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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5년 10월 11일 (토)연중 제27주간 토요일선생님을 배었던 모태는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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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 위령기도 해설3: 임종과 운명, 위령기도

269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10-09

[돋보기] 위령기도 해설 (3) 임종과 운명, 위령기도

 


1. 도로 받으시옵소서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남기고 하느님께 돌아가는 순간 자신을 그분께 맡기고 차분히 임종하는 이도 있지만, 인간적인 두려움과 아픔 때문에 그간 잘 지켰던 신앙이 흔들리는 이도 있습니다. 가족과 신앙 공동체는 지난날 지은 모든 죄를 용서하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끄신다는 믿음과 희망으로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맡기도록 임종하는 이를 도와야 합니다.

 

주님의 자비와 은총에 모든 것을 의탁하는 시편 제129(130)편은 대표적인 참회‧탄원 시편입니다. 우리가 죄를 용서받고 주님의 자비를 바랄 수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과 부활로 영원한 생명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 시편은 죄를 지어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진 영혼의 아픔을 나타내면서도 그분의 은총을 애원하는 내용 때문에 죄로 인해 고통받는 영혼들이 즐겨 부르는 장례와 위령기도의 핵심입니다. 사람은 나약해서 죄를 지을 수밖에 없고 그 죄는 하느님만 용서해 주실 수 있습니다. 어떤 죄에 빠졌을지라도 결코 절망하지 말고 용서하시는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죄를 뉘우치며 용서와 자비를 기다려야 합니다.

 

시편 39편은 고통을 이기지 못해 주님을 찾았을 때 그분께서 자기의 하소연을 기꺼이 들어주셨다며 기뻐하고 감사해하는 탄원‧감사 시편입니다. 죽음의 고통과 두려움을 희망과 행복으로 바꾸어 주시는 주님께 바쳐야 할 예물은 주님의 말씀이 살아 있는 자기 몸과 마음뿐입니다. 임종할 때 전심전력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면 그분께서는 반드시 들어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을 떠나는 이나 보내는 이들이나 영원한 생명을 누릴 주님의 나라로 간다는 희망과 기대로 이 시편을 힘차게 불러야 합니다.

 

시편 제50(51)편은 대표적인 참회 시편입니다. 구약성경 사무엘 하권 11~12장을 보면, 계속해서 비열(鄙劣)한 짓을 이어가는 뻔뻔한 다윗과 함께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주님께 용서를 간청하는 또 다른 다윗의 모습이 생생하게 나타납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보아야 할 점은 엄청난 죄악을 저지르고도 버티는 낯 두꺼운 다윗이 아닙니다. 비록 임금답지 못한 짓을 자행(咨行)하고 숨기려고까지 했지만, 자기 잘못을 깨달았을 때는 진심으로 뉘우치고 돌아설 수 있는 참된 용기와 믿음을 지닌 다윗입니다. 아무리 깊은 죄악에 빠졌을지라도 진심으로 그 잘못을 뉘우치면 ‘돌아온 아들의 아버지’(루카 15,11-32)처럼 모든 죄를 용서하고 다시 받아주시는 한없는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그분께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 신앙 선조들이 주로 바치던 화살기도는 “예수, 마리아” 또는 “예수, 마리아, 요셉”이라는 짧은 외침이었습니다. 위기를 만날 때마다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을 주시도록 주님께 간구(懇求)하고, 어려움에 빠진 우리를 위해 주님께 빌어 달라고 성모님과 성인들에게 간청(懇請)했습니다. 성모님은 늘 우리 곁에서 우리를 위해 주님께 기도해 주시는 어머니이시므로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우리의 보호자 성모님, 불쌍한 저희를 인자로운 눈으로 굽어보소서.”라고 매달려야 합니다. 더구나 가장 두려운 죽음을 맞은 이 순간 주저하지 말고 “귀양살이가 끝날 때 당신의 아들 우리 주 예수님 뵙게 하소서.”라고 간청해야 합니다.

