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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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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예비신자 교리교육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연구하며

42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7-11-25

[지금 주교회의에서는 -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연구하며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주교회의 2010년 추계 정기 총회에서 한국 교회의 질적 심화와 내적 쇄신을 위한 현실 진단과 체계적인 사목 대안을 모색하고자 설립을 승인한 주교회의 산하 전문 연구 기관이다.

 

연구소는 주교회의 상임위원회(2017년 5월 8일 회의)의 결정에 따라 케리그마(kerygma), 곧 복음 선포 중심의 신앙 교육과 개신교의 교육 방식도 참조하여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의 문제점 진단과 개선안에 대해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연구하고 조사하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의 현실을 돌아보며

 

2016년 한국 천주교회의 성사 현황을 살펴보면, 세례성사를 받은 이는 81,998명으로 2009년(124,850명)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 비율은 전체 신자의 19.5%로 새 신자뿐만 아니라, 냉담 교우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교회 안의 상황을 마주하며,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의 문제점 진단과 개선안 조사 연구를 위해 본당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예비 신자들의 연령은 20대에서 70대까지 골고루 분포하고 있으며, 10명 중 3명은 자발적으로, 6명은 주변의 추천으로 천주교회를 찾았다. 여자 예비 신자가 남자보다 2대 1로 많았다.

 

설문 조사의 응답에 따르면, 예비 신자들은 교리 기간에 비해 너무 많은 내용을 배운다는 의견과 함께 이해하기 어려운 교리를 위해 보조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교리 교사들도 교리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였다.

 

일주일에 한 시간씩 한 번의 교리 시간 동안 교리의 내용 전달은 물론, 나눔까지 진행해야 하는 이들 교사는 주요한 교리 방법으로 보조 자료의 활용을 꼽았다. 하지만 적절한 자료를 찾기 어렵거나 강의실에 장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한 예비 신자의 70% 이상이 신앙 체험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교리 교육에서 신앙 체험의 정도가 이후 냉담 비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여러 사목국장 신부들의 의견을 토대로 살펴보면, 신앙 체험이 저조한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 하겠다. 예비 신자들의 기도나 신앙생활도 적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신앙생활은 신앙 체험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에, 신앙을 성숙시키는 기도와 전례, 일상에서의 신앙 실천과 체험이 예비 신자 교리 교육 과정에 충분히 담겨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후속 교육에 대한 문제이다. 세례성사를 받은 뒤 본당에 대한 소속감을 갖지 못한 채 교회에서 멀어지는 문제에 대해 많은 이가 공감하고 있다. 실제로 60% 이상의 본당에서 새 신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예비 신자 교리 교육 과정만으로는 교리 내용과 교회 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익히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갖기가 어렵다. 게다가 교리 교육이나 세례성사 직전에 대부모가 결정되어 예비 신자와 친교를 이룰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하다. 자칫 대부모가 세례성사만을 위해 필요한 것처럼 인식될 위험마저 있다.

 

이러한 문제점 진단을 토대로 연구소에서는 예비 신자 교리 교육 개선안을 마련하고자 초기 한국 천주교회와 개신교회, 외국 교회의 예비 신자 교리 교육 과정과 사례를 살펴보았다.

 

 

패러다임을 연구하며

 

한국 천주교회는 외국 선교사의 도움 없이 평신도를 중심으로 신앙을 받아들였다. 초기에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교리서를 중심으로, 이후에는 한글 교리서와 다양한 교회 서적들을 간행하여 신자들에게 널리 보급하였다. 박해에도 평신도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교리 교육이 이어졌다.

 

신자들의 모범적인 생활과 순교자들의 증거는 천주교 입교의 강력한 동기가 되었다. 가진 것을 서로 나누며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순교자들의 증거와 표징은 믿지 않는 이들을 교회로 이끌었다.

 

당시 교리 교육은 명도회와 전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교리서를 기초로 평신도가 교리 교육과 성사를 준비하면 사제는 미사와 성사 집행으로 공동체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리고 신심 단체의 활동이 교리 교육 과정과 긴밀히 연결되어 교회 전체의 공동 사목으로서 교리 교육이 이루어졌다.

 

오늘날 교리 교육도 지속적이고 순환적으로 계획되어야 하며, 신앙 체험의 병행 프로그램들이 본당 환경에 맞춰 이루어져야 한다.

