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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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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2019년 제24회 농민주일 주교회의 담화문

96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7-08

제24회 농민 주일 담화


농촌과 농민이 있기에 우리가 있습니다

 

 

농민 주일의 의미

 

오늘은 하느님 창조의 손길을 이어 가고 있는 생태 사도인 농민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농민 주일입니다. 오늘 특별히 우리는 농민들과의 연대의식을 재확인하고 땅과 생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창세 3,19) 하신 성경 말씀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땅을 일구며 흘리는 땀과 수고가 필수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농민들이 땅을 살리고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농업에 헌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업의 의미

 

인류는 자연과 함께 공존하면서 농사를 통하여 삶의 양식을 얻어 왔습니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농촌과 농민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먹을거리를 손쉽게 구매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농촌과 농민의 존재와 고마움을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농업이 무너지면 삶의 근거가 허물어지게 됩니다. 우리 존재를 근본적으로 가능하게 해 주시는 생명의 근원이 하느님이시라면, 현실적으로 우리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명의 양식을 제공해 주는 이는 농민입니다. 우리는 한마디로 농촌과 농민에게 우리의 생명을 빚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 25주년

 

특별히 올해는 우리 교회가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을 시작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교회는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 창립 선언문을 통하여 농촌과 농민, 그리고 농업의 위기를 우리 모두의 위기로 인식하고, 농민과 도시민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자고 호소하였습니다. 또한,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통합 생태론의 입장에서, 우리의 믿음과 생활을 일치시키는 신앙인들의 참된 자세를 갖도록 촉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25년을 되돌아볼 때, 우리는 교회 공동체와 가정 안에서 과연 어떻게 이 정신을 공유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을 해 왔는지 자문하게 됩니다. 농민들과 함께 살아가려는 구체적인 의지와 노력이 부족했음을 반성하며, 다시금 공동체적 실천을 이어 갈 것을 새롭게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도시민과 농민의 연대

 

도시민과 농민의 연대는 단순히 도시민이 농민에게 베푸는 선행이 아닙니다. 그것은 공동의 집인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책임과 연대를 의미합니다. 도시민으로서 피폐해진 농촌과 농민에게 착한 이웃이 되어 주는 구체적인 사랑의 표현은 참신앙인의 모습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찬미받으소서」, 3항)라고 가르치십니다. 농민과 농촌이 소외되고 피폐해진다면 그것은 곧 도시민의 삶의 자리도 안전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지속 가능한 삶은 우리 모두의 안전이 보장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파괴와 멸망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위기를 막는 의인 열 명이 되는 것이 곧 우리 신앙인의 참자세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할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살게 해 주시며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은 결국 교회의 근본정신으로 되돌아가는 운동입니다.

 

 

농민 권리 선언

 

2018년 12월, 국제 연합(UN) 제73차 총회는 농민들의 권리 보장을 위하여 ‘농민 권리 선언’을 채택하였습니다. 농민 권리 선언은 농민들의 삶과 적절한 생활 수준에 대한 권리, 토지, 종자, 정부, 정의, 여성과 남성 간의 평등 등 모든 권리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는 전 세계 농민의 중요성과 위상을 국제적으로 인정한 획기적인 선언입니다.

 

현재 우리가 마주하는 환경 파괴와 공동체 해체, 인간 중심적인 무분별한 소비주의, 사람과 생명을 한낱 도구로 여기는 현상은 농업과 생명의 가치를 외면하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반생명적 삶의 방식과 공동체 파괴, 생태 위기와 기후 변화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약자들을 희생시켜 왔습니다. 특정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이가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을 때 인류 공동체는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말씀하십니다. 공동의 집인 지구의 생태적 위기 앞에서 가장 작고 약한 이들을 위한 신자들의 세심한 연대와 노력을 당부합니다.

 

하느님의 창조 사업을 통하여 생태적 통공을 나누어 주는 농민들에게 다시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땅과 나무, 곡식, 생명 있는 모든 것에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합니다.

 

2019년 7월 21일 제24회 농민 주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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