 

최민순 신부가 지은 시(詩) ‘받으시옵소서’가 임종 기도 안에 있습니다. 시편과 즈카르야의 노래는 성경에 있는 기도이고, 다른 기도들도 보편교회의 기도를 우리말로 번역하거나 우리 실정에 맞게 손질한 것이지만, ‘받으시옵소서’는 우리나라 사람이 지은 기도입니다. 임종하는 이나 그를 위해 모인 교우들을 통해 살아서도 주님의 것인 자기의 전부를 마지막 제물로 바치겠다고 고백할 수 있는 바탕에 주님을 향한 굳은 믿음과 희망이 있습니다. 비록 이승을 떠나더라도 반드시 주님의 품에 안겨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므로 그동안 지은 붉은 죄가 눈처럼 희게 되고, 진흙 같은 마음이 수정처럼 빛날 것입니다.

 

성인호칭기도는 기도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리타노스(λιτανός, Litanos)에서 비롯되었으며,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자비송(慈悲頌)은 가난한 백성이 예수님께 자기나 자녀의 치유를 간청하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선종하는 영혼이 이 세상에서 지은 모든 죄의 용서와 구원을 주님께 간구하고, 성모님‧천사‧성인들에게 이승을 떠난 영혼의 영원한 안식을 주님께 빌어 달라고 간청합니다. 사람으로 세상에 오시어 고난받고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심으로써 인류를 구원하신 하느님의 은총과 성인들의 통공(通功)에 힘입어 세상을 떠난 이의 영혼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도록 한마음으로 바치는 기도입니다.

 

 

2. 아브라함의 품으로 데려가소서

 

운명하면 고인을 용서하고 받아주시도록 간청하는 자비송에 이어 초대교회부터 운명하는 순간에 바치던 ‘하늘의 성인들이여’를 부릅니다. 이 노래는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루카 16, 19-31)에서 비롯된 Subveníte(승리의 찬가)의 앞부분으로 성모님‧천사‧성인들의 환호 속에 아브라함 품에 안겨 영원한 하느님 나라로 떠나는 고인과 작별하는 인사입니다. 이 노래는 운명한 뒤와 고별식을 거행할 때도 부릅니다.

 

 

3. 제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시편 62(63)편은 다윗이 자기 아들과 싸우다 쫓기는 고통을 하느님께 하소연하자, 고난에서 건져내 승리로 이끄신 주님을 찬미하는(2사무 15장 이하 참조) 탄원‧감사 시편입니다. 고통을 겪을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하느님을 향해 자기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시도록 탄원했던 다윗처럼 우리도 세상을 떠난 이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도록 주님께 간구하면 그분은 반드시 들어 주실 것입니다. 시편 제129(130)‧50(51)편과 성인호칭기도는 앞에서 설명했으므로 생략합니다.

 

찬미와 간구는 우리를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찬미하면서 성모 마리아를 비롯한 모든 성인의 전구를 통해 선종한 이가 생전에 지은 모든 죄를 용서받을 수 있도록 간청하는 기도입니다. 세상의 빛이고 어진 목자(牧者)이신 예수님께서 그를 구원하시어 당신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게 해주시기를 탄원합니다. 세상을 떠난 이가 성모님과 성인들의 전구(轉求)로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간청합니다. 예수님의 다섯 상처, 십자가, 성심 등에 힘입어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복락을 누리도록 간구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교회의 장례 예식서인 ‘상장 예식’ 이전에 100여 년 동안 사용한 장례 예식서였던 ‘텬쥬셩교례규’에는 주님의 기도를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 연옥도문(성인호칭기도)의 뒷부분에 수록했지만, ‘상장 예식’은 찬미와 간구 다음에 온전한 기도문으로 실어 놓았습니다. 위령기도(연도) 2는 ‘가톨릭 기도서’의 연도를 옮겨놓은 것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선택해서 바칠 수 있습니다.

 

[성모님의 군단, 2025년 9월호, 박명진 시몬(서울대교구 연령회연합회 상장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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