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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복음화, 미래교회의 희망14-16: 중국 문화 바탕에 깔린 종교성

57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1-12

[아시아 복음화, 미래교회의 희망] 가톨릭신문 ‐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공동기획 (14) 중국 문화 바탕에 깔린 종교성 (상)


‘영생’에 관심 많은 중국인… 부활 교리에서 대화 접점 찾아야

 

 

아시아복음화를 이야기하면서 중국을 논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아시아복음화의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교황청은 지난 2018년 주교 임명에 관해 중국과 ‘잠정협약’을 맺을 정도로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본지는 향후 6회에 걸쳐 중국과의 대화를 위해 중국문화와 중국의 종교성을 알아보는 자리를 갖는다. 먼저,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연구위원이자 홍보실장인 최경식(스테파노) 박사에게서 중국 국민들의 종교성에 대해 알아본다.

 

중국 민족은 5000년 동안 ‘신’을 믿었고,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고 순종하면서, ‘신’과 함께 생활해왔다. 100년 전 오사운동부터 공산주의 사조가 중국에 들어오고, 70년 전 공산당이 중국을 지배하면서, 중국 민중은 지배층에 의해 ‘신’을 죄악시하고 부정하는 풍조를 강요당하게 되었다.

 

공산당정권은 비록 헌법에 ‘신앙의 자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은 종교의 전파를 통제하고 종교의 국가화를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5000년을 이어온 민중의 뿌리 깊은 신앙은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이 중국에 전해지기 전 중국문화의 토양, 그 가운데서 ‘신’과 관련된 토양은 어떠했는지 알아야 이를 토대로 희망을 품고 어떤 방향으로 중국문화와 대화하고, 어떤 방법으로 선교를 해야 할지 대강(大綱)을 정할 수 있지 않을까?

 

 

중국인의 영생관(永生觀)

 

소동파(蘇東坡)는 한유(韓愈, 唐 시인)의 묘당을 증축하면서 지은 ‘조주한문공묘비’(潮州韓文公廟碑)에서 ‘영생’(永生)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했다.

 

“필부라도 백 대에 걸쳐 모범이 될 수 있고, 한마디 말로라도 천하의 법이 될 수 있다. 이것은 그 품격이 천지 만물 양육과 견줄 만하며, 천지의 성쇠와도 관계되기 때문이다. 그들의 탄생은 내력이 있고, 그들의 죽음 역시 가치가 있다. 그것들은 반드시 기대지 않았는데도 이루어졌고, 얽매이지 않고 행동했으며, 출생을 기다리지 않았는데도 존재했고, 죽음을 따르지 않았는데도 사라졌다.”

 

그의 ‘영생관’은 유가 교육의 결과가 안에서 바깥으로 우러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정통 유학자 외에 일반 중국인의 영생관념은 유교와 도교, 불교의 영향을 받아 생활 속에 자연스레 녹아있다. 유가와 도교, 불교가 영생에 미친 주요 영향은 다음과 같다.

 

유가는 효(孝)의 관점에서 영생문제를 풀이하고 있다. 「좌전 소공칠년」(昭公七年)에 의하면 “사람의 생명은 사람의 의지와 정서, 지력(智力)을 주관하는 혼(魂)과 신체의 생명력을 구성하는 백(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혼과 백을 잘 관리하면 지력과 신체 모두가 건강하며, 사람이 죽게 되면 혼과 백은 분산하는데, 백은 자연으로 돌아가 만물 가운데 사라진다. 만약 사람이 살아생전에 혼을 잘 관리하면, 죽어서도 혼은 흩어지지 않는다. 혼은 백의 받침 없이는 물리 세계에 그 어떤 역할도 할 수 없기에 영(靈), 즉 신명(神明)으로 변한다.”

 

가정은 중국인 조상의 영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들 가족 역사에 유명인물이 많을수록 조상은 더욱 신명해진다. 따라서 조상숭배의 관점이 중국의 종족 관념과 종족 유대를 더욱 강화해 나가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불교는 모든 사람이 생명의 영원성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주목해서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담론하고 있다. 이른바 ‘영혼의 윤회설’, 즉 ‘육도윤회’(六道輪回 : 천(天)·인(人)·아수라(阿修羅)·축생(畜生)·아귀(餓鬼)·지옥(地獄)이다. 사람은 모두 자신의 영혼이 있으며, 만약 불생불멸의 열반에 들지 못하면, 영원히 육도에서 생과 사를 지속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은 현세에서 쌓은 덕행에 따라 내세의 등급이 달라지며, 그 다음 내세에도 덕행을 쌓게 되면 종국에는 ‘극락서방세계’(極樂西方世界)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불교의 이런 견해는 일반 서민에게 큰 흡인력으로 작용했다.

