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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토마스 머튼의 영성 배우기24: 토마스 머튼이 말하는 기도

134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12-14

[세상과 소통한 침묵의 관상가 토마스 머튼의 영성 배우기] (24) 토마스 머튼이 말하는 기도


‘이미’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

 

 

토마스 머튼은 “기도는 우리 삶 안에 다른 차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기도에 대해 무엇인가 도달해야 할 목표가 있고 이를 위해 기도의 기술을 습득하여 점진적 성장이나 수평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배워왔다. 그러나 머튼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기도의 삶 안에서 다른 차원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하는 모호한 목표에 도달하고자 너무 많은 가르침을 받아왔습니다. 기술적으로 여러분은 자신이 반드시 한 지점에서 출발하여 다른 지점으로 또 다른 지점으로 나아가는 기도에 대한 수평적인 과정이 있다고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기도의 삶이 이루어야 할 길이 아닙니다.”

 

 

지금 나의 삶의 자리에서 기도 시작해야

 

그렇다면 머튼이 말하는 기도를 통한 삶의 다른 차원을 깨닫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머튼이 강조하는 것은 기도는 무엇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이미 우리 안에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머튼의 말을 들어 보자. “기도 안에서 우리는 이미 무엇인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존재 그리고 여러분이 이미 가지고 있는 자신의 깊은 곳에서, 그리고 여러분이 이미 그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에서 기도의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모르고 있고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주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은 우리가 이미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미 모든 것을 우리 안에 그리고 우리 삶 안에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내면에서부터 지금 나의 삶의 자리에서 기도를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수도승만이 아니라 모든 이가 관상의 삶으로 초대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으로 창조된 모든 이들 안에는 이미 ‘관상의 씨앗’이 심어져 있다. 다만 어떤 이는 그 씨앗이 자라고 성장해 열매를 맺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아직도 땅속에 묻혀 있다. 기도는 이미 우리 안에 주어진 예수님과 일치할 수 있는 사랑의 씨앗을 자라고 성장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성장에 있어 유익한 기도는 관상기도만이 아니다. 모든 기도의 방법들이 예수님과의 만남을 돕는 도구들이다. 관상기도를 하는 이들은 염경기도를 바치는 이들을 아직도 초보적인 수준에서 기도하는 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모든 삶 속에서 주님과 영적 친교 가능

 

필자 역시 성체조배 시간에 묵주기도를 바치는 동료 수도승에게 “이제 수도승이 되었으니 좀 더 차원이 높은 묵상기도나 관상기도를 바치라”고 권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도 생활에 깊이 들어갈수록 모든 기도 방법뿐만 아니라 모든 삶 속에서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를 만날 수 있고 그분과의 깊은 영적 친교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는 머튼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관상적인 기도만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1965년 이후 홀로 은둔처에 살면서 자신의 일과를 수도원장에게 보냈는데, 여기에 머튼이 하루 중에 어떤 기도를 바쳤는지 잘 나타나 있다.

 

새벽

2:14 기상, 아침기도

5:00 아침식사

5:30 기도, 렉시오 디비나

7:30 제1시경과 묵주기도

8:00 수작업 및 허드렛일

9:30~ 1:00 제3시경, 제6시경, 제9시경. 개인 미사 위해 수도원으로 이동. 감사와 시편 찬양. 점심 식사. 은둔처로 귀가. 휴식시간 혹은 가벼운 독서.

 

오후

1:00 저녁기도

2:14 글쓰기, 일 혹은 산책

4:15 독서기도

5:00 저녁식사 및 끝기도

6:00 신약성경 읽기, 묵상, 성찰

7:00 취침

 

위에서 보듯이 머튼은 성무일도와 미사를 비롯하여 염경기도, 묵상기도, 관상기도를 모두 바쳤으며, 독서와 휴식, 노동을 적절히 배치하여 하루를 보냈다. 이것만이 유일하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그 속에 갇히게 된다. 불고 싶은 곳으로 부는 성령께서 언제 우리를 찾아오실지 알지 못한다. 그리고 기도할 줄 모르는 우리를 위해 함께 기도하시는 분도 바로 성령이시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12월 15일, 박재찬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부산 분도 명상의 집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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