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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자료
[구약] 성서의 해: 모세 - 하느님과의 첫 만남(탈출 3-4장)

468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5-12

[2019 사목교서 ‘성서의 해Ⅰ’] 모세 – 하느님과의 첫 만남(탈출 3-4장)

 

 

탈출기는 이스라엘의 이집트 탈출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앞서, 이집트 상황들을 비교적 상세하게 알려주었습니다. 요셉을 알지 못하는,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파라오에 의해서 온갖 탄압과 고난을 받는 모습을 들려주었지요. 그 이야기와 동시에 들려주는 이야기는 바로 모세의 출생 이야기입니다. 탈출 2장의 출생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모세는 오경의 마지막 책 신명기의 마지막 장인 34장에 이르기까지 “이집트 탈출과 광야의 여정 드라마”에서 하느님과 함께 주연배우로 등장합니다. 모세의 이야기는 출생 직후부터(탈출 2장) 시작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신명 34장) 이어집니다. 성경에서 가장 많은 장(章)에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많이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인물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그의 삶에 대한 총평을 성경은 어떻게 하였을까요? 모세의 죽음을 전해 준 신명기는 그의 장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난 후에 이렇게 평가합니다: “이스라엘에는 모세와 같은 예언자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주님께서 얼굴을 마주 보고 사귀시던 사람이다”(신명 34,10). 모세가 위대한 이유는 그가 주님과 얼굴을 마주 보고 사귀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하느님과 함께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위대하며, 하느님께서 그와 함께하셨기 때문에 그가 파라오와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큰 위업을 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위대한 인물 모세의 이야기를 탈출기는 차근차근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탈출기가 전해주는 모세의 첫 모습은 하느님의 뜻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위대한 예언자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하지요. “타지 않는 떨기나무” 이야기입니다. 떨기가 불에 타는데도 타서 없어지지 않는 가운데 모세가 하느님과 만나는 장면이 탈출 3-4장에서 전개됩니다. 이 장면은 긴 대화로 우리에게 약간 지루함을 줄 수 있지만, 토라(창세기에서 신명기)에서 하느님과 인간이 나눈 가장 긴 대화입니다. 총 13회를 하느님과 모세가 주고받으면서 대화가 진행됩니다.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겠지요.

 

이 대화는 하느님의 명령으로 시작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탈출 3,10).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모세는 하느님의 말씀이요, 하느님의 명령에 대해서 “예! 알겠습니다!” 하면서 즉각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한 번도 아니고 다섯 번에 걸쳐서 하느님의 명령을 거부할 명분을 찾습니다. 물론, 하느님도 거부에 대한 이유를 하나하나 무력화하면서 대화가 진행됩니다: 모세의 자기 비하(탈출 3,11), 하느님 이름에 대한 물음(탈출 3,13), 백성들의 불신에 대한 걱정(탈출 4,1), 말솜씨가 없음(탈출 4,10), 합당하지 않은 자기 자신(탈출 4,13)을 이유로 삼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하느님 사명에 대한 부당한 인물이라고 설파합니다. 하지만, 하느님도 만만치 않으십니다. 모세의 부정적 응답에 대한 이유를 하나하나 제거해 주시면서, 모세만 가능하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모세와 함께 있겠다는 약속(탈출 3,12), 하느님의 이름 계시(탈출 3,14-15), 기적의 능력 부여(탈출 4,2-9), 하느님의 보증(탈출 4,11-12), 대변자 아론의 선정(탈출 4,14-17)으로 응수하십니다.

 

다섯 번에 걸친 저항 후에, 모세는 결국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사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합니다.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가장 위대한 예언자라고 칭송받는 모세도 하느님과의 첫 만남에서 그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는 모습이 아니라, 도망가고 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느님과의 만남을, 관계를 그렇게 시작하였습니다. 모세는 처음부터 하느님의 부르심에 저항도, 반항도 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거부합니다. 그렇게 저항으로 시작하지만, 그는 점차 충실한 주님의 종이 되었고, 하느님 백성 이스라엘과 함께 탈출을 준비합니다. 하느님의 사람은, 처음부터 성숙해서 선택되고 부르심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선택을 받으면서 거기에 합당한 모습으로 성장해나가는 것이지요. 우리의 신앙심, 우리의 모습, 됨됨이. 그것이 바탕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과 이를 위한 노력을 놓치지 않고 살아간다면, 우리도 모세를 닮은 하느님의 사람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2019년 5월 12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인천주보 3면, 박형순 바오로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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