 

중국인의 영생관념은 또 도교의 ‘장생불사’ 관념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중국의 도교(노장의 도가(道家)와 구별된다)는 갈홍(葛洪)이 제창한 신선학을 지칭하는 것으로, 신선 역시 영생을 누리는 사람을 가리킨다. 갈홍의 신선론은 다음과 같다.

 

“사람은 날 때부터 음양(陰陽)의 이기(二氣)를 가지고 태어나며, 이 기(氣)를 잘 보양하고, 운기를 조화롭게 그리고 질서정연하게 운용해서 기를 상실하지 않도록 하면 갈수록 수명이 더해지고 마침내는 불사(不死)의 경지에 이른다.”

 

즉 사물을 대하는 것, 먹고 머무르는 것, 수신양성 등등에서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을 잘 관리하면 영원히 보존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생관은 사람이 현재 가지고 있는 일체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일인득도, 계견승천’(一人得道, 鷄犬昇天)의 개념이다.

 

중국인의 영생관은 이들 세 종류의 관점을 종합한 것으로 귀결된다.

 

유가의 견해는 개인의 노력으로 입덕입공입언(立德立功立言)하면, 조종(祖宗)의 신명을 널리 알리고 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현실을 중시한 정신의 영원한 존재’다. 불교의 견해는 윤회 가운데서 모든 사람이 현세에서 공덕을 쌓음으로써 내세의 윤회에서 한층 높은 단계로 올라가 성불의 단계로 이르는 ‘영혼의 영생’이다. 도교가 추구하는 장생불사는 자신의 몸을 잘 관리해서 영원토록 하는 신체불후(身體不朽)다. 유가와 불교의 영생은 일종의 사후 생존을 말하나 도교의 영생은 이생에서부터 영원히 사는 것을 말한다.

 

 

복음과 중국 영생관의 접점을 찾아서

 

예수님께서 영생문제에 관해 많은 말씀을 남기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요한 3,3)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7)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로 아는 것입니다.”(요한 17,3)

 

즉 예수님께서는 믿는 것과 다시 태어나는 것 그리고 영원히 사는 것은 본래 동시에 존재한다는 영생관을 제시하셨다.

 

따라서 중국 전통의 영생과 복음의 영생에는 접합점을 찾을 수 있다. 그 접합점을 통해서 중국인의 심령세계로 뚫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신문, 2020년 1월 12일, 최경식(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홍보실장)]

 

 

[아시아 복음화, 미래교회의 희망] 가톨릭신문 ‐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공동기획 (15) 중국 문화 바탕에 깔린 종교성 (중)


예수님의 ‘산상설교’와 유사한 중국인의 윤리관 ‘선유사상’

 

 

중국인들은 오랜 세월을 신(神)과 함께 살아왔다. 이들은 기원전 5000년부터 자연에 대한 제사를 지내왔으며, 이러한 유구한 신에 대한 중국인의 관념은 특유의 종교성으로 발전해 왔다. 이번 호에서는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연구위원이자 홍보실장인 최경식(스테파노) 박사를 통해 오랫동안 신을 믿어온 중국인의 종교성과 유가사상을 바탕으로 한 중국인의 윤리관에 대해 알아본다.

 

 

중국인의 종교성

 

중국인은 본래부터 신(神)을 믿어왔다.

 

중국에는 대략 앙소문화(仰韶文化·기원전 5000년~기원전 3000년) 시대부터 만물유령에 대한 관념이 있었고, 이 때문에 자연에 대한 제사가 성행했다. 각종 자연현상이 여러 자연신에게 나뉘어 지배된다고 믿었던 원시 중국인들은 복을 희구하고 재앙을 면하기 위해 자연신과의 관계를 좋게 해야 했다. 여기서 수많은 제사를 통해 신과 인간이 교류했다. 「좌전·성공」에 “국지대사 재사여융”(國之大事 在祀與戎·국가의 대사는 제사와 전쟁에 있다)이라는 말이 있는 것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나아가 동물을 숭배하는 토테미즘이 발전하는데,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남방만민종충 북방적종견 동방학종채 서방강종양”(南方蠻閩從蟲 北方狄從犬 東方貉從豸 西方羌從羊·남방의 만민은 벌레, 북방의 적은 개, 동방의 학은 돼지, 서방의 강은 양에서 나왔다)라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원시 씨족사회의 토테미즘의 일례로 설명된다.

