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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성당 이야기3: 천상 예루살렘을 향하여! 로마네스크를 향하여! 아헨 왕궁 성당

64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6-11

[성당 이야기] (3) 천상 예루살렘을 향하여! 로마네스크를 향하여! 아헨 왕궁 성당

 

 

지난 회에 아헨 왕궁 성당이 설립된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성당 건축을 이끌고 있던 주류는 역시 로마제국 시대의 그리스도교 건축이었습니다. 이 말은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수세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에는 아직 새로운 건축적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야만족이라고 불리던 게르만족이 유럽을 지배하기 시작한 이 시기는 기존의 로마 문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의 신학도 별다른 발전 없이 초기 그리스도교 신학을 전달하고 보존하는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아헨 왕궁 성당 역시 초기 그리스도교 건축과 비잔틴 건축의 영향 아래 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동로마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527~565년 재위) 때 이탈리아 라벤나에 세워진 산비탈레 성당(Basilica of San Vitale, Ravenna, 547년 봉헌)이 아헨 왕궁 성당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카롤루스 대제는 그의 아버지 피핀이 교황령으로 기증한 라벤나의 산비탈레 성당을 마주했을 때, 자신이 그리던 천상 예루살렘을 보았을 것입니다.

 

산비탈레 성당은 중앙집중형의 전형적인 비잔틴 성당입니다. 특히 성당의 팔각형 평면과 복층 갤러리가 아헨 왕궁 성당에 결정적인 동기를 부여하였습니다. 먼저 안쪽과 바깥쪽이 모두 팔각형으로 되어 있는 산비탈레의 평면은 아헨 왕궁 성당에 와서 안쪽은 팔각형 바깥쪽은 십육각형의 평면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같은 팔각형 평면이 이중으로 되었을 때는 두 벽 사이의 공간이 기하학적으로 불안정한 사다리꼴의 연속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안쪽은 팔각형이지만 바깥쪽을 십육각형으로 구성했을 경우에는 두 벽 사이의 복도가 사각형과 삼각형의 모듈로 구성되어 기하학적 안정감을 주고 평면의 확장을 용이하게 해줍니다.

 

내부 중앙홀의 입면 역시 산비탈레의 복층 갤러리가 아헨 왕궁 성당에 와서는 3층 구조로 높아지면서 성당의 수직성을 증가시켰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염원하는 가톨릭교회에서 수직성에 대한 추구는 신앙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아직 구조 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시기였기에, 건물의 수직적 상승은 벽체의 두께를 두껍게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아헨 왕궁 성당은 건물의 물질적 질감을 잘 드러내게 되었는데, 이것은 성당 건축이 로마네스크로 향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하지만 아헨 왕궁 성당은 로마네스크에 이르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헨 왕궁 성당을 비롯한 카롤링거 르네상스 시대의 성당들을 프레-로마네스크 양식이라고 부릅니다.

 

[2019년 6월 9일 성령 강림 대축일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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