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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2018 복음의 기쁨으로2: 교회 미래를 위한 청소년 사목의 새로움을 찾아서

45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8-05-28

[1988-2018 복음의 기쁨으로] 2. 교회 미래를 위한 청소년 사목의 새로움을 찾아서 (상)


“하느님, 성당에 왜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달리기 대회에 참가한 주일학교 초등부 어린이들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요즘 들어 ‘이제 우리 아이는 주일학교에 그만 보내야겠어요’ 라든가 ‘선생님, 교리가 재미없어요’, ‘현실에 어떻게 교리를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등의 말을 부쩍 듣게 됩니다. … 학생들은 중등부에 진학하면서 반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다시 반으로 줄어들어 갑니다. 고등부 자체 내 감소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는데 그 예로 고3은 아예 교리반이 형성되지 못한다든지 심지어는 고등학생을 위한 주일학교를 없애는 것에 관한 이야기도 대두하고 있습니다. 주일학교에 출석하는 학생은 대학에 떨어진다는 말이 들려오곤 합니다.”(「가톨릭 디다케」 1988년 5월호 기고문 중)

 

가톨릭평화신문이 창간 30주년을 맞아 1988년으로 시간을 돌렸다. 청소년 사목이 마주한 도전과 쇄신 과제를 살펴보기 위해 당시 자료를 펼쳤다. 마치 오늘 쓴 글처럼 생생하다.

 

1988년 발간된 또 다른 자료를 살펴봤다. 같은 잡지 속 ‘바람직한 청소년 사목을 위한 제언’이란 제목의 기고문이 눈에 띈다. 청소년 사목의 활력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나열돼 있다. △ 성인 중심의 사목 △ 청소년 지도자와 교리교사 부족 △ 사목자와 본당, 교구 간 협조 부족 △ 재정 부족 △ 가정 내 신앙교육 무관심 △ 청소년들의 교회 교육 기피 등의 문제점이 꼽혔다. 최근 발표된 기고문이라고 해도 될 법하다. 

 

1988년 그리고 2018년. 많은 것이 변했지만, 또 많은 것이 변하지 않았다. 교회는 지난 30년 동안 청소년 사목에 대해 비슷한 고민과 비슷한 대안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왔다. 이 시점에서 또다시 유사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대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을 교회로 이끌어 온 힘을 찾아보았다. 이 시대 청소년 사목은 어떤 변화에 직면해 있으면 어떻게 새로운 희망을 보고 있을까.

 

출처=통계청 · 여성가족부.

 

 

학교에서, 성당에서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한 청소년 사목자는 “이 상태로라면 주일학교는 경착륙할 것인가 연착륙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한다. 지금 형태를 유지한 채 최대한 끌고 갈 것인가, 아니면 빨리 끝낼 것인가 선택의 문제일 뿐 청소년 수가 줄어들고, 냉담자가 늘어나고, 학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시대의 큰 흐름을 거스를 수 없으므로 주일학교의 끝은 예정된 순서라는 표현이다. 

 

청소년 인구 감소는 청소년 사목이 마주한 최대 문제다. 2016년 서울대교구 기준 청소년 교적 수는 초등부 4만 2826명, 중고등부 4만 4771명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을 내 보면 각 본당에는 초등부 215명, 중고등부 232명이 등록돼있으며 이들 가운데 주일학교에 나오는 출석자 평균은 각각 66명, 27명에 불과하다. 평균 출석률은 초등학교 3학년까지 상승하다 4학년을 기점으로 하락, 고등학교 1학년부터 10% 아래로 떨어진다. 당장 2009년과 비교해봐도 성당 내 청소년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2009년에는 전체 교적 수 초등부 5만 2667명, 중고등부 6만 5056명이 있었다.

 

교회 내 청소년 증발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큰 흐름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청소년 통계’의 ‘장래인구 추계’를 보면 학령인구(6~21세)는 빠르게 감소해왔다. 1988년 학령인구는 1364만 6000명이었으나 2000년에는 1138만 3000명으로 떨어졌고 2010년에는 995만 명으로 자릿수가 바뀌었다. 2018년에는 824만 2000명을 기록했다. 

 

30년 동안 학령인구 540만 명이 사라진 것을 생각하면 청소년 감소 현상은 교회 내 문제만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교회는 답을 찾고 있다.

 

 

청소년들은 왜 성당에 나오나? 왜 안 나오나?

 

청소년들에게 ‘주일학교 활동을 할 때 가장 좋은 점’을 물었다.(‘2013년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중고등부 매뉴얼’ 참조) 친구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30.5%), 신앙공동체를 체험할 수 있다(15.2%), 신앙심이 깊어진다(14%) 등을 답했다. 이 답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청소년들의 관계성, 공동체성, 소속감에 대한 욕구가 성당 활동을 지탱하는 큰 요소라는 점이다. 

