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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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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자료
[신약] 요한 묵시록 함께 읽기: 창조와 구원 그리고 일곱 봉인 개봉 환시

464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3-12

[요한 묵시록 함께 읽기] 창조와 구원 그리고 일곱 봉인 개봉 환시 (1) 4장 1절-5장 14절

 

 

머리말(1,1-8)과 구원받기 위한 회개를 강조하는 일곱 교회의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 형태의 ‘예언 부분’(1,9-3,22)에 이어 선과 악 사이의 최후 결전과 심판을 강조하는 세상 종말에 대한 환시 · 심판 · 새 세상에 대한 환시를 전하는 ‘묵시 부분’(4,1-22,5)이 이어집니다. 1-3장까지 묵시록의 저자 요한의 위치는 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4장부터는 천상으로 장소가 옮겨지고, 환시와 더불어 본격적인 묵시의 내용이 전개됩니다. 4-5장은 이어지는 내용 전체의 입문 구실을 하는데 4장은 창조에 관한 환시를 보여주고, 5장은 구원에 관한 환시를 알려줍니다. 6장 1절-8장 5절은 어린양이 일곱 봉인들을 뜯는 환시를 보여줍니다.

 

 

천상 어좌와 경배의 환시를 본 요한

 

4장 1-21절에서 천상으로 초대된 요한은 나팔 소리같이 울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큰 목소리를 또다시 듣습니다. 이 소리를 들으며 성령께 사로잡힌 요한은 천상 어좌와 경배의 환시를 봅니다. ‘어좌에 앉아 계신 분’이란 표현은 묵시록에서 열두 번 나오는데(4,2.9.10; 5,1.7.13; 6,16; 7,10.15; 19,4; 20,11; 21,5) 하느님의 이름을 에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어좌’는 천상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로 통치권을 상징합니다.

 

4장 2-11절은 하늘 성전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어좌에 앉아 계신 분’의 구체적인 모습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보석들을 통해 하느님의 속성, 곧 거룩함과 정의와 자애를 알아차릴 수 있을 뿐입니다. 벽옥은 투명한 보석으로 하느님의 거룩함을 상징하고, 붉은 보석인 홍옥은 손에 들고 있으면 붉은 숯불을 쥐고 있는 듯하여 죄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과 정의를 상징하며, 무지개 빛깔이 도는 취옥은 노아의 계약에서 보인 하느님의 자애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느님의 어좌 둘레에는 흰옷을 입고 머리에 금관을 쓴 원로 스물네 명이 스물네 개의 어좌에 앉아 있습니다. 스물넷이라는 수는 열두 지파와 열두 사도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열두 사도의 기초 위에 세워진 신약의 그리스도 교회는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계승하는 참된 하느님의 백성입니다. 그리고 이 하느님 백성을 대표하는 이들이 바로 천상의 스물네 원로들인 것입니다. 한편 스물넷은 성전에서 차례로 예배를 담당하는 사제들의 스물네 조(1역대 24,3-19)를 떠올리게 합니다. 곧 묵시록의 원로들은 성전에서 봉직하는 사제들처럼 하느님을 예배하는 역할을 맡습니다(묵시 5,8-11; 11,16-18; 19,4). 원로들이 입고 있는 흰옷은 거룩한 사제복이요, 그들이 쓰고 있는 금관은 통치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요한은 어좌 앞에서 타오르는 일곱 횃불을 하느님의 일곱 영과 동일시하는데, 이 일곱 영은 한 분 성령을 가리킬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하느님을 모시는 최고위 일곱 천사(유다교 전승에 따르면,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우리엘, 라구엘, 사리엘, 르미엘의 일곱 대천사: 외경 1에녹 20,1-8)로 이해하는 것이 더 어울립니다. 어좌 한가운데와 그 둘레에 있는 사자, 황소, 사람 얼굴, 독수리 같은 여섯 개의 날개를 지닌 네 생물에 대해 알려줍니다. 사자는 고고함, 황소는 강함, 사람 얼굴은 슬기로움, 독수리는 빠름을 상징합니다. 이 네 생물에게 사방으로 또 안으로 눈이 가득 달렸다는 것은 온 세상을 항상 꿰뚫어 보시는 하느님의 능력을 나타냅니다. 네 생물은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이사 6,3 참조)라고 창조주 하느님의 지극히 거룩하심을 최상급의 삼중 형태로 찬양합니다. 삼중 찬양에 이어 “전능하신 주 하느님 전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시며 또 앞으로 오실 분!”이라고 하느님의 전능하심과 영원하심을 노래합니다. 이제 스물네 원로가 어좌에 앉아 계신 분 앞에 엎드려 경배하는 모습을 봅니다. 이제 그들은 하느님께 순종하고 충성을 다하겠다는 표시로 자신들의 금관을 어좌 앞에 던지며 외칩니다. ‘주님, 저희의 하느님. 주님은 영광과 영예와 권능을 받기에 합당한 분이십니다. 주님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셨고 주님의 뜻에 따라 만물이 생겨나고 창조되었습니다.’(10-11절) 도미티아누스 황제가 찬탈한 ‘주님이요 저희 하느님’이라는 신적 칭호를 하느님께 되돌려드리는 것입니다.

