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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교회 청년과 청년 사목: 청년 사목 활성화를 위한 두 가지 제안

11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8-10-21

[경향 돋보기 - 우리 시대 교회 청년과 청년 사목] 청년 사목 활성화를 위한 두 가지 제안

 


들어가면서

 

교회에서 청년의 수가 계속해서 줄어든다는 소식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봉사자와 사목자가 현장에서 열정과 노력으로 투신하지만, 청년들은 교회를 떠난다. 그러한 현상을 바라보는 청년 사목자의 한 사람으로 안타까움을 토로해 보지만, 여전히 세상에 사는 교회 청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지 못하는 게 지금의 현실임을 인정하며 이 글을 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두려움, 외로움, 불안함을 안고 사는 청년들에게 교회가 지닌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제시한다는 건 사실 무거운 숙제다.

 

청년 사목을 하다 보니 각 교구의 청년 사목을 담당하는 사목자와 실무자를 만날 기회가 자주 있다. 그때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청년 사목에 투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구마다 청년 사목을 위해 헌신하는 그들의 열정과 노력은, 분명 청년들을 향한 비전과 희망을 담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고민 끝에 청년 사목에 대한 실마리와 해답을 청년 사목 일선에서, 특히 본당 청년 사목의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해 보고자 한다.

 

 

청년 사목 활성화를 위한 두 가지 제안

 

청년들에게 제시하는 비전과 희망은 교구, 본당마다 환경과 시스템, 인적 자원과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이것이 현실에 맞는 지표다.’라거나 ‘저것이 답이다.’라고 제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거시적인 관점보다 교구와 본당에서 어떻게 청년들을 활성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제안은 교구마다 ‘젊은이 거점 본당’을 지정해서 운영하자는 것이고, 두 번째 제안은 할 수 있다면 각 본당에서 ‘청년 예비 신자 교리 봉사반’을 만들어 양성하자는 것이다.

 

 

‘젊은이 거점 본당’이 지닌 장점과 매력

 

첫 번째 제안은 ‘젊은이 거점 본당’ 지정과 운영이다. 필자는 교구에서 청년국장이자 삼덕젊은이성당의 주임 신부를 함께 맡고 있다. 대구시 중구 공평로의 ‘삼덕성당’은 2008년 9월 ‘삼덕젊은이성당’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젊은이 거점 본당이 되었다. 2012년 8월 24일부터는 주임 신부가 교구 청년국장을 겸임하고 있다.

 

본당에는 100여 명의 청년이 활동한다. 이들은 본당의 여러 단체에 속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본당에서는 한 해에 세 차례 세례식을 거행하는데(부활 세례반, 성모 승천 세례반, 성탄 세례반)해마다 100여 명이 세례를 받는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97명과 94명이었고, 올해는 성탄 세례반을 제외하고 63명이 세례를 받았다. 그 가운데 20-30대 청년층의 비율이 평균 50% 정도 된다(2016년 54명, 2017년 39명, 2018년 35명).

 

이것이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은 ‘젊은이 거점 본당’의 특징이다. 시내 중심가, 젊은이가 많이 모이는 곳에 자리한 성당은 분명 강점이다. 많은 약속과 만남, 쇼핑과 먹거리 등이 있는 시내 중심가는 젊은이들을 만나기에 편하고, 청년 사목을 하기에 매력적인 곳이다.

 

더욱이 신자 청년들은 시내 중심가에서 미사에 참례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들은 미사 전례에서 자신들이 속한 본당과는 다른 활발함과 생동감을 체험한다. 그 이유는 삼덕젊은이성당에서는 교구에서 활동하는 생활 성가 밴드와 본당 청년 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삼덕젊은이성당의 토요일 저녁 주일 미사는 대학생 생활 성가 밴드가 성가 반주를 맡는다. 또 주일 4시에 거행하는 ‘20대 청년 미사’는 본당 청년 밴드가, 주일 6시 ‘30대 청년 미사’는 두 생활 성가 밴드가 돌아가면서 반주를 맡는다.

 

미사에 참석한 젊은이들은 생활 성가 밴드의 반주에 맞춰 주님을 찬양하고 기쁜 마음으로 전례에 참석한다. 이런 역동적인 미사의 체험이나 은혜는 그들에게 잘 각인되어, 삼덕젊은이성당에서는 늘 이런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시내에 나오면 다시 찾게 되는 이유가 된다.

 

젊은이 거점 본당을 지정해 운영하자, 시간이 지나면서 교구 내 청년들은 삼덕젊은이성당이 청년들을 위한 성당이라고 인식하였고, 시간적 제약이나 여러 어려움(본당에서의 불화, 소수의 청년회로 말미암은 피로, 거리상 제약 등)으로 소속 본당에 가기 어려울 때, 자신들의 쉼터로 이 본당을 찾게 된다. 특히 판공 성사 기간에는 아주 많은 청년이 삼덕젊은이성당에서 고해성사를 본다. 이는 교구 청년 사목 안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젊은이 거점 본당’이 지닌 강점 가운데 하나이다.

 

또 하나의 강점은,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삼덕젊은이성당에서 해마다 세례를 받는 사람은 100여 명인데, 그 가운데 20-30대 청년층이 절반 정도 된다는 것이다. 예비 신자 교리반 개강을 알리는 현수막을 성당 현수막 게시대에 두어 달 걸어 놓으면, 지나다니는 이들이 보게 된다.

