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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18일 (목)부활 제3주간 목요일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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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영성과 심리로 보는 칠죄종: 일상에서 체험하는 칠죄종 – 분노

97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11-26

[영성과 심리로 보는 칠죄종] 일상에서 체험하는 칠죄종 – 분노

 

 

칠죄종에 대한 글을 마무리하면서 우리 삶에서 경험하는 사례를 소개한다. 이 사례들은 필자가 본당 사목과 상담을 통해 체험했던 내용을 편집하여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졸저, 「신앙도 레슨이 필요해」에서 부분 발췌). 이번 호는 ‘분노’와 관련된 사례이다.

 

 

사례 1 - “자주 흥분하고 화를 냅니다”

 

30대 초반의 회사원 강희주 씨는 회의하면서 자주 흥분하고 크게 화를 내는 경향이 있다. 회의 때마다 자신의 의견을 지나칠 정도로 강하게 주장하고, 누군가 반대 의견을 내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흥분하고 화를 낸다. 그는 이런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면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되니, 자신이 미워지고 우울해지기까지 한다. 이런 성향 때문에 강희주 씨는 주일 학교 교사를 하면서도 동료 교사나 수녀님, 신부님과 자주 마찰이 생겨 신앙생활의 위기를 경험하기도 한다.

 

분노의 원인 보기: 자존심과 자기중심성

 

강한 자기주장, 흥분, 화, 충돌, 수치심(죄책감). 이것은 강희주 씨가 고민하는 문제의 핵심 요소들이며 그의 삶 안에서 악순환을 이루는 것들이다. 여기에 그 대가로 지급하게 되는 외로움이나 슬픔도 추가될 수 있다. 주변인들에게는 ‘똑 부러지는 사람’ 또는 ‘일을 주도적으로 해내는 사람’이라고 평가받기도 하지만, 정작 주변에는 마음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 외롭고, 이런 자신을 불행하다고 느끼며 슬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악순환은 신앙생활에 영향을 끼쳐 신앙의 위기까지 초래한다.

 

강희주 씨처럼 자주 화를 내거나 쉽게 흥분하는 이들, 자기주장이 강한 이들은 ‘자존심’과 ‘자기중심성’의 측면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 자존심의 측면이다.

 

자신의 의견과 다른 견해를 동료에게 듣게 되었을 때 자존심이 상한 적이 있는가? 이런 감정은 나의 일이나 사람, 소유물, 말이나 행동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에서 유발할 수 있다. “감히 내 강아지를 건드렸어? 이건 나를 건드린 거야!” 하면서 화를 내거나 “나와의 약속을 잊었어? 이것은 분명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그런 대상이 일부분 자신과 깊이 연결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횟수나 반응의 정도가 지나칠 때 발생한다.

 

자신을 다른 사물이나 대상과 지나치게 동일시하는 것은 일상적인 자극에 대한 ‘과도한 예민함’(Hyper sensibility)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분리’, 곧 ‘자신과 자신의 의견 사이를 분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 분리가 건강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회의는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인정받느냐 아니면 거부되느냐’의 자리로 바뀌면서 ‘다른 의견’을 자신에 대한 공격이나 부정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쉽게 흥분하고 화를 내는 반응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그러다 보면 외적으로는 논리로 대립하지만, 내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감정과 자존심의 싸움이 계속될 뿐이다.

 

둘째는 ‘자기중심성’의 측면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 성공한다.”라고 부추긴다. 그렇기에 어려서부터 ‘자기주장 능력’을 하나의 성공 기술로 여기며, 그것을 지니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하지만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기주장만 한다면, 그것은 타인에게서 공감과 수용을 얻지 못한다.

 

따라서 ‘타인에 대한 배려’는 건강한 자기주장과 건강하지 못한 자기주장을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곧 타인에 대한 배려 속에서 자기의 주장이 나올 때 그것은 ‘건강한 것’이며, 이는 화합과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강희주 씨가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짧은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청한다면 어떨까. 또한, 회의 때에 임시방편으로 침묵을 선택하기보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수용을 드러내는 의견을 표현하는 것과 타인의 의견을 집중해서 듣는 연습을 하면 좋겠다. 하루의 성찰을 통해 ‘나의 의견이 얼마나 받아들여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배려했는지?’를 물을 수 있기를 바란다. 타인에 대한 배려 속에서 이루어진 회의는 ‘덕을 성장시키는 시간’이며 훌륭한 ‘기도’가 될 것이다.

 

 

사례 2 - “권위적인 사람만 보면 반항심이 생겨요”

 

50대 초반의 남경희 씨는 최근 누군가를 험담하는 나쁜 습관이 자신에게 있음을 깨달았다. 자신의 그런 악습에 대해 조금 더 성찰하면서 찾아낸 사실은 험담하는 대상이 대부분 권위적이고 지시적인 윗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들과 대면할 때면 자신도 모르게 반항심이 생기고 그 사람에 대해 좋지 않게 말하곤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악습이 직장 생활은 물론 신앙생활에서도 보이는 것 같아 큰 걱정이라고 했다.

 

수동적 분노도 주의해야

 

분노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다. 분노는 자신 안에 어떠한 이상과 바람이 있음을 전제하는 것이고, 그것이 무엇으로부터 방해받고 있을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런 뜻에서 분노는 ‘살아 있음’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분노의 표출은 우리 삶 안에서 크고 작은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형태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분노를 일으킨 대상에게 욕을 하거나 따져 묻는 등의 직접적인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분노를 일으킨 사람 뒤에서 험담하거나 말을 따르지 않는 등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수동적 형태이다. 심리학에서는 후자를 ‘수동적 분노’(Passive anger) 또는 ‘수동 공격성’이라고 부른다.

 

예컨대 평소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웃의 잔치에 가서 경직된 얼굴로 분위기를 망치거나, 좋아하지 않는 이가 봉사활동을 하자고 하면 그날 다른 일정을 잡아 다른 이들도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것들을 말한다. 나아가 수동적인 분노는 저항감을 지닌 다른 이들과 연합하여 더 큰 힘을 발휘하면서 공동체에 분열을 일으키기도 한다.

 

‘골난 아이’ 대하는 법을 익혀야

 

일반적으로 수동적 분노를 지닌 사람의 내면에는 ‘골난 아이’가 있다고 한다. 그의 얼굴은 늘 불만과 화를 품고 있지만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도 그 원인을 알수 없다. 따라서 자신의 수동적 분노를 다루려면 골난 아이와 대화하는 ‘엄마의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먼저 자신의 마음속 ‘골난 아이’에게 “지금 무엇이 못마땅하니?”라고 물을 필요가 있다. 아울러 그 불만 깊숙이 어떤 바람이 있는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때로는 엄마에게 투정하며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가 진정으로 찾는 것은 엄마의 관심과 사랑일 수 있다.

 

수동적인 분노를 치유하려면 자신에게 진정으로 충족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발견하는 작업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알아야 만족시킬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골난 아이’는 자신뿐만 아니라, 남들에게도 ‘웃음기를 앗아 가는 아이’가 될 수 있다.

 

일상에서 불평과 불만, 험담하는 자신의 모습을 외면하기보다는 그 행동들이 품은 진정한 바람에 솔직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 김인호 루카 - 대전교구 신부. 대전가톨릭대학교 대학원장 겸 교무처장을 맡고 있다. 가톨릭평화방송 TV ‘김인호 신부의 건강한 그리스도인 되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저서로 「신앙도 레슨이 필요해」, 「거룩한 독서 쉽게 따라하기」 등이 있다.

 

[경향잡지, 2019년 11월호, 김인호 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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