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GOOD NEWS 자료실

검색
메뉴

검색

검색 닫기

검색

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0일 (토)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영성ㅣ교육

sub_menu

영성ㅣ기도ㅣ신앙
[영성]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18: 귀고의 영적 사다리

134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12-14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18) 귀고의 영적 사다리


독서 · 묵상 · 기도 · 관상 순으로 하는 성독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는 수도승들에게 중요한 영적 수행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초기 수도승들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그러한 수행을 했는지 알 수 없다. 왜냐하면, 렉시오 디비나 수행에 대해 많은 수도 교부가 강조했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문헌들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당시 수도승들은 누구든지 렉시오 디비나 수행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그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자료들을 남기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중세를 거치면서 성독에 대한 중요한 자료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12세기 카르투시오회의 제9대 원장이었던 귀고 2세(?~1188)는 그의 저서 「수도승의 사다리」(The Ladder of Monks)에서 매우 체계적이고 일목요연하게 렉시오 디비나를 설명하였다. 그러므로 렉시오 디비나를 언급할 때 귀고의 문헌은 매우 중요하며, 렉시오 디비나에 대한 많은 글은 거의 귀고의 개념을 직ㆍ간접으로 인용하고 있다.

 

귀고는 렉시오 디비나를 지상에서 천상으로 올라가는 ‘영적 사다리’에 비유하면서 다음과 같이 네 개의 단계, 즉 △ 독서(Lectio) △ 묵상(Meditatio) △ 기도(Oratio) △ 관상(Contemplatio)의 단계로 설명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수도승들을 지상에서 천국으로 오르게 하는 하나의 영적 사다리를 만들어 준다고 보았다.

 

영적 사다리의 첫 번째 단계인 ‘독서’는 복된 삶의 감미로움을 추구하는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인 ‘묵상’은 그것을 깨닫는 단계이며, 세 번째 단계인 ‘기도’는 그것을 청하는 단계이고, 마지막 네 번째 단계인 ‘관상’은 그것을 맛보는 단계를 말한다.

 

귀고는 이것을 쉽게 음식의 비유로 설명하였다. 독서는 음식 자체를 입에 넣는 단계이고, 묵상은 그것을 씹어 분해하는 단계이다. 그리고 기도는 그것의 맛을 느끼는 단계이고, 관상은 그것으로 인해 기쁘고 새롭게 되는 감미로움 그 자체를 말한다.

 

귀고 2세는 이러한 단계들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지적하였다. 묵상 없는 독서는 쉽게 메마름에 떨어질 수 있고, 독서가 없는 묵상은 쉽게 오류에 빠질 수 있다. 그리고 묵상 없는 기도는 냉담해질 수 있고, 기도 없는 묵상은 참된 영적인 열매를 맺을 수가 없다. 기도가 열정적일 때 관상에 이르는 것이지, 기도 없이 관상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희박하고 그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보았다.

 

귀고는 독서의 단계를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단계로 보았고, 묵상과 기도 그리고 관상의 단계는 하느님 말씀에 대한 응답의 단계로 보았다. 이것은 기도의 리듬인 들음과 응답의 관계를 잘 함축하고 있다. 비록 그가 렉시오 디비나에 대한 점진적인 발전의 단계와 그리고 각 단계의 긴밀성을 언급했지만 이러한 단계가 영성생활에서 반드시 필연적으로 어떤 연속적인 단계로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모든 사람이 반드시 독서의 단계에서 묵상의 단계로 그리고 기도와 관상의 단계로 나아갈 수 없음을 귀고도 인정하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단계들이 렉시오 디비나 수행을 하는 수도자로 하여금 성경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과의 깊은 만남을 가능케 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면을 직시할 때, 우리는 수도자들이 성독 수행 안에서 하느님과의 깊은 만남을 통해 어떻게 자신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였는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12월 15일, 허성준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0 1,252 0

추천  0

TAG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로그인후 등록 가능합니다.

0 / 500

이미지첨부 등록

더보기
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