 

예비 신자 등록을 하러 온 이들 가운데 시내에서 직장 생활이나 일을 하는 젊은이가 많다. 이들에게 성당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물으면, 친구나 지인의 권유로 성당을 찾아왔다는 이도 있지만, 놀랍게도 현수막을 보고 고민하다가 스스로 성당에 다니고 싶어서 왔다는 청년도 꽤 많다. 이러한 사실은 무엇을 이야기해 주는가?

 

필자는 그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가운데 중요한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그들이 세속적인 삶에서 느끼는 갈증이다. 곧 영적 목마름이다. 일과 삶의 고단함에 지쳐 안식과 평안한 마음을 가지고 싶은데 인도해 주는 사람이 주위에 별로 없다. 물론 지인이나 친구의 권유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들 스스로 성당을 찾아오는 것을 보고, 누군가 이끌어주지 않아도 여전히 성령의 이끄심이 고단하고 힘겨운 사람들을 당신께 이끌고 계신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가며 보게 된 젊은이 거점 본당의 다양한 문화 행사와 청년들로 북적이는 성당이 그들에게 분명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내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자발적으로 예비 신자 교리반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청년 예비 신자 교리 봉사반’ 운영과 양성

 

두 번째, 청년 예비 신자 교리 봉사반의 운영과 양성을 제안한다. 요즘 주일 학교 청소년들도 그렇고 청년들도 같은 또래가 없으면 지루해하고 그 모임이나 만남이 오래가지 못한다. 이것이 청년 예비 신자 교리 봉사반 운영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필자는 굉장히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비 신자 교리 봉사반에 청년이 한두 명이라도 있는 본당이 과연 얼마나 될까? 청년이 처음 예비 신자 교리반에 왔는데, 청년 봉사자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교리반 시간뿐만 아니라 누리 소통망(SNS)을 통해 일상생활에서도 서로 소통하고 도움을 주니까 예비 신자들, 특히 청년 예비 신자들이 더 편안하게 가까이서 신앙을 접하게 된다. 이것은 중도에 탈락하는 것을 미리 방지하는 데도 중요한 구실을 한다. 곧 청년들끼리는 관계 형성이 빠르다는 것이다.

 

현재 삼덕젊은이성당의 예비 신자 교리 봉사자는 15-20명가량 되는데 대부분 청년이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청년을 교리 봉사반에 모을 수 있었을까?

 

물론 사목자나 협조자들의 관심과 애정이 중요하다. 그러나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교리 봉사자들과 예비 신자들의 관계가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다. 교리 봉사자들 가운데 많은 이가 1-3년 전에 세례받은 이들이다. 그들은 예비 신자 교리를 받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리 봉사자들의 수고와 헌신을 보게 된다.

 

예비 신자 청년들은 봉사자들과 좋은 관계뿐만 아니라 그들의 수고와 노고에 감사해한다. 그리고 6개월의 예비 신자 교리가 끝나면 새 영세자들도 교리 봉사반에서 봉사하도록 권유받는데, 시간이 되는 이들은 기꺼이 봉사를 자청한다. 그리고 예비 신자 교리 봉사반에 들어와 봉사하면서 교리를 다시 들을 수 있어 좋아한다. 그러는 가운데 친교가 이루어지고 신앙생활은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되어 본당 생활에 잘 적응하게 된다.

 

특히 봉사자들은 예비 신자들을 세례식까지 잘 인도한 다음, 세례 뒤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다. 물론 봉사자들도 함께하면서 각자에게 맞는 단체 활동을 권하고, 청년회뿐만 아니라 레지오 마리애 가입을 권면하기에 꾸준히 본당 청년회와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늘어난다.

 

2016년 1월, 부임할 당시에 청년 레지오 마리애는 한 팀뿐이었다. 그런데 현재는 네 팀으로 늘었고, 다달이 한두 명의 선서자가 나오고 있어 올 연말쯤에는 한 팀이 더 생길 것 같다. 이런 노력으로 올 4월에는 삼덕젊은이성당 청년 꾸리아가 설립되어 더 활기찬 청년 공동체의 모습을 띠고 있다. 청년들이 이곳에서 신앙의 위로와 힘을 얻고 있음을 필자는 날마다 체험하고 있다.

 

 

글을 맺으며

 

이상으로 본당 청년 사목을 하면서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두 개의 제안을 해 보았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제안이라 양해를 구한다. 각 교구나 지역, 본당에 따라 상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청춘은 젊은이들에게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누군가 얘기했다. 그렇다. 청년들은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청년은 단지 젊다는 이유만으로 지금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으며, 아낌없이 나누는 삶을 누릴 힘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청년 앞에 놓인 현실, 곧 세상과 사회는 여전히 녹록지 않고 각박하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무한 경쟁 속에서 표류하는 청년이 많다. 그런데도 경쟁에서 이기고 많이 가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 것을 아는 청년도 많다. 그러나 이들은 자꾸만 아웃사이더로 내몰리고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유조차 어려운 현실 앞에 좌절감을 가질 수 있는 청년들이다.

 

더욱이 세상에서 지치고 외로운 청년들은 위로와 더 많은 관심과 환대를 받고 싶어 한다. 이런 청년들의 마음을 교회가 품어 주어야 한다. 이 세상이 채워 줄 수 없는 그들의 갈증과 목마름에 대한 교회의 응답은,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라 ‘관심’과 ‘환대’가 그 출발점이다.

 

* 임종필 프란치스코 신부 - 대구대교구 청년국장이자 삼덕젊은이성당 주임이다.

 

[경향잡지, 2018년 10월호, 임종필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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