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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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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교황청 신앙교리성의 세례의 성사 양식문 변경에 관한 교리 공지

104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9-19

교황청 신앙교리성


“우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무에게 세례를 줍니다.”

이 양식문에 따라 수여한 세례의 유효성에 관하여 제기된 물음에 대한 답서

 

 

물음

 

1. “우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무에게 세례를 줍니다.” 이 양식문에 따라 수여한 세례는 유효한가?

2. 이 양식문에 따라 거행한 세례를 받은 자들은 절대적 형상으로(forma assoluta)* 세례를 받아야 하는가?  

 

 

답변

 

1. 유효하지 않다.

2. 그래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는 아래 서명한 신앙교리성 장관 추기경에게 허락하신 2020년 6월 8일 알현에서 이 답서를 승인하시고 이를 발표하도록 명하셨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에서

2020년 6월 24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장관 루이스 라다리아 페레르 추기경

차관 자코모 모란디 대주교

 

 

교황청 신앙교리성


세례의 성사 양식문 변경에 관한 교리 공지

 

 

최근 들어 “우리는 부모, 대부모, 조부모, 친지, 친구, 공동체의 이름으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무에게 세례를 줍니다.”라는 말로 집전되는 세례성사의 거행이 있었다. 성사 양식문의 의도적 변경이 도입된 것은, 아마도 세례성사의 공동체적 가치를 강조하고, 가족과 참석자의 참여를 드러내기 위한, 그리고 자칫 로마 예식서(Rituale Romanum)의 현행 양식문이 전달할 수도 있는 관념, 곧 거룩한 권한이 사제에게 집중되어 부모와 공동체의 유익에 반할 수 있다는 관념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1) 여기에는 사목적 차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동기들은 물론,2) 전승으로 전해 내려온 양식문을 그보다 시의적절하다고 여겨지는 다른 본문으로 대체하려는 옛 시도가 재천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미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이 조언한 바 있다. “여러 사람이 동일한 한 사람에게 동시에 세례를 줄 수 있는가?”(utrum plures possint simul baptizare unum et eundem)라는 물음에 성인은 이것이 집전자의 고유한 본성을 거스르는 관행이라며 부정적으로 답변했던 것이다.3)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누가 세례를 줄 때에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례를 주신다."4)고 공표하였다.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거룩한 공의회」(Sacrosanctum Concilium)의 이 공표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글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5) 그리스도의 현존으로 성사 거행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성사 거행에 당신의 힘(virtus)을 불어넣어 주시어 이를 유효하게 하신다는 뜻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주님께서 그 거행의 주인공이시라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실제로 교회는 성사를 거행할 때,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분리되지 않는 몸으로서 행동한다.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를 통하여 세우신 당신 몸인 교회 안에서 활동하시기 때문이다.6) 트리엔트 공의회가 장엄하게 공표한 성사들의 신적 제정과 관련된 교리가7) 전례 헌장에 인용되면서 그 자연스러운 발전과 참된 해석이 이루어졌다. 이처럼 두 공의회는 일곱 성사를 교회 행위에 종속시켜서는 안 되는 절대적 임의처분 불가성(assoluta indisponibilità)**을 선언함으로써 서로 보완하며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성사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시고 교회에 맡기시어 이를 수호하게 하셨다. 따라서 교회가, 비록 성령을 통하여 세워진 하느님 말씀의 해석자로서 그리스도께서 베푸신 성사적 은총을 표현하는 예식들을 어느 정도는 결정할 수 있지만, 교회 실존의 토대인 하느님 말씀과 그리스도의 구원 행위들 자체를 임의로 처분하지 못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로써 우리는, 성사들의 거행 양식과 무엇보다 성경에 명시되어 있고 교회의 예식 행위 안에서 그리스도의 몸짓을 명확히 알아보게 하는 요소들을, 교회가 수 세기에 걸쳐 그토록 소중히 지켜 온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도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다른 그 누구도 비록 사제일지라도 결코 자기 마음대로 전례에 어떤 것을 더하거나 빼거나 바꾸지 못한다.8) 성사의 거행 양식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는 것은, 실정 규범을 위반한 단순한 전례 남용이 아니라, 교회의 친교와 그리스도 활동의 인식에 상처를 입히는 것으로, 더욱 중대한 경우에는 성사 자체를 무효로 만든다. 전해 받은 것을 충실히 전수하는 것이 직무 행위가 가진 본성이기 때문이다(1코린 15,3 참조).

