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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ㅣ기타
성화와 한의학: 달팽이 효능

51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8-11-18

[성화와 한의학] 달팽이 효능

 

 

“로데가 죽자, 꿈에 주님의 천사가 이집트에 있는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거라.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자들이 죽었다.’ 요셉은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아르켈라오스가 아버지 헤로데를 이어 유다를 다스린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가기를 두려워하였다”(마태 2,19-22).

 

 

헤로데와 아기 예수님의 수난

 

이 헤로데는 누구인가? 베들레헴과 그 근방의 두 살 아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여가며 아기 예수님의 목숨을 노렸던 자다. 열 명의 아내와 열네 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왕권을 사수하려고 자식은 물론 친척과 처가를 거의 몰살하다시피 살육한 자이기도 하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연합군이 악티움에서 옥타비아누스와 해전을 벌일 때 연합군 편에 붙어 군대를 파견했으나, 막상 옥타비아누스가 승리해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되자 돌변하여 그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다.

 

‘헤로데 대왕’이라고도 불렸던 그의 말년은 비참했다. 오늘날 간암이나 매독으로 보이는 증세가 온몸에 퍼지자 칼리로의 온천으로 가 치료했다는 말도 있고, 동맥 경화증을 앓았다고도 한다. 어찌했건 헤로데는 반란을 일으킨 장남을 처형한 지 닷새 뒤, 예리코 궁전에서 죽었다.

 

헤로데의 장례는 그의 후계자 아르켈라오스를 통해 장엄하게 치러졌다. 헤로데의 시신은 왕가에서 입는 자주색 천으로 감싸고, 머리에는 왕관을 씌웠으며, 손에는 왕홀이 쥐어졌다. ‘그의 친지들과 무공 훈장을 받은 의장대가 왕조의 무덤이 있는 베들레헴 남쪽 헤로디움까지 동행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헤로데와 예수님의 수난

 

벨기에의 화가 안토니 반 다이크의 ‘그리스도를 모욕함’을 다루기에 앞서 마태오 복음을 살펴보자.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짊어지고 끌려가시기 전 총독 관저에서 모욕당하시는 장면이다.

 

“그분의 옷을 벗기고 진홍색 외투를 입혔다. 그리고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그분 머리에 씌우고 오른손에 갈대를 들리고서는,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하며 조롱하였다”(27,28-29).

 

그림에는 흉기를 든 자들과 가시관을 씌우려는 자, 갈대를 쥐여 주려는 자 등 간악한 인간들이 꽉 차 있다. 그들과 함께 개마저 예수님을 물어뜯을 듯이 으르렁댄다. 왼쪽 뒤로 예수님의 처참한 모습을 보려는 이들의 호기심에 가득 찬 눈이 쇠 창틀에 매달려 있다.

 

예수님께서는 유혈이 낭자한 얼굴을 모로 늘어뜨리신 채 말없이 밧줄에 묶인 두 손을 반쯤 벗겨진 옷 위에 얹고 계시다. 이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러 끌고 갈 모양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입으신 옷은 자색 옷이 아니라 푸른색 옷이다.

 

예수님께서는 총독 관저에서만 조롱을 당하셨던 것은 아니었다. “헤로데도 자기 군사들과 함께 예수님을 업신여기고 조롱한 다음, 화려한 옷을 입혀 빌라도에게 돌려보냈다”(루카 23,11).

 

여기에 나오는 헤로데는 앞에서 말한 이가 아닌 또 다른 헤로데이다. 헤로데 대왕은 아들 아르켈라오스를 후계자로 삼았다. 그리고 또 다른 아들 필리포스에게는 이투래아와 트라코니티스를, 안티파스에게는 갈릴래아를 주었다(루카 3,1 참조).

 

그들 가운데 안티파스는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와 결혼하여 그녀의 딸 살로메의 간청으로 요한 세례자를 처형한 자다. 곧 예수님을 재판하고 조롱한 뒤 빌라도에게 넘긴 헤로데가 바로 이 안티파스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가리켜 “그 여우”(루카 13,32)라고 하셨다.

 

 

예수님의 자색 옷과 달팽이

 

총독 관저에서 조롱당하실 때 예수님께 입혀진 옷의 색깔을 마태오 복음사가는 “진홍색”(27,28), 마르코와 요한 복음사가는 “자주색”(마르 15,17; 요한 19,2)이라 하였다. 그 당시 자주색은 왕가를 상징하는 색이며, 이른바 ‘자주색 혈통’만이 입을 수 있는 색이었다. 또한 가장 값비싼 염료이기도 하다.

 

자색 염료의 대표 산지는 ‘페니키아’이다. 이 지명은 ‘자주색’이라는 의미의 헬라어 ‘포이니케’에서 유래하였다. 페니키아에서 ‘순수한 자주색’으로도 불린 이 색은 햇빛에 노출되면 하늘빛 자주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자색 염료의 또 다른 대표 산지로 ‘티아티라’도 유명하다. “티아티라 시 출신의 자색 옷감 장수로 이미 하느님을 섬기는 이였던 리디아라는 여자”(사도 16,14)의 이야기가 「성경」에 나올 정도다.

 

가장 높은 등급의 자색 염료로는 뿔고둥과 달팽이가 많이 쓰인다고 한다. 달팽이 가운데 붉은색을 띤 달팽이가 있는가 하면, 껍데기는 물론 살마저 고동색을 띤 달팽이도 있다. 이런 것들이 자색 염료의 원료로 쓰였다.

 

로마 시대 때도 귀족들의 별미였던 달팽이 요리는 중세 시대에 들어와 새로운 요리법을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오늘날에도 ‘카라콜레스’, ‘에스카르고’ 달팽이 요리는 고급 요리로 평가된다.

 

달팽이는 약용으로도 쓰인다. 아이를 낳은 뒤 모유가 부족할 때 좋다. 활력을 강화하며 어린이의 발육을 돕는다. 혈당을 떨어뜨리고 소변을 시원하게 보게 해준다. 그래서 허약증을 겪는 중년이나 성장이 더딘 어린이, 또는 당뇨병 환자나 간과 신장, 비뇨기 기능이 약한 사람이 달팽이를 자주 먹으면 좋다.

 

헤로데와 예수님의 모습을 다시 보자.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마르 8,15)라는 「성경」 말씀처럼 헤로데의 자주색 천과 왕관, 왕홀은 온통 허세의 누룩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자주색 옷은 참사랑의 빛이며, 가시관은 생명의 화관이다. 손의 갈대는 영원한 진리의 길로 이끄는 이정표이기에 온통 하늘나라의 누룩이다.

 

예수님의 수난은 우리 안에 좋은 누룩이 발효되게 해 주시는 사랑이시다.

 

* 신재용 프란치스코 - 한의사. 해성한의원 원장으로, 의료 봉사 단체 ‘동의난달’ 이사장도 맡고 있다. 문화방송 라디오 ‘라디오 동의보감’을 5년 동안 진행하였고, 「TV 동의보감」, 「알기 쉬운 한의학」, 「성경과 의학의 만남」 등 한의학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을 여러 권 냈다.

 

[경향잡지, 2018년 11월호, 신재용 프란치스코]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d/dyck_van/3other/crownin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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