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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의신학ㅣ교부학
[교부] 교부들의 사회교리19: 인간의 조건

52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5-07

[교부들의 사회교리] (19) 인간의 조건


함께 울어줄 측은지심 지녀야

 

 

“인간에 대한 의무는 곧 하느님께 대한 의무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이기 때문이다. 정의의 첫 의무는 하느님과 관계를 맺는 것이고, 두 번째 의무는 인간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하느님과 관계를 맺는 것을 종교라고 한다면, 인간과 관계를 맺는 것은 연민이나 인간애라 하겠다. 이 덕은 의로운 사람들과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들의 것이다. 왜냐하면, 이 덕만이 더불어 사는 삶의 근본을 이루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다른 생명체에게는 지혜를 주시지 않은 대신, 다른 짐승들의 공격이나 위험에서 더 안전할 수 있도록 자연적 방어 수단을 갖추어 주셨다. 그와는 반대로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알몸으로 연약하게 창조하셨는데, 그것은 인간에게 지혜를 주시려는 뜻이었다. 

 

게다가 인간에게는 특별한 연민의 정도 주셨다. 그리하여 인간은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사랑하고 지켜주고 위험에서 보호해 주며 도와주게 된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가장 질긴 끈은 인간애다. 이 끈을 끊는 사람은 누구나 범죄자요 살인자로 여겨야 한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한 조상에게서 왔다면, 우리는 확실히 한 핏줄이다. 그러므로 남을 미워하거나 해를 끼치는 것은 아주 커다란 죄로 여겨야 한다. …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고, 인간의 권리와 하느님의 법을 거슬러 약탈하고, 고문하고, 죽이고, 추방하는 자들은 비인간적인 짐승으로 여겨야 한다. … 

 

그러므로 우리가 인간이라고 올바르게 불리기를 원한다면 인간애를 지녀야 한다. 인간애를 지닌다는 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왜냐하면, 우리 자신이 인간이듯 다른 사람도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다.”(락탄티우스, 「거룩한 가르침」 6,10-11)

 

 

그리스도인 키케로

 

락탄티우스(260~330년경)는 인문 고전의 토대 위에서 그리스도교 진리를 풀어냈다 하여 ‘그리스도인 키케로’라고 불린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났지만, 흑해 근처의 니코메디아 학교에서 인문학을 가르치다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그가 가르친 학생 중에는 훗날 황제가 되는 어린 콘스탄티누스도 있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 교사직에서 물러났지만,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부름을 받아 갈리아 지방 트리어에서 황실 교사로 일하다가 330년경 삶을 마감했다. 모든 인간은 똑같이 존엄하다고 주장한 락탄티우스는 ‘사람됨’(humanitas)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은 최초의 교부이다.

 

 

함께 아파하지 않는 것은 범죄 행위

 

평신도 교부 락탄티우스는 인간의 조건으로 인간애(humanitas)를 내세운다. 고통에 아우성치고 슬픔에 몸부림치는 이웃에게 연민과 측은지심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범죄자요 살인자이며, 인간을 억압하고 착취하며 온갖 형태의 폭력을 휘두르는 이들은 이미 사람됨을 상실한 짐승이라고 선언한다. 함께 울어줄 능력마저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우리들의 무관심 자체가 범죄 행위임을 일깨워 주는 교부 문헌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돈이 아니라 인간애를 지녀야 하고, 남도 나와 똑같은 인간임을 잊지 말라는 이 단순한 가르침은 그리스도교 복음의 핵심이기도 하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5월 5일, 최원오(빈첸시오,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자유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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