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GOOD NEWS 자료실

검색
메뉴

검색

검색 닫기

검색

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0일 (토)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신학자료

sub_menu

윤리신학ㅣ사회윤리
[환경] 피조물 보호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행동

170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1-20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행동

 

 

“성 프란치스코의 영감이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저 선하고 아름다운 모든 피조물과 더불어 더더욱 생생한 ‘형제애’의 의식을 지켜 나가도록 우리를 도와주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성인께서 인류 가족 안에 존재하는 저 위대하고도 숭고한 형제애에 비추어 모든 피조물을 존중하고 보살펴야 할 우리의 중대한 의무를 끊임없이 깨우쳐 주시기를 빕니다”(성 요한 바오로 2세, 제23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16항).

 

 

세 번의 미사

 

지난해 9월 5일 목요일 오후 2시 서울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대성당에서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이신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님의 주례로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가 봉헌되었습니다. 수백 명의 신자가 모여 한마음으로 창조 질서 보전을 위하여 기도했습니다. 미사 뒤에는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출발하여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시청역을 거쳐 다시 회관으로 돌아오는 피케팅을 진행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에도 많은 사람이 참여하여 피조물 보호의 중요성을 알렸습니다.

 

9월 21일 토요일 한낮에 천주교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고자 서울 혜화동 대학로 거리에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님이 주례하고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수백 명이 함께 봉헌한 이 미사는 당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기후 위기 비상 행동’ 집회에 앞서 천주교에서 마련한 시간이었습니다.

 

신자들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되새기고, 이 세상의 변화를 위해 함께 행동하자고 호소하며 마음을 모아 기도했습니다. 미사를 드린 뒤에는 여러 종교, 시민 단체와 함께 열린 집회를 이어 갔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은 대학로에서 종각역까지 함께 길을 걸으며 오늘날의 기후 위기에 정부가 응답할 것을 촉구하는 행진을 이어 갔습니다.

 

9월 26일 목요일 오전 11시 서울 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는 유경촌 주교님 주례로 다시 한번 피조물 보호를 위한 미사가 봉헌되었습니다. 미사 뒤 신자들은 명동 거리로 나가 오늘날의 기후 위기를 알리고 정부의 적절한 대응을 촉구하는 거리 행진을 이어 갔습니다. 준비한 피켓을 들고 신자들은지상의 순례자가 되어 조용히 명동 일대를 줄지어 걸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전해야 할 복음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그분의 창조와 구세사를 기억하며,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이루려는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합니다. 더불어 성찬례를 통해 주님과 일치를 이루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할 힘을 얻습니다.

 

지난 9월에 봉헌한 세 번의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이 세상 속에서 창조 질서 보전의 중요성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외쳤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하십시오.”라고 파견을 받은 신자들이 침묵 가운데, 때로는 소리를 내거나, 필요한 행동을 하고 피켓을 들어 복음의 정신을 담은 구체적인 메시지를 세상에 전했기 때문입니다. 기후 위기가 점점 심각해지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 하나를 실천한 것입니다.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해마다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제정하시며, 꼭 9월 1일이 아니더라도 이날부터 프란치스코 성인의 축일인 10월 4일 안에 여건에 맞는 날을 택해서 특별히 피조물 보호를 위해서 함께 기도하자고 믿는 이들을 초대하셨습니다. 지난해 9월에 봉헌한 세 번의 미사는 이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의 연장선에 있는 미사였습니다.

 

피조물이 놓인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면 교황님이 피조물을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내어 기도하자고 ‘기도의 날’을 제정하셨겠습니까? 인간 사회가 뿜어낸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급속하게 상승하는 이 시대에 피조물 보호를 위한 다양한 실천은 이제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피조물을 보호하지 않고서 앞으로의 세상은 인간 사회의 평화도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피조물과 함께하는 평화

 

이미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지금으로부터 삼십 년 전인 1990년 1월 1일 ‘창조주 하느님과 함께하는 평화, 모든 피조물과 함께하는 평화’라는 제목의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을 내셨습니다. 교황은 이 담화문에서 창조주 하느님의 계획에 인간이 등을 돌리면 다른 피조물의 질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하셨습니다. 교황은 강조합니다. “인간이 하느님과 평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지구 그 자체도 평화를 누릴 수 없습니다.”

 

하느님과 인간, 그리고 세상의 모든 피조물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어떤 관계로도 따로 분리되지 않습니다. 한 관계가 무너지면 다른 관계도 반드시 상처받고 무너지게 됩니다. 따라서 창조주이시며 구세주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피조물을 멸종으로 내모는 지금의 기후 위기를 결코 외면할 수 없습니다. 기후 위기를 외면하는 것은 곧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사랑의 계명을 외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인 한 분이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기후 위기를 세상에 알리고, 개인적으로도 생태계 보호를 위해 실천하면서 살았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기후 위기에 둔감하고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부족했는지 모릅니다. 아니, 그동안 피조물 보호와 창조 질서 보전을 위한 우리의 기도가 정말 부족했습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우리의 힘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식별할 때에도, 더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에도, 당신의 생명을 바쳐 온 세상을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러셨듯이 기도를 통해 성령께 의탁해야 합니다.

 

이제 인간의 힘으로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습니다. 지구의 생태계가 빠르게 망가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위험에 놓인 피조물들과 가난한 이들의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과 신음에 함께 아파해야 합니다. 진정, 그들의 신음과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지금이 바로 우리가 더 자주 모여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하며 마음과 힘과 지혜를 모아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위한 투쟁”(회칙 「찬미받으소서」,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에 더 헌신해야 할 때입니다.

 

* 백종연 바오로 - 서울대교구 신부. 생태환경사도직단체 하늘땅물벗의 영적 동반 사제이며, 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생태 영성과 생태 신학을 전공했다.

 

[경향잡지, 2020년 1월호, 백종연 바오로]


0 1,066 0

추천  0

TAG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로그인후 등록 가능합니다.

0 / 500

이미지첨부 등록

더보기
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