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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홍) 2020년 7월 5일 (일)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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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허영엽 신부의 나눔: 겨자씨, 하느님 나라

677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3-02

[허영엽 신부의 ‘나눔’] 겨자씨, 하느님 나라

 

 

성경에서 ‘씨앗’은 귀중함을 상징합니다. 씨앗은 양식과 미래의 곡물로서의 경제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업에 의존하던 고대 문화 속에서는 물물 교환의 주요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씨앗은 생산품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의 가치를 가지며 무게와 가치를 측량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식물의 씨는 보통 동물, 바람, 물 또는 스스로에 의해 운반될 수 있도록 적응되어 있습니다. 씨의 수명은 매우 다양해서 몇 주일밖에 살아있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백 년 또는 수천 년이 지난 뒤에 싹을 내는 것이 있다고 하니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그래서 씨앗은 보통 생명과 생식의 상징이 됩니다.

 

겨자는 인류가 재배한 식물 중에서 긴 역사를 가진 식물 중 하나로 이집트의 파피루스 문서에 기록돼 있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우리 곁에 있어 왔습니다. 중동지역에서는 3m 이상씩 자란 겨자나무들이 큰 숲을 이루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겨자씨는 크기가 작고, 무게가 아주 가볍습니다. 겨자씨는 성경에서 ‘가장 작은 것’을 말할 때 비유적으로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겨자라고 하면 음식점에서 나오는 톡 쏘는 매운맛 향신료를 상상합니다. 그러나 성경 시대에는 겨자를 기름과 약재로 사용했고, 중요한 향신료로 사용했습니다. 지금도 독버섯을 먹거나, 독이 있는 짐승에게 물렸을 때 겨자씨를 달여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들에서 자랐다고 하며, 또 흔하게 재배되는 것이었습니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하늘나라를 겨자씨 이미지를 통해 비유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실제로 겨자씨를 땅에 심는 것 중에 가장 작은 씨라고 묘사하셨습니다. 그러나 가장 작은 것의 상징으로 사용된 겨자씨가 실제로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겨자씨를 가장 작은 것의 상징으로 사용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갈릴래아 호수 근처와 북쪽에서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흔한 식물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느님 말씀도 처음에는 미약해 보이지만 점차 엄청난 능력으로 나타나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고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고 합니다(마르 4,31). 당시 이 말씀을 들은 유다인들은 대단히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시 유다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는 다윗 성왕의 위대한 왕조를 다시 건설할 정치적 인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는 철저하게 그분 능력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인간의 눈에는 신비로운 형태를 지닙니다. 보이지 않던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 말씀도 처음에는 미약하게 보이지만 점차 엄청난 능력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마태 13,31-32) 예수님께서는 겨자씨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아주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자라서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일 만큼 정원에서 가장 큰 나무가 된다고 역설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점차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누룩의 비유에서도 나타납니다(마태 13,33참조). 이러한 말씀은 박해에 시달리던 초대교회 신자들에게도 큰 희망과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신앙인의 믿음에 대해서도 겨자씨에 비유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마태 17,20). 비록 인간의 생각에는 작은 믿음이라 해도 그 믿음의 능력은 위대합니다. 또한 씨앗들은 농부의 보호, 준비, 돌봄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도 하늘나라와 같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협조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착한 사람들의 선한 마음, 사랑의 실천이 모여 이루어져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겨자씨에 비유하신 것은 우리가 어떤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고 희망을 지닐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시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소소하지만 작은 선행과 사랑의 실천들은 점점 자라나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하느님 나라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씨앗이 자라나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인간에게 보이지 않는 자연과 우리의 삶 속에 하느님의 힘이 함께합니다. 어린 아기가 태어나는 것, 그리고 말을 배우고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 모두가 신비롭습니다. 밤하늘에 하늘을 보고 우주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 더욱 더 자연의 신비와 하느님의 역사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은 겨자씨 하나가 어느 날 갑자기 큰 나무가 될 리 없습니다. 이렇듯 하느님 나라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국은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변화되어 성장합니다. 이처럼 하느님 나라는 착한 사람들의 선한 마음, 사랑의 실천을 통해 모여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우리는 작은 것, 작은 일, 작은 마음들도 소중히 여기는 삶의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작은 겨자씨가 자라서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우리의 아주 작은 선행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큰 사랑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성경에 나타난 작고 미소한 겨자씨는 희망과 인내의 상징이 됩니다. 하느님 말씀을 전하고 그 열매가 맺는 일은 믿음 안에서 시간과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겨자씨의 상징은 ‘빨리 빨리’를 외치고, 눈에 당장 결과가 보여야 안심이 되는 현대인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큽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0년 3월호,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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