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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4일 (수)부활 제4주간 수요일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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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사람들을 접촉하는 일(던바의 수)

69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6-08

[레지오와 마음읽기] 사람들을 접촉하는 일(던바의 수)

 

 

농부 바흠은 가난한 소작농이었지만 조금씩 자신의 땅을 마련하여 이사도 하고 돈도 모으게 된다. 하지만 늘 땅을 더 가지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어느 날 어떤 마을에서 밭 한 두마지기 밖에 살 수 없는 적은 돈으로 하루 동안 걸어서 표시한 땅을 살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조건은 해가 떨어지기 전에 반드시 자신이 출발했던 원래 위치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바흠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아침 해가 뜨자마자 출발하여 중간에 쉬지도 마시지도 않고 달린다. 자신이 얼마나 부지런히 걸었느냐에 따라 땅의 넓이가 정해진다는 것에 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해가 지기 전에 아슬아슬하게 자신이 출발한 곳에 도착한다. ‘이제 많은 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하는 말을 듣는 순간, 그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만다. 결국 그가 차지한 땅은 자신의 무덤만으로 2미터도 채 안 되는 크기였다. 러시아의 대 문호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 ‘사람에게는 얼마큼의 땅이 필요한가’의 내용이다.

 

‘던바의 수’(Dunbar’s Number)라는 것이 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진화인류학자인 로빈 던바가 ‘우리에게는 얼마나 많은 친구가 필요한가?’라는 책에서 주장한 숫자 150으로, 이는 한 사람이 개인적으로 사회에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의 최대치이다. 물론 이 숫자에 들어가는 사람은 적어도 술집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초대받지 않은 상황이지만 함께 해도 당혹스럽지 않을 정도의 친밀감을 지닌 이들이다.

 

그에 의하면 신석기 시대에 수렵이나 채집 공동체의 사람 수가 150명 정도였고, 호주 등 20개 원주민 부족의 규모 또한 150여명 정도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로마시대 로마군의 기본 전투 단위인 보병 중대가 약 130명이었고 현대의 중대 단위도 130명 정도로 구성된다는 것들로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였다. 실제로 기능성 섬유로 유명한 고어텍스는 수평적 경영으로 유명한데 그 사장인 고어는 직원이 150명이 되면 공장을 분리한다고 한다. 경험상 직원 수가 너무 많으면 소통이 비효율적이고 능력 또한 떨어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개인적으로 사회에서 관계 맺을 수 있는 사람의 최대치는 150명

 

우리들이 이렇게 관계를 맺는 사람의 수에 제약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던바는 뇌 인지능력의 한계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인간이나 영장류를 관찰한 결과로 사회적 관계망이 클수록 그것을 담당하는 뇌영역인 신피질이 크다는 사실을 근거로 든다. 즉 타인과의 원만한 상호작용을 위해서는 뇌를 많이 써야한다는 뜻이다.

 

물론 요즘은 SNS가 다양한 형태로 발달되어 있어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과 한꺼번에 소통도 가능하니 관계를 유지하기뿐만 아니라 인맥을 넓히기도 좋다. 그래서 개인이 관계 맺을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늘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있다. 실제로 트위터나 인스타 등의 구독자 숫자들은 150이라는 숫자를 무색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 인맥이 수천 명인 사람이나 수백 명인 사람이나, 연 1회 이상 연락하는 관계를 친구라고 했을 때 두 그룹의 친구 수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P자매는 활동결과를 유난히 잘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Pr.의 단장이다. 그녀는 단장의 활동배당 의무와 Pr.사업보고 의무만을 충실히 이행하여도 활동의 결과는 변화를 보인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녀는 서기가 되어 처음으로 사업보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 단원들의 활동대상자들에 대한 돌봄 상태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각 단원들의 활동 대상자 별 활동 횟수를 정리하다보니, 활동대상자를 지속적으로 돌본 경우와 그러지 못한 경우가 확연히 드러났던 것이다. 게다가 자신을 비롯하여 몇몇 단원들은 활동이 1,2회로 끝나버려서 기억하지도 못하는 활동대상자도 있었다. 이에 P자매는 단원들에게 각자의 활동대상자와 활동 횟수, 활동 내용 등을 따로 기록하기를 Pr.에 건의하였고 다행히 몇몇 단원은 흔쾌히 받아들여 실행하였다고 한다.

 

그녀는 말한다. “사실 활동을 계획적으로 하지 않으면 여기 저기 찔러보는 식이 되기 쉽더라고요. 그런데 활동대상자를 기록하고 활동한 내용까지 메모하니 기록하기가 좀 수고스럽긴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어요. 특히 평상시 활동은 많았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단원이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지금 단장으로 있는 그녀는 활동배당을 할 때도 이 메모들이 유용하다고 한다.

 

“레지오가 수행하는 활동은 대부분 사람들을 접촉하여 그들이 하느님께 좀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이끄는 것이다.”(교본 425쪽)라고 하고 “접촉 대상자의 수를 배로 늘리면 입교자 수도 배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교본 477쪽)라고 하니, 활동을 할 때 되도록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맺는 것은 중요하다. 실제로 구직이나 새로운 정보, 창의적 아이디어들은 그렇게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더 잘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관계의 힘은 그것의 강약을 떠나서 중요하다.

 

 

활동을 할 때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관계 맺는 것이 중요

 

하지만 “‘접촉 활동’이 미약해지면 그만큼 영향력도 줄어들게 된다.”(교본 374쪽)고 하고 “참으로 효과적인 선교 방법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친밀하게 접촉하는 것뿐이다.”(교본 372쪽)라고 하니 개인적인 접촉 또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그러니 성모님의 군사로 봉사하는 우리들은 관계의 넓이와 깊이를 함께 잡아야 하는 부담을 피할 수 없다.

 

농부가 씨앗을 뿌리는 방법은 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알이 굵은 씨앗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을 파서 심어야 하고, 작은 씨앗들은 서로 의지할 수 있게 줄을 파서 심거나 흩어뿌리기를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의 활동대상자들에게도 이런 관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을까? 입교권면이나 단원 권면 활동 등에는 대상자에 대한 지속적이고도 규칙적인 개인적 돌봄이 필요하고, 거리 선교나 기관 봉사 같은 활동에는 활동대상자를 만나는 기회로 생각하여 되도록 많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목표로 활동하는 것 등이다.

 

그러면 이 모든 활동을 통하여 “성모님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당신 능력의 일부를 당신의 군사들인 레지오에 나누어 주시는 듯하다.”(교본 153쪽)는 말대로 우리는 레지오 안에서 활동의 다양한 열매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니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다. 더구나 진정한 관계의 가치는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지 않은가! 그러니 관계의 수보다는 관계의 질을 고민하여야 한다.

 

“모든 영혼을 접촉하겠다는 큰 뜻을 펴려면 우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접촉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교본 491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0년 6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행복디자인심리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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