 

반면 ‘주일 미사 불참 이유’에 대해서는 별 의미를 느끼지 못해서(31%), 취미 활동을 하거나 놀러 가느라(20.8%), 학업에 방해(12%), 전례가 지루해서(10.5%)라고 답했다. ‘주일학교 불참 이유’를 묻자 획일적이고 지루한 교육 내용 때문(30.7%), 신앙에 별 도움이 안 돼서(18.7%), 학업에 방해돼서(14.7%)라고 말했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성당에 나오지 않는 주된 이유로 꼽히는 학업과 그로 인한 중압감이라는 통념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주일학교나 신앙이 자신 삶에 선택적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높았다.

 

 

신앙은 인생에 도움이 안 된다는 오늘날 청소년, 교회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0 청소년 통계’를 보면 ‘종교의 중요도’에 대해 청소년들은 대체로 ‘중요하지 않다’(별로 중요하지 않다 34%, 전혀 중요하지 않다 30.5%)고 답했다. 그런 와중에 종교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은 ‘종교를 가지는 이유’에 대해 ‘마음의 평안을 위해’(50%)라고 꼽았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성인 못지않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2018 청소년 통계’를 보면 2017년 청소년 4명 중 1명은 최근 1년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3명 이상이 분명한 인생 목표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늘날 종교는 청소년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제공하고 더불어 삶의 지표를 제시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문용린(요한 보스코) 전 교육부 장관은 가톨릭학생회(KYCS-Cell) 50주년 세미나에서 “종교는 긴장과 갈등을 치유하고 해소하며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가톨릭 신앙을 가진 학생, 신앙인에 둘러싸인 학생들의 경우 청소년기 위기를 더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다”며 “교회가 성경과 교리에 대한 일반론 교육에서 더 나아가 중고등학생들의 현실 생활을 안내해주고 해결 지침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회 전반과 청소년들의 변화 속에서 교회 역시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와 방향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는 있지만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서는 새로운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5월 27일, 유은재 기자]

 

 

[1988-2018 복음의 기쁨으로] 2. 교회 미래를 위한 청소년 사목의 새로움을 찾아서 (하)


눈높이 사목, 찾아가는 사목으로 청소년에게 복음을

 

 

- 2017년 주중과 주말의 청소년 여가 활용(복수 응답).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바쁘다. 초·중·고등학생 10명 중 3명은 평일 여가 시간이 2시간이 채 안 된다. 특히 고등학생 상당수는 하루 중 1시간 미만의 여유를 가진다. 그나마 시간이 나면 청소년들은 TV나 컴퓨터, 스마트폰 앞으로 간다.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생긴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물었더니 여행, 캠핑 등 관광 활동을 꼽았고 문화 예술 관람, 취미·자기개발 활동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통계청·여가부 ‘2018 청소년 통계’ 참조)

 

청소년들은 매일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쉴 틈 없이 촘촘하게 짜인 시간표 속에서 ‘꼭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하면 좋은 일’을 생각한다. 그 선택지 안에서 주일학교와 미사 등 신앙 활동은 몇 번째 순위쯤 놓일까? 정확한 답은 알 수 없으나 그들의 선택은 청소년이 사라진 성당의 모습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교회는 눈과 귀가 다른 곳을 향해 있는 바쁜 청소년들에게 어떤 연결고리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까, 일단 그들을 불러 모았다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선 청소년 사목의 쇄신 현장을 소개한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연습하고 있는 청소년들.

 

 

학교와 학원에서 온종일 앉아 있는 청소년들을 또다시 성당에 앉혀두기란 쉽지 않다. 새로운 신앙교육의 방법으로 ‘현장과 체험’이 강조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극으로 풀어내는 서울가톨릭청소년연극제’, 팀을 이뤄 도심을 누비며 선행 미션을 펼치는 ‘청소년 축제’, 본당과 기관에서 주최하는 국내외 각종 봉사 캠프 등이 그 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서울가톨릭청소년연극제는 교회 울타리를 넘어 청소년들을 찾아 나서는 사목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비신자 청소년들까지 폭넓게 참여하는 연극제는 청소년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연기, 연출까지 맡는다. 가족, 친구와의 갈등, 학업과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 성 정체성 혼란 등 자신들이 고민과 꿈을 극으로 표출하는 자리다. 직접 가톨릭 교리를 전하진 않지만,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문화를 매개로 교회를 경험하고 느끼게 한다. 

