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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0년 8월 4일 (화)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하늘의 내 아버지께서 심지 않으신 초목은 모두 뽑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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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아시아 복음화, 미래교회의 희망17: 4차 산업혁명 시대, 장자의 통찰력으로 보는 복음화

57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3-01

[아시아 복음화, 미래교회의 희망] 가톨릭신문 ‐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공동기획 (17) 4차 산업혁명 시대, 「장자」의 통찰력으로 보는 복음화


장자(莊子)와 4차 산업혁명 꿰뚫는 복음적 가치는 ‘사랑 실천’

 

 

모든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다.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중개인이 사라진다. 교사와 학생의 경계도 없다. 더군다나 21세기 세계화로 인해 국가 간의 경계도 사라진 터이다. 이것은 오랫동안 자리 잡아 오던 유교적 전통이나 위계질서의 파괴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고 기존의 권위에 저항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 21세기는 기존 삶의 양식과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두 개의 트랙이 공존하고 있다. 과도기적 사회현상은 질풍노도를 동반한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너희는 가서 복음을 전파하라”(마르 16,15)고 하는 가톨릭 정신은 4차 산업혁명과 경제성장에만 몰입하는 이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전파시켜 나가야 하며, 어떻게 살아내야 할까?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따르면, 그리스도의 복음은 “인간의 자유와 고유한 문화유산과 모든 종교의 좋은 점을 절대로 손상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호에는 김송희(마리아)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연구위원의 기고를 통해 춘추전국시대 「장자」의 통찰력과 연결시켜 이 시대 복음화 방법을 생각해 본다.

 

2017년 7월 중국 베이징 천안문 앞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CNS 자료사진.

 

 

4차 산업과 복음화

 

4차 산업혁명의 첫 번째 키워드는 통찰력이고 융합이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진 변화와 혁신을 의미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란 없다. 즉 기존의 아이디어가 결합되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시대이고, 종합적으로 통찰하는 사고가 요구되는 시대다. 인간과 기계, 자원이 직접 소통해야 하는 시대임을 말한다.

 

「장자」의 ‘천하’(天下)편을 살펴보자. 천하의 학자들은 대개 도(道)의 한부분만을 보고 스스로 옳다고 했다. 각기 편벽된 것만을 강조하고 다른 학문의 중요성을 알지도 깨닫지도 배우려고도 하지 않음에 대해 「장자」는 냉혹하게 비판했다. 편견과 오류는 각기 학문의 한쪽 측면에서만 바라보게 될 때 발생된다. 민생이 힘들었던 시대의 이슈이기도 하지만, 융합적 사고가 필요한 이 시대의 이슈이기도 하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은 전통적인 가치를 파괴하는 수많은 혁신기술이 도입되고 있는 시대이다. 장자는 혁신과 발전의 선행되어야 할 조건으로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장자가 말하는 ‘변화’의 ‘화’(化)는 단순히 기술적인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승화의 의미가 있다. 인간의 무한한 자유로움을 위해서 엄청난 변신을 시도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외적인 변화는 철저한 자기 부정과 통절한 고통, 인내 안에서 일어나는 내적 변화를 통해서만이 가능할 일이다. 장자는 이 변화를 통해서 정형화된 틀에서 탈피하여 정신적 해방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마르 8,34) 이 성경 구절에서는 자기 고집을 버리는 것을 말하는데, 동기여부에 따라 통절한 고통도 따른다. 곧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아가기 위한 자기 몸부림이며, 이때의 변화 역시 승화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셋째,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면이 분명 있다. 이 때 교회 안에서의 순명, 교회 안의 질서에 대해서 배타적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장자」는 어떠했을까? 「장자」는 유교적인 복종에 대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군주가 군주답고, 지아비가 지아비답게 행동할 때 순종하는 것이 유가학설이라면, 군주가 군주답지 않아도 지아비가 지아비답지 않아도 복종해야 하는 것이 유교이다. 황제의 지위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중국 한대(漢代) 이후 종교화시킨 것을 말한다. 「장자」는 유교적 오류, 맹목적 복종을 부정하긴 했지만, 유가학설과 순종 자체를 부정했던 것은 아니다.