 

 

봉인된 두루마리와 어린양을 통한 구원의 환시(5,1-14)

 

고대 근동의 책은 파피루스 또는 양가죽을 이어 만든 두루마리를 원통 막대에 달아 만 다음 끝부분을 마감하고 인장을 찍는 봉인을 함으로써 공적 성격을 더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좌에 앉아 계신 분의 오른손에 들린 두루마리는 두 가지 특징을 지닙니다. 안팎으로 글이 적혀 있고, 일곱 번 봉인되었다는 것입니다. ‘글이 안팎으로 적혀 있다’는 것은 계시의 내용이 충만하고 결정적이라는 뜻이요, ‘일곱 번 봉인되었다’는 것은 그 내용이 완전히 밀봉되어 감추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봉인을 뜯고 두루마리를 펴거나 들여다보기에 합당한 이가 없음에 슬피 우는 요한에게 원로 한 분이 “울지 마라. 보라, 유다 지파에서 난 사자, 곧 다윗의 뿌리가 승리하여 일곱 봉인을 뜯고 두루마리를 펼 수 있게 되었다”고 말씀합니다. 요한은 어좌와 네 생물과 스물네 원로 사이에 살해된 것처럼 보이는 일곱 뿔과 일곱 눈을 가지신 ‘어린양’이 서 계신 것을 봅니다. 이 환시는 파스카 신비를 계시하는데, 어린양이 살해되셨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가리키고, 서 계신다는 것은 부활을 가리킵니다. 유다 지파 다윗 가문에서 난 사자가 어린양이십니다. 이제부터 어린양은 명시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칭호로 나타납니다. 어린양의 일곱 뿔은 완전한 권능을, 일곱 눈은 완벽한 통찰력을 지녔음을 뜻합니다. 어린양은 어좌에 앉아 계신 분에게서 두루마리를 건네받으심으로써 권위와 더불어 소명을 받습니다. 어린양의 발 앞에 엎드린 네 생물은 하느님을 모시는 커룹들이고, 스물네 원로는 그리스도 교회를 대표하는 이들입니다. 네 생물과 원로들은 ‘성도들의 기도’를 올려 드립니다. 이 대목은 지상 교회가 천상 전례에 동참하는 것을 일깨워주며, 사도신경의 “성인들의 통공을 믿으며”를 떠올리게 합니다.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어지는 ‘새 노래’에서 드러나듯 모든 사람들을 속량하시어 하느님께 바쳤으며, 한 나라를 이루고 사제들이 되게 하시고 땅을 다스릴 수 있게 하셨습니다. 수많은 천사들이 ‘새 노래’에 대한 응답으로써 살해된 어린양께 ‘권능, 부, 지혜, 힘, 영예, 영광, 찬미’의 일곱 찬양을 노래합니다. 이어서 모든 만물과 네 생물과 원로들도 어좌에 앉아 계신 분과 어린양께 찬양을 드립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19년 3월호, 조성풍 신부(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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