 

청소년을 당당한 교회의 주인으로, 교육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내세우는 활동을 통해서도 새로운 활력을 찾고 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운영하는 ‘어린이 사도직’은 주일학교, 가톨릭학생회와 구분되는 고유한 특색으로 어린이 주도형 활동을 내세운다. 담당 신부, 교사의 개념 없이 모두 ‘동반자’로 통칭하며 동반자와 어린이가 1:1 멘토링을 맺는다. 현재 서울과 인천에서 초·중·고등학생 70여 명 14개 팀이 운영되고 있으며 매달 1번 이상 만남을 통해 생활 나눔을 한다. 학습의 개념 대신 멘토가 생활을 지지해주고 함께 ‘관찰-판단-실천’ 활동을 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오래된 팀의 경우 초등학교 2학년 때 만남을 시작해 고등학교 3학년까지 이어지며 인격적으로 깊은 유대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주일학교 시스템의 대안으로 ‘어린이 사도직’을 병행하기 위한 본당 요청도 늘어나고 있다.

 

필리핀 건축 봉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청소년 봉사자들의 모습.

 

 

서울대교구 7지구에서 올해부터 시작한 ‘사회교리 원탁회의’도 청소년들의 주도적 참여가 돋보인다. ‘교회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정신 아래 청소년, 교사, 자모 그룹별로 열리는 원탁회의는 집단 지성을 모으는 자리다. ‘위안부 수요 집회, 생태 보호, 청소년 선거권’ 등 다양한 주제의 자유 토론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 나온 청소년들의 요구가 반영돼 ‘틴스타 성교육’, ‘두캣 사회교리 퀴즈 골든벨’ 등 다양한 후속 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모임에 함께하고 있는 제기동본당 청소년들은 바자 모금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416 재단 발기인으로 참여하며 ‘살아있는 교리’, ‘신앙과 하나 되는 삶’을 배워나가고 있다. 

 

청소년 사목을 이야기할 때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영향을 받는 가정과 학교의 복음화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청소년 신앙생활의 거울이 되는 가정, 부모의 역할을 가르치기 위해 교회는 전문적인 부모교육을 마련하고 있다.

 

교구마다 시행 중인 어머니학교ㆍ아버지학교와 예비 부부를 위한 ‘혼인 교리’와 ‘약혼자 주말’이 대표적인 예로 가정의 의미와 주님께서 주신 자녀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등을 가르친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 중고등부는 전문 강사진이 담당하는 부모교육을 통해 신앙 문제를 비롯해 자녀와의 대화법, 성교육 등을 가르치고 있다. 아울러 교회는 가족 구성원 전체가 함께하는 신앙생활을 장려하기 위해 생애 주기에 따라 임산부 태교부터 유아세례, 첫 영성체, 견진성사까지 이어지는 가정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는 성당에 나오지 않는 90%의 신자 학생을 만날 수 있는 곳이자 수많은 ‘예비신자’가 있는 곳으로 청소년 사목의 중요한 거점으로 꼽힌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교육정책 변화와 학생, 학부모들의 인식 변화 등 복합적 문제로 인해 교내 종교 관련 교육 및 활동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교회는 ‘인성·영성 교육’ 차원에서 접근해 청소년 정서 순화와 가치관 교육을 돕고 있다. 일반 중고등학교의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에 운영되는 ‘I-Brand반’은 직접 선교의 내용보다는 생명 윤리·진로 교육에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담아 냉담, 비신자 청소년까지 교육하고 있다. 수업 중 가톨릭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이 있으면 인근 본당으로 연계해 학생들이 종교와 가톨릭 문화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가톨릭계 학교의 경우 좀 더 적극적으로 가톨릭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 동성고등학교는 교구 본당에서 활동하는 청소년이 학교에 진학할 경우 장학금을 수여하며 입학을 장려하고 있으며 학부모 기도 모임, 전례에 따른 종교 행사 등을 통해 신자 학생들이 학교에서도 신앙생활을 이어나가도록 돕고 있다.

 

본당 생활이 힘든 청소년을 위한 사목적 배려도 눈에 띈다. 서울 중림동약현본당은 매주 토요일 특전 미사에 인근 재수학원생들을 적극적으로 초대하고 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학생이나 온종일 공부에 시간을 쏟느라 여유가 없는 학생, 본당에 나가기 꺼리는 학생들이 가까이 있는 성당을 자유롭게 찾아 주일 미사만은 지킬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청소년 사목의 위기’.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언론에서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해가 없다. 교회는 늘 시급한 시대적 위기 속에서 청소년들에게 신앙 유산을 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청소년 인구 감소, 신앙에 대한 회의주의적 흐름 등 시대의 큰 변화 속에서도 교회 미래인 청소년을 위해 씨를 뿌리는 일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6월 3일, 유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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