 

「베네딕도 규칙서」에서 말하는 ‘순명’은 교회 전체에서 강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장상들에게 바치는 순명이 곧 하느님께 하는 것이다”라는 말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깊은 성찰이 필요할 일이다. 「장자」는 지위에 따른 권위는 분명 인정하지만, 무조건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지 그 본질은 잊고 자기 사리사욕만 밝히는 통치자의 관점에 저항했다.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사람들의 입술을 통해 권위자다운 태도를 드러내고 자신의 의사표시를 했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넷째, 올바른 식별과 분별이 매우 중요하다. 함부로 시시비비를 따지지 않고 판단하지 않는다. 어떤 결정을 내렸든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반성(反省)할 수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다양한 이슈, 복잡 미묘한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의 토론을 거쳐야 한다.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반복적으로 재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장자」의 ‘제물론’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자네가 내게 이기고 내가 자네에게 진다면, 과연 자네는 옳고, 나는 그른 것이 될까? 또… 나는 옳고 자네는 그른 것이 되는가?” 지나치게 시시비비를 따지고 드는 것은 결국 자기 고집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움을 의미한다. 논쟁은 필요하다. 그러나 정작 자기 논리에 대한 모순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는 과정은 필요할 일이며, 성찰에 의한 논쟁은 결코 감정을 자극한다거나 시끄러울 수 없다.

 

이러한 경지에 이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장자」는 허정(虛靜)의 정신경계를 강조하여 반드시 평안과 고요에 머물면서 대자연과 일치를 이루는 시간을 권한다. ‘인간세’(人間世)에서는 “재계(齋戒)란,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다. 그래서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것이며, 또한 마음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기(氣)로써 듣는 것이다”라고 한다. 그 뜻은 마음을 한 곳에 전념한다는 것이며, 자기의 존재를 완전히 잊고 나서야 비로소 천지의 경계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식별과 분별은 그리스도인이 온전히 하느님께 내어드리는 기도시간 안에서만 가능할 일이다.

 

 

연민과 사랑을 통한 복음화 필요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연민과 사랑이다. ‘호접몽’(胡蝶夢)의 ‘나비가 나인지 내가 나비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장자의 정신경계는 자신과 타인의 온전한 일체감이고 연민을 말한다. 여기서의 연민이란 결코 심정적인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실천으로 이어져야 함을 말한다. 이것은 타인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화합을 의미하며, 이런 화합의 단계는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짐을 의미한다. 이것이야말로 사람과 사람의 경계와 차별을 드러내지 않는 완전함이라고 할 수 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29~37)는 예수님이 말하는 실천적 사랑의 좋은 사례다. 살펴보자. 강도를 만난 사람이 초주검이 되어 있었다. 사마리아인은 그에 대한 연민을 느끼고 마음을 다해 돌보아주었다. 금전적 부담까지도 끌어안았다. 완전한 사랑의 메시지다. 이 때 언어적 장난도 없고, 믿음생활을 얼마나 했는지, 사회적 시각이 어떤 지와 같은 외적 판단은 개입되지 않는다. 실천적 사랑만이 있을 뿐이다.

 

4차 산업혁명은 융합과 통합에 의한 사회혁명이기도 하다. 「장자」의 통찰력은 시대이슈를 통절히 절감한데에서 출발한다. 그의 철학이 변화를 위한 몸부림, 분별과 식별,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정신경계를 중시하는 관건은 실천에 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강조하는 모습이고, 이 변혁의 시대에 더 절실한 인간형상이기도 하다.

 

[가톨릭신문, 2020년 3월 1일, 김송희(마리아 ·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연구위원·인문과 예술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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