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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칼럼: 평범함 안에 숨은 특별함 발견하기

16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13:05

[도서칼럼] 평범함 안에 숨은 특별함 발견하기

 

 

교회의 전례력을 가장 광범위하게 아우르는 시기는 연중 시기로 전례력 안에서 총 34주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연중 시기는 다른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요하거나 특별한 전례 시기에 속하지 않으며 그리스도 신비의 어떤 특수한 측면을 준수하지 않는, 오직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에 시선을 두는 부분을 가리킵니다.

 

이 같은 특성을 지닌 연중 시기를 저는 ‘평범함에 집중하되, 그 평범함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시기’로 여깁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개인의 일상과 눈에 띄는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 세상사의 흐름, 그 안에서 무력감을 느끼기 쉬운 우리에게 연중 시기는 한 해의 전례력 안에서 가장 긴 시간을 무미건조하게 차지해 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평범함 속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집중하는 성경 속 예수님의 모습에 깊이 집중하는 시기로 연중 시기를 받아들입니다. 그런 연중 시기는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쉬운 우리네 일상 안에서 미세하게 변화되는 지점들을 포착해 내는 섬세함을 제공합니다. 또 변화의 폭이 느껴지지 않는 세상사의 흐름을 이전보다 더 긴 흐름으로 인식할 수 있는 마음의 여지를 갖추도록 이끕니다. 이처럼 연중 시기는 우리네 평범함 안에 숨어있는 특별함을 깨우쳐 주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현정 아나운서의 에세이 《유일한, 평범》을 읽으며 연중 시기의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특별히 “이렇게 미지근한 나의 삶에, 그 안에서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버둥대는 나에게, 애정을 주고, 인정을 주고 싶다. 이 모습도 만족스럽다고. 그런 마음을 발아래 디디고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발걸음을 내딛는 슬로모션이 여기 담겼다.”는 프롤로그 속 작가의 포부가 평범한 삶 속에서 유일함과 특별함을 발견해 내기 위한 의지를 사치처럼 여기기 쉬운 독자들의 마음을 다독여 줍니다. 이어서 작가의 ‘평범해 보이지만 유일하고 특별했던 일상’ 속 여러 경험과 체험, 밀려온 감정과 떠오른 생각 등으로 꾸려진 이야기들은 서로의 일을 나의 일처럼 여기며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함, 다르지 않아 보이는 개개인의 평범함 속에 담긴 미세한 차이를 느끼고 그 차이를 존중해 줄 수 있는 섬세함 등을 공유합니다. 이처럼 작가의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으로부터 번지는 유일무이한 특별함은, 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꾸어 나가는 모든 범인(凡人) 독자들의 마음을 특별함으로 인도합니다.

 

《유일한, 평범》에 담긴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네 존재를 감싼 평범함에 특별함을 부여할 수 있는 너른 마음을 품게 됩니다. 더불어 평범하게만 보이던 세상사의 흐름 속에 내재된 유일무이한 특별함을 알아볼 수 있는 안목과, 타자의 평범함 안에 감추어진 특별함을 발견해 낼 줄 아는 마음을 갖추게 됩니다. 지금 우리가 평범하게 흘려 보내고 있을 연중 시기를 향한 마음을 특별하게 다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5년 10월 12일(다해) 연중 제28주일(군인 주일) 서울주보 7면, 구본석 사도요한 신부(국내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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