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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18일 (목)부활 제3주간 목요일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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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ㅣ기타
일본 교회: 200여 년 박해의 고난 이겨낸 우리 이웃의 신앙 공동체

537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11-13

[서울대교구 순교자 현양위원회 공동기회 - 아시아 교회 복음화 길을 따라서] 일본 교회


200여 년 박해의 고난 이겨낸 우리 이웃의 신앙 공동체

 

 

- 나가사키 26성인 순교지 전경.

 

 

쉽게 지나칠 수 있다. 시선이 간다고 해도 머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꽃은 꽃이다. 소소하지만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들에 피는 들꽃이 그렇다. 일본 교회는 들꽃과 같다. 소란스럽지 않고 작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아름다움에 빠지게 된다.

 

 

16세기에 신앙 전파

 

일본에 가톨릭 신앙이 뿌리내린 것은 1549년이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1506~1552) 성인이 가톨릭을 전하면서부터다. 한국보다 230여 년 앞섰다.

 

- 나가사키대교구청 모습.

 

 

일본 내 가톨릭교회의 덩치는 크지 않다. 3개 대교구와 13개 교구로 이뤄져 있지만, 신자 수는 많지 않다. 아니 ‘적다’는 표현이 더 맞다. 일본 국민은 1억 2700만 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 중 가톨릭 신자는 약 51만 명에 불과하다. 비율은 0.5%다. 상당수의 일본 국민은 토착 신앙인 신토(神道)와 불교를 믿는다. 비율로는 80%가 넘는다. 그럼에도 일본 교회는 굳건한 신앙을 지켜가고 있다. 일본도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땅이다.

 

일본 교회도 한국 교회와 마찬가지로 박해의 역사가 있다. 하비에르 성인은 히라도(규슈 나가사키현 북서부에 있는 도시)에 가서 가장 먼저 복음을 전했다. 이곳에서 일본 첫 사제가 배출되기도 했다. 나가사키 역시 활발한 선교 활동이 이뤄졌다. 이들 지역은 이른바 일본 가톨릭 선교의 거점이었다.

 

하지만 전국 통일을 이룬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87년 선교사 추방령을 선포했다. 박해의 시작이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또 1597년 나가사키 니시자카에서 선교사와 신자 26명을 처형했다. 일본의 42위 성인 중 26위 성인이다.

 

- 삿포로교구 주교좌성당.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1614년 일본 전역에 금교령을 내렸다. 본격적인 박해가 시작된 것이다. 신자들에 대한 개종이 강제됐고 개종에 응하지 않는 신자들에게는 박해가 가해졌다. 사제들이 없는 가운데서 신자들은 산이나 섬 등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873년 금교령이 철폐될 때까지 200년 넘게 숨어서 신앙을 지키는 ‘잠복 기리시탄(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했다. 일본 교회는 200년이 넘는 고난의 역사를 극복한 그리스도 신앙의 증거이며 기리시탄의 역사와 숭고한 정신을 입증하고 있는 살아있는 신앙의 공동체다.

 

 

나가사키, 순교 신심의 심장부

 

강제 징용 배상 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경색되기 전인 6월 7일 일본 나가사키를 방문했다. 나가사키는 순교 신심의 심장부다. 한국의 절두산 순교성지와 같다. 나가사키역에서 10여 분을 걸어 26위 성인 순교지에 도착했다. 이곳은 선교사와 신자 26명이 처형된 곳이다. 엄숙한 분위기에 고개가 숙여졌다. 순교지에는 26위 성인 기념관이 있다. 26 성인 시성 100주년을 맞아 1962년 예수회가 건립했다. 기념관에는 26위 성인 현양비와 성인들에 대한 자료, 하비에르 성인의 친필 편지와 동상 등 역사적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26위 성인 순교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26위 성인 기념 성당인 성 필립보 성당이 있다. 26위 성인 기념관과 같은 해인 1962년 건립됐다. 이곳 성당에는 성인 26위 중 바오로 미키와 야고보 키사이, 요한 고토 성인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 26 성인 기념관 내부 모습. 입구에는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의 동상이 전시돼 있다.

 

 

홋카이도, 106위 무명 순교자들의 기록

 

나가사키 순례에 앞서 홋카이도 삿포로를 방문했다. 에도시대였던 1600년경 홋카이도 마츠마에로 신자들이 들어왔다. 그것이 홋카이도에 가톨릭 신자가 정착한 사건으로 홋카이도 지역 가톨릭 신앙의 뿌리가 됐다.

 

홋카이도에서도 박해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하코다테에서 106명의 무명 순교자가 처형됐다. 삿포로교구 사무국장 사토 케니치 신부는 “1639년 106명의 신자가 처형돼 순교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나 누가 순교했는지에 관한 기록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코다테에서는 해마다 이들 무명 순교자들을 위한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홋카이도에는 아직 이렇다 할 성지가 없다. 106위 무명 순교자들의 기록은 있으나 정확한 사실 규명이 되지 않아 처형지로 전해져오는 곳을 교회가 순교지로 선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사토 신부는 “홋카이도 지역 순교사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순례지를 조성하는 부분이 미약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는 “교구 차원의 성지 순례 프로그램은 없지만, 본당에서 성지 순례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토 신부는 “서울대교구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한국 교회를 알게 되고 한국의 성지 순례를 통해 한국 교회와 일치를 이루고 한국 교회를 일본의 신자들이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며 “그런 교류를 통해 신앙심을 고취해나가고 복음화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카미 미쓰아키 대주교(나가사키대교구장) 인터뷰

 

나가사키대교구장이며 현재 일본 주교회의 의장인 다카미 미쓰아키 대주교는 일본 교회의 순교자 현양 사업에 관해 “일본 교회도 해마다 순교 성인들을 위한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있으며 특별히 시복시성이 되지 않은 순교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나가사키대교구에서는 매년 2월 6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순교자 기념일에 26위 순교 성인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카미 대주교는 교구 과제 중 하나는 성지순례전담위원회를 조직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가사키는 일본 교회를 대표하는 26위 성인이 순교한 곳으로 교구가 순례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성지순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진 않기 때문이다.

 

다카미 대주교는 “교토에서 체포된 26위 성인이 처형지인 나가사키까지 끌려왔던 순교 길을 순례 루트로 조성해 교구 차원의 도보 순례 행사를 했으나 일회성에 그치고 말았다”며 “지난해 한국 교회를 방문했을 때 체험한 성지 순례 프로그램이 너무 인상 깊어 일본에도 이런 순례 사목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다카미 대주교는 “교구에 성지순례 프로그램이 마련되면 한국의 신자들이 와서 함께 순례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양국 교회와 신자들의 교류가 지속해서 활성화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11월 10일, 도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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