 

용산문화(龍山文化·기원전 2500년~기원전 2000년) 시대로 들어서면 토테미즘은 쇠퇴하고 조상숭배가 성행한다. 조상숭배는 씨족사회의 산물이며, 혈연친족 관계는 조상숭배의 생리적이고 심리적인 기초가 되고, 동시에 귀혼숭배로 발전한다. 최초의 조상숭배는 씨족단체의 공동조상이었고, 이 공동조상을 우선으로 숭배한 후에야 비로소 부족단체의 공동조상이 숭배되었으며, 그 후 가정이 생기면서 가정의 조상숭배가 나타났다.

 

또 기원전 2000년부터 ‘지고무상의 신’에 대한 관념이 있었다. 이름하여 건(乾), 천제(天帝), 상제(上帝) 등이 그것인데, 여기서 ‘건’은 본래 팔괘의 하나로 하늘을 대표하고 또 남자를 가리키기도 한다. ‘곤’과 합해져 건곤(乾坤)은 천지 또는 음양을 표현한다. 천제는 상(商)·주(周)이래 각 왕조의 ‘정통 제사의 최고신’, ‘국조(國祚)를 장악하는 신’, ‘신권지상’이 되었다.

 

공자가 편집한 「시경」 대아(大雅)에 “상제께서 네게 임하시니, 이는 네가 한마음 한뜻으로 섬기기 때문이다”, “하늘이 온 백성을 낳으시니, 각자의 규칙과 규율이 있다”, “하늘은 백성들이 보는 것에서 보고, 백성들이 듣는 것에서 듣는다”는 구절이 있다. 또 「논어」 가운데 “하늘에 죄를 지으면, 어떤 기도도 소용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이 모두가 위격을 갖춘 신에 대한 믿음을 가리킨다. 이로 미루어 복음 전파 이전에 중국인은 이미 ‘지상신’에 대한 구체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로써 ‘천주’가 중국인의 가슴속에 낯설지 않게 자리 잡을 수 있게 된다.

 

지난해 2월 4일 ‘땅의 신’을 기리는 중국 베이징의 지단공원(地壇公園)에서 음력 설인 춘절을 기념하는 행진이 열리고 있다. CNS 자료사진.

 

 

중국인의 윤리관

 

중국문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가 유가사상이고, 유가사상에서 핵심은 인의예지(仁義禮智), 신충효제(信忠孝悌), 절서용양(節恕勇讓)이다. 이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은 복음 가운데 산상설교나 사도 바오로의 처세 도리 등에 대해서 전혀 생소하지 않을 것이며, 나아가 서로 어우러져 승화의 묘를 발휘할 수 있다.

 

선유(先儒)의 이 윤리관은 공자에서 시작되어 맹자와 순자의 양파로 발전된다. 이것이 「중용」과 「대학」에서 각파의 의견을 종합한 체계적인 이론으로 발전되고, 윤리 도덕으로 치국평천하의 주요 수단으로 삼는다.

 

그 특징은 아래 몇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도덕의 근본 탐구 중시다. 공자는 ‘천명’이 도덕의 근본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성상근야 습상원야’(性相近也 習相遠也·사람은 선천적으로 순진한 본성을 가지고 있어 서로 가까워지려 하나, 후천적으로 오랜 습성 때문에 서로 멀어진다)라면서 후천적 습성이 개인의 도덕적 자질 형성에 중요함을 인정했다. 「중용」에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天命之谓性 率性之谓道 修道之谓教·사람의 천성을 성(性), 본성에 따라 행하는 것을 도(道), 도를 닦아 대도(大道)로 가는 것이 교(敎))라 했다. 그러면 덕(德)이란? 바로 도를 따르는 것이 덕이며, 도와 덕은 체(體)와 용(用)의 관계다. 도를 떠나서는 덕이 없으며, 덕을 떠나서는 도를 볼 수 없다.

