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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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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24: 창조의 신비(296~301항)

222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6-16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4. 창조의 신비(「가톨릭 교회 교리서」 296~301항)


하느님은 무(無)에서 세상 창조… 이것이 ‘부활 신앙’의 기초

 

 

조 마리아 여사는 사형을 앞두고 수인이 된 아들 안중근에게 생명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죽음을 담대히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들의 수의(壽衣)를 직접 지어 동생들이 면회 갈 때 함께 전달하게 하였습니다. 

 

조 마리아 여사는 어떻게 아들을 먼저 죽으라고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을까요? 바로 ‘부활 신앙’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부활신앙이 하느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 어떤 재료를 사용하신 것이 아니라, 무(無)에서 모든 것을 창조하셨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298항 참조) 

 

만약 하느님께서 이미 존재하는 재료들로 세상과 인간을 만드셨다고 말한다면 이것 자체가 하느님의 전능하심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이 됩니다. 하느님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데서도 세상을 창조하시고, 생명체가 없는 데서도 새로운 생명을 만드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296항 참조) 이 믿음이 지금 내가 죽고 썩어 없어져도 다시 부활할 것을 믿게 만듭니다. 

 

성경에 일곱 아들의 순교를 보면서 해 주는 어머니의 말씀이 나오는데 그 말 안에 창조의 신비와 부활 신앙이 함께 녹아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297항 참조) 어머니는 율법을 위해 목숨을 바치라고 마지막 남은 아들에게 이렇게 권고합니다.

 

“너희가 어떻게 내 배 속에 생기게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너희에게 목숨과 생명을 준 것은 내가 아니며, 너희 몸의 각 부분을 제자리에 붙여 준 것도 내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생겨날 때 그를 빚어내시고 만물이 생겨날 때 그것을 마련해 내신 온 세상의 창조주께서, 자비로이 너희에게 목숨과 생명을 다시 주실 것이다. 너희가 지금 그분의 법을 위하여 너희 자신을 하찮게 여겼기 때문이다.”(2마카 7,22-23)

 

창조자는 지금 다시 ‘무’에서도 모든 것을 새로 생겨나게 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그래서 당신께 영광을 드리는 이들에게 언제라도 다시 새 생명을 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창조자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갖는데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하느님께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다면 혹시 하느님의 존재나 생명이 창조를 통해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입니다. 

 

만약 창조를 통해 당신 자신의 생명과 존재가 줄어들게 된다면 그분은 또한 ‘전능’하시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창조는 당신 자신의 존재를 떼어주는 존재가 유출되는 행위가 아닙니다.(296항 참조) 하느님의 전능하심은 또한 창조를 하시면서도 아무 것도 잃지 않으심을 통해 드러납니다. 

 

그렇지만 또한 하느님께서 창조하실 때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셨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도 오류입니다. 사람은 무언가를 만들려면 땀을 흘리고 탄생시키려면 피를 흘립니다. 피 흘림 없이 탄생하는 생명체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하느님도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실 때 땀과 피를 흘리셨음에 틀림없습니다. 모든 피조물과 생명체 안에 당신 땀과 피가 들어있기 때문에 당신이 창조하신 모든 것들을 당신 몸처럼 사랑하시는 것입니다.(300항 참조)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피땀 흘리시며 창조하신 “피조물을 매 순간 존재하도록 지탱해 주시고, 행동할 수 있게 하시며, 완성으로 이끌어 가십니다.”(301항) 이에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사도 17,28)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어떻게 창조하시며 동시에 충만하실 수 있으실까요? 이는 ‘하느님께서 어떻게 존재하시게 되었느냐?’는 질문과 같습니다. 하느님은 본래 존재하시는 분이십니다. 존재 자체이십니다. 그래서 본래 영원하신 분이십니다. 

 

수많은 성체가 축성되어도 그리스도의 존재 자체는 줄어들 수 없는 것처럼, 하느님도 창조를 통해 무언가를 잃는 분이 아닙니다. 그리고 성체를 통해 우리 안에도 계시지만 하늘에도 계신 그리스도처럼, 하느님께서도 모든 피조물 안에 계시고 또한 모든 피조물이 당신 안에 있게 하십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처럼 하느님께서는 “내 머리보다 높이 계시고 내 깊은 속보다 더 깊이 계십니다.”(300항 참조) 이 전능하신 창조자를 품은 인간은 그분의 영원성과 무한성 때문에 또한 영원하고 무한히 존재하게 됩니다.

 

[가톨릭신문, 2019년 6월 16일, 전삼용 신부(수원교구 영성관 관장 · 수원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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