 

다음으로, 한국 개신교 과정을 살펴보았다. 가장 많이 실시하고 있는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은 과정별 이름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전도, 정착, 양육, 훈련, 새 신자 재생산 훈련의 과정을 따르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전도를 시작으로 평신도 지도자를 재생산하는 과정에 이르는 포괄적 과정으로, 각 단계 사이를 긴밀히 연결시키고 있다.

 

소그룹 교육과 새 신자와의 일대일 양성 프로그램은 교회 생활만이 아니라 일상생활 안에서도 새 신자와 인격적 관계를 맺도록 도와준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새 신자들은 정체성과 소속감을 갖게 되고, 신앙 간증을 통해 자신의 신앙 체험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눈다. 이러한 개신교의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분석하여 우리 교회에 맞는 심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 주교회의는 로마 표준판 「어른 입교 예식」을 미국 교회의 상황에 맞게 작성하여 실행하고 있다. 특히 뉴욕대교구는 이를 기반으로 본당의 예비 신자 입문 교육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도움을 주고자 「어른 입교 예식 지침서」를 작성하였다.

 

뉴욕대교구의 지침서는 전례주년의 흐름에 함께하면서도 좀 더 성경을 중심으로, 특히 주일 미사의 독서를 중심으로 교리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의 점진적인 영적 여정에 더욱더 주목한다. ‘받아들이는 예식’과 ‘선발 예식’을 앞두고 예비 신자들은 그에 합당한 회심의 모습을 외적으로 보여 주어야 하고, 교리 교사들은 이를 제대로 식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국 주교회의 규정은 세례받은 다음 일 년 동안 신비 교육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곧 최소 한 달에 한 번씩 일 년 동안 신비 교육을 위한 모임을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 약 80%의 미국 본당에서 이 교육 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 교회도 교구 상황에 맞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지침이 제시되어야 한다.

 

 

통합 프로그램을 제안하며

 

연구소는 현황 조사와 사례 연구를 종합하여 예비 신자 교리 교육부터 세례 뒤의 후속 교육과 심화 교육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통합 프로그램을 제안하였다. 통합 프로그램은 예비 신자 교리 교육 6개월(24주), 후속 교육 1년(12회), 심화 교육 6주로 총 1년 8개월간의 지속적인 교리 과정이다.

 

교리 내용은 네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다. 핵심 교리를 전달하는 케리그마 교리 교육, 공동체 구성원들과의 나눔과 신앙 체험 프로그램을 동반하는 친교, 한국 상황에 맞는 단계별 입교 예식을 포함한 전례와 기도, 그리고 사도적 생활로서의 봉사와 사랑의 실천이다.

 

예비 신자 교리 교육은 이 네 가지 차원의 교리 내용을 담아 지금처럼 6개월 과정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후속 교육은 새 신자들이 공동체에 대한 정체성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으로, 세례성사 한 달 뒤 첫 고해성사를 시작으로 이루어진다. 한 달에 한 번씩 일년간 대부모나 후견인이 동반하는 전례와 나눔으로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6주 과정의 심화 교육은 새 신자들을 대상으로 앞선 교리 교육에서 부족했던 교리를 전달하거나 견진성사를 준비하는 일반 신자들의 견진성사 교리 교육 또는 전체 신자 재교육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다.

 

통합 프로그램은 핵심 교리를 누구에게나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다. 그래서 본당을 옮기더라도 동일한 과정의 교리 교육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예비 신자 교리 교육에 공동체 신자들이 함께 참여함은 물론, 신심 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본당 사목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 천주교회는 무엇보다도 자발적 복음화의 토대 위에 세워진 유일한 교회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성인을 가진 교회이다. 박해와 일제 강점기, 육이오 전쟁을 거치면서도 한국 교회는 꾸준히 발전했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는 믿음과 희망, 사랑의 가치들을 공유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한국 교회는 세계 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위기와 도전 앞에 서 있다. 이런 때에 예비 신자 교리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는 과정은 한국 천주교회의 복음화의 힘을 키우는 것이자 교회와 세상에 씨를 뿌리는 일이 될 것이다.

 

* 김정은 데레사 -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경향잡지, 2017년 11월호, 김정은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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