 

둘째, 의(義)를 중히 여기고 이(利)를 가볍게 여긴다. 유가는 대대로 이(利)를 개인의 사리(私利)로 보고 의(義)와 대립 된다고 여기며, 도덕 원칙과 규범을 인간 행위에 대한 지도적 역할로 강조했다. 유가는 ‘견리사의(見利思義), 견득사의(見得思義)’라 했으며, ‘살신성인(殺身成仁), 사생취의(捨生取義)’를 강조했다. 따라서 인(仁)을 핵심으로 하는 도덕규범의 체계를 확립하였고, 거기에 효제충서신의(孝悌忠恕信義)가 포함되었다.

 

셋째, 도덕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공자는 “도지이덕 제지이례”(道之以德 齊之以禮·도덕으로 백성을 인도하고, 예절 제도로 그들을 동화)해야 비로소 사람이 수치를 알고 스스로 사회질서와 도덕규범을 준수한다고 말했다. 맹자는 사람의 마음속에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충만하면 능히 ‘인정’(仁政)을 펼 수 있다고 보았다. 도덕은 바로 정치와 법률의 근본이며 기초다.

 

넷째, 도덕 교육과 도덕 수양을 중시했다. 공자가 학생을 가르치는 내용은 문행충신(文行忠信)이며, 그 중심은 도덕 교육이었다. 유가의 대표적 인물 대다수가 교육자다. 그들은 오랜 교육 활동을 통해 풍부한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도덕 교육의 이론을 형성했다. 나아가 유가는 개인의 도덕 자질의 수양을 중시하면서 이것으로 국가의 명운을 결정짓는 준거로 삼았으니, 그것이 바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다. 그들의 교육목적은 모두 ‘성현’(聖賢)을 배양하는 데 있었다.

 

위의 선유사상(先儒思想)은 복음 가운데 산상설교와 대비해 볼 만하다.

 

산상설교에서 예수님께서는 ‘참 행복’(마태 5,3-12)이 무엇인가를 정의하셨고, ‘세상의 소금과 빛’(마태 5,13-16) 그리고 ‘화해와 극기, 정직, 폭력 포기’(마태 5,21-30, 33-42)를 말씀하시면서 특히 “원수를 사랑하라”(마태 5,43-48)고 하셨다. 이렇게 볼 때, 선유사상의 핵심은 바로 산상설교와 상통하지 않는가? [가톨릭신문, 2020년 2월 2일, 최경식(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홍보실장)]

 

 

[아시아 복음화, 미래교회의 희망] 가톨릭신문 ‐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공동기획 (16) 중국 문화 바탕에 깔린 종교성 (하)


중국인의 ‘대동세계’, 복음 속 하느님 나라와 의미 통해

 

 

중국의 복음화를 위해서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 안에 녹아 있는 중국인들의 종교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본지는 지난 두 회에 걸쳐 중국의 종교성과 신관을 알아봤다. 중국인의 영생관과 복음 사이의 접점을 찾고, 유가의 선유사상과 ‘참 행복’의 비교를 통해 중국 문화와 대화할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 호에서는 ‘중국 문화 바탕에 깔린 종교성’ 마지막 회로,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연구위원이자 홍보실장인 최경식(스테파노) 박사를 통해 중국인들이 추구하는 대동세계를 통해 복음화 가능성을 살펴 본다.

 

 

인륜과 현세를 중시하고 대동세계(大同世界)를 지향하는 중국문화

 

「예기·예운」(禮運) 편에 공자는 대동세계, 즉 이상사회(理想社會)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대도지행야, 천하위공(大道之行也,天下爲公:대도가 시행되니 천하는 모든 이의 소유가 된다). 선현여능, 강신수목(選賢與能, 講信修睦:재덕을 겸비한 사람을 선발하여 천하를 다스리니, 사람 사이에 믿음이 생기고 화목하게 지낸다). 고인불독친여친,불독자기자,사노유소종,장유소용,유유소장,긍과고독폐질자,계유소양(故人不獨親其親, 不獨子其子, 使老有所終, 壯有所用, 幼有所長, 矜寡孤獨廢疾者, 皆有所養: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육친만 육친으로 삼지 않고, 자신의 자녀만 자녀로 삼지 않으며, 늙은이는 행복한 만년이 있고, 장년의 재능은 충분히 발휘되며, 어린이는 건강하게 자라고, 과부·홀아비·고아·자식 없는 사람·불구자는 보살핌을 받는다). 남유분, 여유귀(男有分, 女有歸:남자는 직분이 있고, 여자는 돌아갈 곳이 있다). 화오기기어지야, 불필장어기(貨惡其棄於地也, 不必藏於己:재물을 함부로 낭비하거나 버리는 걸 싫어하며, 자신의 곳간에 쌓지 않는다); 역오기불출어신야, 불필위기(力惡其不出於身也, 不必爲己:공공의 일에 힘을 다하지 못함을 혐오하는데, 이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시고모폐이불여, 도절란적이불작, 고외호이불폐(是故謀閉而不興, 盜竊亂賊而不作, 故外戶而不閉:고로 음모와 궤계가 일어나지 않고, 재물을 훔치거나 사회를 어지럽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 대문은 닫을 필요가 없다). 시위대동(是謂大同:이런 사회가 바로 대동세계다).”

