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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18일 (목)부활 제3주간 목요일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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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의신학ㅣ교부학
[교부] 교부들의 사회교리15: 돈이라는 우상

51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3-31

[교부들의 사회교리] (15) 돈이라는 우상


재물보다 하느님께로 시선을!

 

 

“자네가 부자들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은 자기 토지에 토지를 계속 늘려나가고, 또 가난한 사람들을 토지 경계 밖으로 몰아내면서 토지를 한없이 확장시키고 있네. 

 

그런데 은과 금은 이제 그들에게 막중한 부담이 되고 있으니, 그들이 쌓아 모으고 땅속에 묻어 둔 거대한 재화 더미가 있지만, 오히려 자기 재산에 대한 불안한 생각에 떨고 있다네. 도둑이 그 재산을 훼손하지나 않을까, 강도가 그들을 해치지나 않을까, 더 많은 땅을 가진 어떤 원수가 시기심을 품고 모략으로 싸움을 걸어와 불안하게 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그들을 괴롭히고 있네. 

 

이런 자는 편안히 먹지도 잠들지도 못하며, 비록 만찬 식탁에서는 보석 잔으로 마시지만, 한숨을 쉬고 있네. 과식으로 약해진 몸뚱이로 푹신한 잠자리에 누워서 깃털 이불을 덮고서도 잠을 이루지 못하네. 

 

이 가련한 자는 자신이 황금에 결박되어 있으며, 소유하고 있는 재산보다 더 갖고 싶어 하는 그런 사치스런 형벌을 스스로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하네. 오, 이 얼마나 무서운 정신의 몽매함이며, 얼빠진 탐욕의 깊은 어둠인가! 그는 이런 짐들을 벗어 던지고 해방될 수 있지만, 자기 목을 죄는 재물에 오히려 더 의지하고 있고 고통만을 더해 주는 것들에 고집스럽게 계속 집착하고 있으니 말일세. 

 

이런 자들은 손님을 관대하게 대하는 일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사하는 일이 없네. 자기 돈이라고는 하지만 마치 남의 돈인 것처럼 염려하여 집 안에 열쇠로 잠가 보관하며, 그중에 한 푼어치도 친구나 자식들을 위해서는 물론 자기 자신을 위해서까지 꺼내 쓰지 않네.” (키프리아누스, 「도나투스에게」 12. 이형우 옮김)

 

 

주교 순교자 키프리아누스

 

북아프리카 카르타고의 주교 키프리아누스(=치프리아노)는 아우구스티누스 이전의 가장 위대한 라틴 교부로 꼽힌다. 수사학 교사로 명성을 떨치다가 세속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그리스도교에 입문했다. 세례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제가 되었고, 249년에 카르타고의 주교로 선출되었다. 10년도 채 되지 않는 주교 재임 기간에 두 차례의 큰 박해를 견디면서 공동체를 돌보던 키프리아누스는 258년 9월 14일 참수형으로 순교했다. 열정적 사목자요 순교 성인인 키프리아누스가 남긴 저술들은 서방 교회에서 두루 읽히며 그리스도교 신학과 영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키프리아누스의 고백록

 

키프리아누스의 첫 작품 「도나투스에게」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에 비길 만한 책이다.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진솔하게 고백하며 하느님의 한결같은 자비를 노래하는 이 책에는 회심의 영적 여정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키프리아누스는 돈 명예 권력 따위를 우상처럼 섬기며 살아가는 헛된 인생살이에서 벗어나자고 친구 도나투스에게 호소한다. 재물에 대한 걱정과 탐욕에 사로잡혀 나그네와 이웃을 박대하고, 땅을 넓히고 돈을 불리느라 가난한 이들을 내몰고 착취하다가는 결국 돈의 노예로 자멸하고 만다는 것이다. 재물의 허망함을 일찌감치 깨달았던 키프리아누스는 세례를 받으면서 전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그것은 돈의 우상을 끊어버리고 오직 하느님만 섬기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3월 31일, 최원오(빈첸시오,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자유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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