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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목] 그리스도와 함께, 영화: 겨울왕국 2에 찬미받으소서 겹쳐보기

1187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1-12

[그리스도와 함께. 영화] ‘겨울왕국 2’에 ‘찬미받으소서’ 겹쳐보기

 

 

소녀들의 모험담 ‘겨울왕국 2’에 녹아 있는 여러 문화권의 신화적 설정 가운데는 구약성경의 역사서를 연상시키는 부분도 있습니다. 엘사가 의문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자신의 정체성과 소명을 깨닫는 장면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식별하고 응답하는 소년 사무엘을, 아렌델 왕국과 노덜드라 부족의 구출 사명을 완수하고는 왕위를 동생 안나에게 물려주고 떠나는 장면은 엘리사의 승천을 닮았습니다.

 

미국 문화가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도 했거니와,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진실을 규명하고 위기의 백성을 구하는 것이 영웅의 사명이라면 그의 예언자적 면모를 부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 교리과 관련해 ‘겨울왕국 2’에서 더 두드러지는 접점은 생태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엘사와 안나 자매는 노덜드라의 소녀가 적국인 아렌델의 왕자를 구출하고 혼인함으로써 태어난 자비의 열매들이자 화해의 예표들입니다. 두 부족과 자연 정령들의 삶터인 ‘마법의 숲’은 안개에 덮여 혼탁하고 냉랭한 땅이 되었습니다. 자연의 기운을 통제하려던 아렌델의 왕, 곧 자매의 할아버지가 거대한 댐을 지어 물을 가두고, 노덜드라의 족장을 공격해 전쟁을 유발한 탓입니다.

 

탐욕의 댐은 자연물의 순환과 생명력을 단절시켰습니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 도입한 정령들과의 교감, 물이 역사를 기억한다는 범신론적 설정을 근거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물리적, 표면적으로만 봐도 흐르지 못하는 물은 안개가 되어 하늘을 가리고 부족들을 대치시킵니다. ‘생태적 죄’와 ‘윤리적 죄’는 별개가 아닙니다.

 

조상들이 은폐한 과거의 죄는 후손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일으킵니다. 자장가의 경고에 맞서 진실의 강 심장부까지 헤엄쳐 들어간 엘사는 진실의 무게에 눌려 얼어붙고 눈사람 올라프도 녹아 흩어지지만, 엘사의 신호를 감지한 안나는 큰소리로 바위들을 깨워 댐을 무너뜨립니다. 평범한 인간의 “옳은 일을 하겠다”(Do the next right thing)는 결단이 마법을 이긴 것입니다.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서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거듭 강조합니다. 비와 눈으로 내렸다가 강과 땅속으로 흘러 인간과 동식물의 생수로 순환하는 물은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간의 연결성을 드러낸다. 인간들이 물을 사용한 결과는 물의 맑고 탁함으로 드러납니다. 독점의 대상이 되어 갇힌 물은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이사 55,10) 하지 못하고 지상 공간과 거기에 살아가는 인간을 오염시킨다.

 

아렌델 왕국에 평화를 되돌려준 것은 단절된 자연물의 회복과 순환이었습니다. 물이 돌자 안개도 걷혔습니다. 책임 있는 관리(‘찬미받으소서’, 116항)의 사명은 마법사가 아닌 보통의 인간에게 전달되었습니다. 봄을 되찾은 왕국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연결되어야 한다는 진리의 증거가 되었습니다.

 

* 찬미받으소서 :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2015,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년 1월 12일 주님 세례 축일 수원주보 5면, 은영 크리스티나(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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