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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0일 (토)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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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소곤소곤 교리: 기도와 예배

210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1-20

[소곤소곤 교리] 기도와 예배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진실한 예배에 목말라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으신 줄 알고 있는데 기도와 예배에 목말라하신다니, 좀 과장된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질문을 보면서 멋모르고 주일 학교에 갔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과연 이 질문의 대답처럼, 내 스스로가 진정한 예배자인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제품을 받은 뒤 흘러간 세월 속에서 과연 나는 주님께 진실한 예배자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뜻하지 않았던 10년이라는 유학 생활을 지내고, 본당에 부임했지만 고작 2년여의 짧은 시간을 지내고 이동해야 했을 때의 아쉬움과도 마주했습니다.

 

그 뒤 신학교 교수직을 맡으면서 신학생들과 어울렸던 10년의 세월도 새로이 돋아나더군요. 거기에다 교구청에서 선교사목국장으로 지낸 4년이 보태지고 나니 어느새 중년의 나이를 훌쩍 넘어선 제 자신과 마주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이제 월평본당에 짐을 풀고 다시 본당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본당에서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며 얻는 기쁨을 만끽하는 중입니다. 본당 사제의 행복은 교우분들과 함께 마음 모아 미사를 봉헌하는 일이라는 고백으로 글을 열고 싶습니다.

 

 

하느님의 영과 인간의 영이 만나서

 

사실 세상의 그토록 많은 사람이 수많은 것을 향하여 예배하며 살아갑니다. 무엇인가에 기대어 예배드리며 소원을 비는 마음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일 텐데요. 그럼에도 이런 기복적 예배는 그리스도인의 예배와는 전혀 다릅니다. 우리에게 예배란 하느님의 영과 인간의 영이 만나서 서로 교제를 나누는 일이고, 형식이나 의식을 넘어 진정으로 하느님과 만나 합일되는 시간이니까요.

 

성경의 마지막 책인 묵시록은 시작부터 끝까지 예배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하느님 나라란 날마다 순간마다 하느님을 찬미하고 경배하는 곳임을 알려 주지요. 그런 의미에서 “예배는 날마다 순간마다 기쁨과 환호로 주님을 찬미드리는 하늘 나라의 삶을 연습하는 시간”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일 미사 시간이 지루하고 재미없다면 하늘 나라 생활도 재미없을 것이란 설명을 덧달겠습니다.

 

또한 성경은 하느님께 예배를 드렸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카인의 아픈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요. 이것이야말로 예배자의 마음이 온전치 못할 때, 주님에 대한 희생 제사가 카인의 예배로 추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온 재산을 바치고 자신의 전부를 봉헌할지라도 마음이 진실하지 못할 때, 결코 주님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뜻이니까요. 때문에 주님께 합당한 예배가 되려면 진심으로 그분을 경외하는 마음과 당신께 기쁨을 드리려는 정성이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인간은 거룩하신 주님 앞에 온전히 설 수 없는 존재입니다. 크나크신 주님 앞에서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죄인이지요. 그러기에 주님께서는 당신 앞에서 몸을 숨길 수밖에 없는 죄인인 인간의 처지를 가엾이 여기셨습니다. 우리의 온전한 제사를 위해서 당신의 아들 예수님을 희생시키셨습니다.

 

마침내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높은 벽을 손수 허물어 주셨습니다. 하느님과 인간이 서로 사랑을 표현하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지요. 그리하여 우리가 바치는 예배의 본질이 오직 주님을 향한, 주님에 의한, 주님을 위한 미사가 될 수 있도록 자비를 베푸신 것입니다.

 

 

참된 예배를 위해서

 

요한 사도는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의 만남을 전해 주며 참된 예배의 의미를 잘 설명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이 여인의 의문이 주님과 대화를 통해서 술술 풀린 점에 주목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배의 장소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녀에게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배의 대상이라는 점을 일깨워 주셨는데요. 이로써 우리는 참된 예배를 위해서 바로 지금이 가장 좋은 시간이라는 것, 바로 여기가 가장 귀한 장소라는 사실을 명심하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바로 이때, 지금, 내가 자리한 이곳이 예배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참된 예배란 지금 이 순간을 복음에 비추어 살아가는 거룩한 작업이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그리스도인에게 예배는 하느님과 깊은 사랑에 빠지는 신비의 행위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예배의 값어치가 하느님에 대한 마음의 간절함에 따라 좌우되는 이유이지요.

 

그러기에 하느님께 예배를 드린다면서도 실제로는 물질과 향락과 권력을 섬기지는 않는지 스스로를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혹여 유한한 것이나 없어질 것, 또는 허무한 것이나 자기만족을 위해서 예배를 드린다면 이는 헛된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미사는 소원을 성취하려는 기복 행위가 아니며 오직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기에 그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예배를 기뻐하십니다. 우리의 기도와 예배가 참되도록 성령으로 함께하십니다. 우리 마음이 성령의 이끌림을 받도록 돕고 또 도우십니다. 그 은총에 힘입어 우리는 진심으로 천지의 창조주, 주님께 온전한 경배를 드릴 수 있습니다. 마침내 참되고 진실된 예배에 목말라하시는 그분의 목마름을 해소시켜 드릴 수 있습니다. 이제 주님의 말씀을 깊이 새기고 더 이상 마음이 혼란해지지 않도록 잘 정돈하시기 바랍니다.

 

* 장재봉 스테파노 – 부산교구 선교사목국장으로 지낸 4년을 주님의 ‘개인 레슨’ 기간이었다고 믿는다. 그 배움을 본당 사목에 실천하고자 ‘하느님의 눈’, ‘성모님의 눈’, ‘신자들의 눈’, ‘가난한 이웃의 눈’으로 월평본당을 꾸리려 애쓰는 주임 신부다.

 

[경향잡지, 2019년 1월호, 장재봉 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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