부활하신 그 무덤 위에 세워졌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자들은 역사적으로 믿을 만하다고 여깁니다.

 

로마 제국의 하드리아누스 황제(재위 117~138) 때에 골고타 언덕을 깎고 예수님의 무덤이 있던 동산을 돌로 메운 뒤에 신전을 짓고 주피터와 비너스 상을 세웠다고 하지요. 그 후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황제(재위 306~337) 때에 이곳에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대성당이 세워지게 된 것입니다. 이때 큰 역할을 한 인물이 황제의 어머니 성녀 헬레나(248?~330?)입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 골고타에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기념하는 대성당 세워

 

기념 대성당은 길이가 150m, 폭이 75m나 됐다고 합니다. 이 대성당 하나가 예수님께서 못 박혀 돌아가신 곳과 묻히신 곳을 다 포함하고도 남으리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대성당은 614년 페르시아 군에 의해 파손됐고 11세기 초에는 사라센에 의해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40년 후 비잔틴 황제의 도움으로 새 성전이 들어섰고, 12세기 십자군 시대에 종탑을 세우는 등 보수 재건되면서 오늘날 볼 수 있는 성전의 토대를 형성했지요. 하지만 이후 지진과 화재 등 거듭된 재난으로 파손됐다가 20세기 말에서야 복구를 마쳐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 주님 무덤(부활) 대성당 전경.

 

 

이 기념 대성당은 무려 여섯 그리스도교 교파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라틴 교회, 곧 로마 가톨릭교회와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가 많은 부분을 개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고, 시리아 정교회, 콥트(이집트) 교회, 에티오피아 정교회도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떤 곳은 이슬람교가 소유권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대성당은 늘 번잡합니다. 세계 도처에서 수많은 순례자가 올 뿐 아니라 시시때때로 각 교단이 고유한 예식을 거행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성당 안의 주님 무덤(부활) 경당은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순례를 마쳐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제 지난 호에 이어 십자가의 길 14처를 계속 따라가 봅니다. 예수님께서 옷 벗김을 당하심을 묵상하는 제10처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하는 제11처, 그리고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하는 제12처는 사실상 거의 같은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골고타 언덕이지요. 대성당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는데 그 계단 위 벽에 붙은 제대 앞에서 순례자들은 보통 제10처를 묵상합니다. 로마 가톨릭교회 관할인 이곳을 ‘프란치스칸들의 경당’이라고 부릅니다.

 

– 제11처와 12처 사이에 있는 고통의 성모 경당.

 

 

제10처를 지나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음을 묵상하는 제11처가 있습니다. 제대 뒷벽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누워 계시고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님을 내려다보는 모습의 그림이 있지요. 11처 왼쪽으로 심장이 칼에 찔린 고통의 성모님 상이 있습니다.

 

고통의 성모님 상 왼쪽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계시고 십자가 아래 제대 밑에는 둥근 구멍이 나 있습니다. 무릎을 꿇고 몸을 굽혀 들여다보면 볼 수 있습니다. 이 구멍이 예수님께서 못 박히셨던 십자가가 서 있던 자리라고 전해집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이곳이 예수님께서 돌아가심을 묵상하는 제12처입니다. 그리스정교회가 관리합니다.

 

 

죽음과 부활로 사랑을 드러내신 예수님을 일깨우는 고귀한 현장

 

12처를 묵상하고 왼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내려오는 계단이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대성당으로 들어오는 문이 왼쪽에 보이고 오른쪽 벽에는 예수님의 시신을 내려 무덤으로 옮기는 벽화들이 있습니다. 가운데 바닥에는 직사각형의 긴 대리석 판이 있는데, 예수님의 시신을 염했던 판이라고 전해집니다. 순례자들은 보통 이곳에서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내림을 묵상하는 제13처와 예수님께서 돌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하는 제14처를 함께 바칩니다. 대리석 판에 입을 맞추며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깊이 되새기지요.

 

– 예수님의 시신을 염한 곳으로 전해지는 대리석 판.

 

 

대리석 판을 지나 안으로 더 들어가면 예수님께서 묻히신 곳이자 또한 부활하신 곳인 무덤 경당 또는 부활 경당으로 이어집니다. 경당 내부에는 빈 무덤을 나타내는 공간이 있고 벽면에 부활하신 예수님상과 제대가 있습니다. 경당 입구는 관리인들이 지키고 있어서 안내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순례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때가 대부분이어서, 무덤과 부활 경당 안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마음껏 기도를 바칠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습니다. 20~30초 정도 잠깐 기도한 후 나와야 할 때가 많습니다.

 

예루살렘까지 와서 예수님께서 묻히시고 부활하신 그 역사의 현장에서 기도도 마음껏 드리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순례자들은 먼저 예약한 후에 일반 순례자들이 찾지 않는 새벽 시간에 와서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를 바치기도 합니다.

 

– 주님(부활) 대성당 안 골고타 언덕의 제11처(오른쪽)와 제12처(왼쪽) 그리고 고통의 성모 경당(가운데).

 

 

골고타 언덕에 세워진 주님 무덤(부활) 대성당은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당신 생명을 바치셨고 부활하심으로써 사랑의 위대한 승리를 드러내신 예수 그리스도의 위대한 사랑의 승리를 일깨우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고귀한 현장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10월호, 이창훈 알퐁소(가톨릭평화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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