 

‘대도지행, 천하위공(大道之行, 天下为公)’, 이것이 바로 복음이 전하는 ‘천국’과 통한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어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 6,33-34)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놓으면,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마르 4,26-27)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마르 4, 30-32)

 

이런 대동세계 지향은 중국인에게 복음 가운데 ‘천국’을 더 명확히 하고 천국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관념을 더 쉽게 이해하도록 한다. 천국은 단지 내세의 것만이 아니며, 그것은 현세에 시작되어 내세에 완성된다. 공자·맹자·묵자 등이 건설하려던 대동세계와 도덕지국은 바로 천국을 받아들이는 제일보다.

 

2018년 3월 25일 중국 여우퉁의 한 성당에서 신자들이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긍정과 가능성에 무게를 둔 중국 복음화 노력 필요

 

중국과 중국사회, 중국인과 복음을 연결 짓는 키워드는 ‘영생관’과 ‘신앙관’, ‘윤리관’ 그리고 ‘대동세계’다. 중국인은 오래전부터 영생의 관념을 가지고 신을 믿어왔으며, 도덕을 바탕으로 하는 풍부한 윤리관 그리고 대동세계라는 이상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요소는 바로 중국인이 복음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바탕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또 중국문화는 많은 진선미 요소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렬한 대자연 회귀 경향과 대자연과 친교하는 습속이 있다. 이것은 중국인의 심령을 높이고, 진선미의 조물주께 나아가고 접근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진선미는 하느님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진선미를 추구하는 사람은 반드시 하느님을 찾게 된다. 풍부한 문화유산은 실로 하느님을 알게 되는 주요 노정이다.

 

중국문화는 심령을 높이고, 기질을 변화시키며, 은연중에 동화되는 기능을 가진다. 중국문화와 대화하려면, 중국문화의 정수를 연구하고 접촉해서 중국문화에 녹아들어야 한다.

 

우리는 일찍이 마태오 리치가 중국에서 복음을 전할 때 먼저 중국문화의 진수, 그중에서 선유사상(先儒思想)을 깊이 이해하면서 유학자들과 속 깊은 교류를 통해 복음을 전파했던 ‘마태오 리치 적응주의’를 다시 마음속에 새겨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중국공산당장정」(中國共産黨章程) 총강(總綱)에 “당의 최고 이상과 최종목표는 공산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라 정하고 있는데 이것도 주목해볼 만한 대목이다. 현 중국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은 ‘중국몽(中國夢)’ 실현에 초점을 두고 중국공산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21년에는 ‘소강사회(小康社會, Well-off Society)’ 달성, 중국화인민공화국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사회주의 현대화’ 달성에 목표를 두고 있다. ‘소강(小康)’이라는 말은 역시 「예기·예운」(禮運)에 나오며, “천하를 집으로 삼고, 예의가 구현된 사회”를 뜻한다. 유가에서는 ‘소강’(小康)을 통상 ‘대동’(大同)으로 가는 전 단계로 여기는 바, 현 집정자들이 밖으로 ‘공산주의 실현’을 내세우고 안으로 ‘대동세계’를 지향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

 

시진핑의 전제화 경향은 언론 사상통제로 나타나고 그 여파가 신앙과 종교의 억압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중국사회와 중국인들에게 녹아있는 문화유산은 시대의 변천에도 절대불변임을 주목하고 ‘겨자씨’ 같은 가능성만 있어도 “문화와 대화”하고 복음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중국 문화와의 대화!

 

구호만으로 절대 실현될 수 없다.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가톨릭신문, 2020년 2월 16일, 최경식(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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