 

실제로, 성사들의 거행에서 주체는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그분의 몸인 교회로서, 이는 한데 모여 결합된 구체적 회중 안에서 드러난다.9) 그런데 이 회중은 합의체적(collegialmente)이 아니라 직무적으로(ministerialmente) 행동한다. 어떤 집단도 스스로 교회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회중 자체에서는 나올 수 없는 어떤 부르심에 힘입어 교회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전자는 회중을 모으시는 그분 현존의 표징인 동시에 전례 회중 전체가 온 교회와 친교를 이루는 자리가 된다. 다시 말해 집전자는, 성사가 어떤 개인이나 공동체의 자의적 행동에 종속되지 않고 보편 교회에 속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외적 표징이다.

 

집전자는 적어도 교회가 행하는 바를 행한다는 지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한 트리엔트 공의회의 규정은 이에 비추어 이해되어야 한다.10) 그런데 그 지향은 주관적으로 흐를 위험이 있는 내적 차원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고, 성사의 질료와 형상을 사용하여 정초(定礎)된 외적 행위로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행위는 집전자가 개별 성사의 거행 안에서 수행하는 것과, 교회가 그리스도 자신의 활동과 일치하여 수행하는 것 사이의 일치를 드러낼 뿐이다. 따라서 성사 행위는 집전자 개인의 이름으로가 아니라, 당신 교회 안에서 교회의 이름으로 행동하시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수행된다는 것이 본질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세례성사의 특수한 경우에, 앞서 설명한 그리스도론적이고 교회론적인 이유로, 집전자는 성사 양식문을 임의로 다룰 권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결코 집전자 스스로 부모, 대부모, 친지 또는 친구의 이름으로, 또는 성사 거행을 위하여 모인 회중의 이름으로 행동한다고 선언할 수 없다. 집전자는 교회의 전례 행위 안에서 완수되는 그리스도의 행위 자체에 대한 현존의 표징으로서 행동하기 때문이다. 집전자가 “나는 …… 아무에게 세례를 줍니다.”라고 말할 때, 그는 자기에게 맡겨진 역할을 수행하는 관료로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 몸인 교회 안에서 활동하시며 은총을 베푸시고 전례를 거행하는 구체적인 회중을 통해 “참교회의 진정한 본질”11)을 드러내시는 그리스도 현존의 표징으로서 직무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전례 행위는 사적인 행위가 아니라 일치의 성사인 교회, 곧 주교 아래 질서 있게 모인 거룩한 백성인 교회의 예식 거행”12)이기 때문이다.

 

또한 성사 양식문을 바꾸는 것은 교회 직무의 본성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 직무는 언제나 하느님과 하느님 백성에 대한 봉사이지, 성전(聖傳)에 속하는 행위를 통해 교회에 맡겨진 것을 마음대로 조작하는 권력의 행사가 아니다. 따라서 모든 세례 집전자는 근본적으로, 교회의 친교 안에서 행동할 의무를 인식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세례자 요한이 지녔다고 말한 그 확신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요한은 “그리스도 안에 그분만의 어떤 고유성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곧, 아무리 세례의 집전자들이 많았어도, 그리고 그들이 거룩한 사람이었든 죄인이었든, 세례의 거룩함은 오직 비둘기가 내려와 그 위에 머무신 분만의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요한이 그분을 가리켜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요한 1,33)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베드로가 세례를 줄 때에도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례를 주신다. 바오로가 세례를 줄 때에도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례를 주신다. 유다가 세례를 줄 때에도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례를 주신다.”13)

