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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목] 영화 칼럼: 저 산 너머

119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4-25

[영화 칼럼] 저 산 너머

 

 

영화 <저 산 너머>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어린 시절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오세암’ 등 수많은 동화책을 쓰신 정채봉 작가님은 1993년, 김수환 추기경님의 어린 시절을 소재로 한 동화 <저 산 너머>를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하였습니다. 집필에 앞서 정채봉 작가님은 김 추기경님과 함께 추기경님이 어린 시절을 보낸 경북 군위 옹기골 마을로 추억여행을 다녀오시면서 추기경님께 직접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연재를 마친 후 책 출간을 위해 찾아온 정채봉 작가님께 김수환 추기경님은 ‘지금은 남 보기 민망하고 부끄러우니 나 가고 난 뒤에 책으로 내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이유로 동화 <저 산 너머>는 정채봉 작가님과 김수환 추기경님 두 분 모두 돌아가신 이후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김 추기경님이 선종하시고 11년이 지난 후에 영화로까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어릴 적 이름은 순한이었습니다. 순한의 아버지는 평생을 가난한 떠돌이 옹기장수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오랜 병고 끝에 돌아가시게 되자, 홀로 남은 어머니가 행상을 다니며 힘겹게 늦둥이 아들형제 순한과 동한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난생처음 사제 서품식을 보게 된 어머니는 지금까지는 깨닫지 못했던 어떤 소명을 느끼고 두 어린 아들에게 신부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어머니는 늦둥이 두 아들의 마음 밭에 천주님의 씨앗이 심어졌다고 생각하신 겁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동한은 순순히 어머니의 뜻을 따르지만, 순한은 마음이 썩 내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순한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살아생전 자신의 뿌리에 대해 알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남아있는 기록을 찾지 못해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 후 김 추기경님의 본가인 광산김씨 종친회는 오랜 시간 조사 작업 끝에 마침내 추기경님의 뿌리를 밝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어머니가 늦둥이 두 아들이 사제가 되기를 바랬던 것도 바로 그 뿌리 때문이기도 합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선종하신 후 추기경님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몇 작품 있었지만, 본격 극영화는 <저 산 너머>가 최초입니다. 추기경님은 사제가 되시고 온 생애를 가난한 이웃들과 군사독재와 산업화를 통해 점점 사라져가는 소중한 가치들을 지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추기경님의 평소 염원처럼 영화 <저 산 너머>에서도 각박한 세상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가치들이 담겨있습니다. 그것은 ‘영성(靈性)’과 ‘동심(童心)’과 ‘자연(自然)’입니다.

 

생텍쥐페리는 1943년에 발간된 ‘어린 왕자’의 서문에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라 말합니다. 영화 <저 산 너머> 또한 어른을 위한 동화입니다. ‘어린 왕자’가 2차 대전 중 발간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희망이 되었듯이, 코로나19로 인해 온 세계가 혼돈과 절망 속에 빠져있을 때 김수환 추기경님의 영화가 모든 이들의 위로와 희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020년 4월 26일 부활 제3주일 서울주보 5면, 최종태 베드로(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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