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약] 성경 속 희망의 순례자들: 희망의 순례자 토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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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7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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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희망의 순례자들] 희망의 순례자 토비야
갈릴래아의 납탈리 지방에서 아시리아의 니네베로 유배를 온 한 가족의 이야기는 어떤 상황에서든 희망의 꽃이 필 수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이 가족의 가장인 토빗은 고국에서나 외국 땅에서나 한결같이 주님께 충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친척과 동족에게 자선을 베풀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버려진 동족의 주검을 거두어 준 자선 행위 끝에 눈이 멀게 되었고, 아내의 삯바느질로 생계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토빗은 아들 토비야를 라게스에 사는 친척 가바엘에게 보내어 예전에 맡겨 둔 돈을 찾아오게 합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설고 먼 길을 가야 했던 토비야는 그와 동행할 안내자를 구하였고, 다행스럽게도 동족 청년 아자르야를 만나게 됩니다. 토비야는 아자르야와 그 집의 개와 함께 길을 떠납니다. 토비야에게 이 여정은 위기의 연속인 동시에 성장과 성취, 우정과 사랑을 얻는 하나의 모험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부모에게는 믿음과 의심, 확신과 불안이 뒤섞인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믿음과 확신이 희망을 꽃피게 한다면, 의심과 불안은 희망을 시들게 합니다.
토비야가 이 여정에서 마주한 모든 위기는 아자르야의 도움으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됩니다. 토비야는 강에서 발을 씻다가 커다란 물고기에게 물릴 뻔 하였지만 그 물고기를 잡아 양식을 마련하고, 쓸개와 염통과 간은 따로 보관하였습니다. 라게스로 가는 도중에 있는 엑바타나에서는 친척 라구엘의 집에 묵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라구엘의 딸 사라를 불행에 빠트린 아스모대오스라는 악귀를 물고기의 염통과 간을 태워 쫓아내고, 토비야는 사라를 아내로 얻습니다.
혼례를 치르자마자 토비야는 서둘러 길을 떠나 집으로 돌아옵니다. 빈 손으로 길을 떠났던 그는 아자르야가 가바엘에게 가서 대신 받아온 열 탈렌트라는 엄청난 돈과 아내 사라, 그리고 장인의 재산의 절반을 받아 돌아옵니다. 그리고 아자르야의 안내에 따라 토비야는 물고기 쓸개를 아버지 눈에 발라 시력을 되찾게 합니다. 이렇게 하여 이 가족에 드리운 불행의 그림자는 사라집니다. 그러자 온 가족이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하신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그들은 이 모든 복의 원천이 하느님이심을 고백하며 크게 기뻐합니다.
마지막으로 토비야의 동행자인 아자르야가 자신의 정체를 밝힙니다. 그는 토빗과 사라가 바친 눈물 젖은 기도를 들으신 하느님께서 그들의 기도에 응답하기 위해 파견하신 라파엘 천사였습니다. 천사는 그들에게 하느님께서 행하신 모든 일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분을 찬미하고 찬양할 것을 명합니다. 그리고 진실한 기도와 의로운 자선이 이런 복을 가져왔음을 강조합니다. 토비야의 여정은 분명 불행 가운데서 시작된 것이었으나 이 여정이 희망의 순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자르야, 곧 라파엘 천사 덕분이었습니다.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에서 눈을 떼지 않는 한 우리의 순례 역시 희망찬 순례가 될 것입니다.
[2025년 11월 9일(다해)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평신도 주일) 서울주보 4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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