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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하느님의 종 133위 약전: 이기연 · 김일호 · 신희

182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6-02

‘하느님의 종 133위’ 약전 (8) 이기연 · 김일호 · 신희

 

 

이기연(1739~1802)

 

이기연이 가톨릭 신앙을 접하게 된 때는 1784년 겨울 한국 교회 설립 직후였다. 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이 그에게 교리를 가르쳤다. 이기연과 권일신은 사돈 간이었다. 

 

이기연은 세례를 받은 후 가족과 이웃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는 ‘충주의 사도’가 되어 이 지역의 천주교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그는 교회 서적을 가지고 충주 관아로 가서 불태우고 천주교를 믿지 않겠다고 다짐한 뒤 석방됐다. 

 

이기연은 바로 배교를 뉘우치고 신앙을 회복했다. 이 사실이 관아에 알려지면서 체포돼 유배를 갔다. 박해가 지속되면서 그가 천주교 신앙을 널리 전한 사실이 알려지자 유배지에서 다시 충주 관아로 끌려와 모진 고문과 형벌을 받았다. 이기연은 1802년 1월 30일 충주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했다. 그의 나이 63세였다.

 

 

김일호(?~1802)

 

김일호는 경기도 양근 출신으로 의술을 배웠다. 1799년 서울로 이주해 천주교 교리가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약국을 경영하던 정인혁(타대오)에게 「천주실의」를 빌려 읽은 후, 이 가르침이 진리라 여겨 세례를 받았다. 

 

김일호는 입교 후 정약종(아우구스티노), 황사영(알렉시오), 최필제(베드로) 등과 교류하면서 천주교 서적을 읽고 교리를 연구했다. 또 평신도 단체 명도회의 하부 조직인 육회의 회원이 돼 서울과 지방에 신앙을 전하는 데 힘썼다. 주문모 신부가 집전하는 미사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김일호는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7개월간 지방으로 피신해 있다가 체포돼 포도청과 형조에서 문초와 형벌을 받았다. 그는 형조에서 첫 문초 때 마음이 약해져 죽음을 면하기 위해 변명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천주교 신앙을 지키며 죽기를 원합니다”라고 명확히 증언했다. 김일호는 1802년 1월 30일 고향인 양근으로 이송돼 순교했다.

 

 

신희(?~1802)

 

신희는 복자 유항검(아우구스티노)의 아내로 전주 초남이에서 살았다. 1801년 순교한 유중철(요한)ㆍ문석(요한) 복자가 그의 장남과 차남이고, 복자 이순이(루갈다)가 그의 맏며느리이다.

 

신희는 1784년 한국 천주교회 설립 직후 남편 유항검이 입교한 뒤 자연스럽게 신앙을 받아들여 실천했다. 그는 남편의 교회 활동을 열심히 뒷바라지하면서 자식을 가르쳤고, 1795년 자신의 집을 방문한 주문모 신부에게 성사를 받았다.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가족 중 남편 유항검과 장남 유중철이 가장 먼저 체포됐다. 이어 그해 10월 22일 신희와 차남 유문석, 며느리 이순이, 동서 이육희 등이 체포돼 전주옥에 갇혔다. 

 

신희는 전주 감영에서 갖은 문초와 형벌에도 꿋꿋하게 신앙을 지켰다. 그러던 중 11월 14일 두 아들이 함께 교수형으로 순교했다. 신희와 이순이, 이육희는 각각 함경도 각처의 관비로, 나머지 가족들은 섬과 벽지의 노비로 보내라는 조정의 명에 따라 11월 18일 유배지로 떠나는 도중 아이들을 제외한 어른들을 전주로 회송하라는 명을 받고 전주옥에 다시 갇혔다. 

 

이후 신희 가족들은 다시 문초와 형벌을 받은 후 모두 1802년 1월 31일 전주 숲정이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했다. 신희는 순교하기 전 “예수 그리스도를 가르침으로 여기며, 형벌 아래 죽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남편이 죽었는데 의리상 어찌 혼자만 살아남겠으며, 존숭하여 받들던 도리를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오직 빨리 죽기를 바랄 뿐입니다”라고 장엄하게 신앙을 증거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6월 2일, 정리=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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