 

 

답서

* 역자 주: 스콜라 신학의 표현으로, 성사론에서 forma(형상)와 materia(질료)를 구별하여 성사의 forma는 구체적으로 성사 양식문(formula)을 통해 실재한다고 가르쳤다. 여기서 ‘절대적 형상으로’는 ‘본래의 완전한 형식으로’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공지

1) 실제로, 「유아 세례 예식」(Ordo Baptismi Parvulorum)을 유심히 분석해 보면, 예식 거행에서 부모, 대부모, 공동체 전체가 능동적 역할, 곧 참으로 고유한 전례 임무를 수행하도록 부름을 받았음이 드러난다(로마 예식서[Rituale Romanum], 「유아 세례 예식」[Ordo Baptismi Parvulorum],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8[제3판], 지침, 4-7항 참조). 공의회가 요구한 대로 이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누구나 교역자든 신자든 각자 자기 임무를 수행하며 예식의 성격과 전례 규범에 따라 자기에게 딸린 모든 부분을 또 그것만을 하여야 한다”(전례 헌장 28항).

2) 사목적 동기에 호소하는 일은 종종, 심지어는 무의식적으로, 어떤 주관주의로 흐르는 일탈과 조종하려는 의지를 은폐한다. 이미 지난 세기에 로마노 과르디니(Romano Guardini)가 상기시켰듯이, 신자는 개인 기도에서 자기 마음의 작용을 따를 수 있지만, 전례 행위에서는 “더욱 강력하고 심오한 원천, 곧 세기를 거쳐 고동쳐 온 교회의 마음에서 나오는 또 다른 작용에 자신을 열어야 한다. 전례 행위에서는 그에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것이나 그 순간에 그에게 바람직하게 보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R. Guardini, Vorschule des Betens, Einsiecleln/Ziirich, 1948, p. 258).

3) 성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Summa Theologiae), III, q.67, a. 6 c.

4)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거룩한 공의회」(Sacrosanctum Concilium), 1963.12.4., 7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한글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7(제3판), 17면.

5) 전례 헌장 5항 참조.

6) 전례 헌장 5항 참조.

7) 하인리히 덴칭거,  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규정‧선언 편람(Enchiridion Symbolorum Definitionum et Declarationum de Rebus Fidei et Morum: 이하 신경 편람), 헬무트 호핑 공편, 페터 휘너만 편집, 2014년(제44판), 1601항,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7년(제1판), 447면 참조.

** 역자 주: 절대적 임의처분 불가성(assoluta indisponibilità)이란 성사 수여의 정식을 집전자 임의로 바꿀 수 없다는 의미이다.

8) 전례 헌장 22항 3).

9) 가톨릭 교회 교리서(Catechismus Catholicae Ecclesiae), 1140.1141항 참조: “성사는 그리스도의 신비체로서 그 머리와 결합되어 있는 공동체 전체가 거행하는 것이다”(1140항); “전례를 거행하는 회중은 …… 세례 받은 이들의 공동체이다”(1141항).

10) 신경 편람 1611항 참조.

11) 전례 헌장 2항.

12) 전례 헌장 26항.

13) 성 아우구스티노, 「요한 복음 강해」(In Iohannis Evangelium Tractatus), VI, 7.

 

답서

<원문 : Congregazione per la Dottrina della Fede, Risposte a Quesiti Proposti sulla Validità del Battesimo Conferito con la Formula “Noi ti battezziamo nel nome del Padre d del Figlio e dello Spirito Santo”, 2020.6.24.>

 

공지

<원문 : Congregazione per la Dottrina della Fede, Nota Dottrinale circa la Modifica della Formula Sacramentale del Battesimo, 이탈리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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