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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칼럼: 도서 삶과 나이 - 우울한 마음의 의미

12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07-14

[도서칼럼] 도서 ‘삶과 나이’, ‘우울한 마음의 의미’


우리 삶의 본질에 대한 가장 간결한 말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불평이 많거나 꼬장꼬장한 사람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나이 들지 말아야지.’ 하는 속생각도 해 본 적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나이들 수 있을까요? 시중에는 이를 돕기 위한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고령화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희망과 두려움의 반영입니다. 대부분 자기 계발을 위한 조언을 합니다. 저마다의 지혜를 나누고 있지만, 인생이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기에 때로는 값싼 위로를 준다는 인상도 받습니다.

 

과르디니 신부님의 《삶과 나이》도 나이 듦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심리학적 접근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인간학에 바탕을 둔 강의입니다. 이 책은 인격이 온전한 전체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으로 인생을 봅니다. 인생은, 그리고 인생의 각 시기와 그 안의 위기도, 유일하고 고유한 것이며 또한 영원히 사라져가는 것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시기마다 고유한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책이 보는 인생에 대한 이해와 가치관은 다음 문장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생의 마지막을 향해 가라앉아가는 노인에게 친절을 베풀 줄 모르고, 계속 더 좁아지기만 하는 노인의 삶에 도움을 제공하기를 거부한다면, 삶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삶의 비극이 얼마나 가혹한지, 삶의 고독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 그리고 우리들이 얼마나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깨달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발로 차버리는 셈입니다.”

 

이 책은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생을 논하지만, 위의 단락이 암시하듯, 특히 노년기에 주목합니다. 청춘의 가치가 돋보이고, 노년의 가치가 잊혀가고 있는 오늘날에, 나이 듦, 물러남, 타인의 도움에 의존함 등 노년기 삶의 고유한 가치를 옹호합니다. “늙는다는 것은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죽음이란 공허로 해체되는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것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인가?” 번역자는 이 책을 “우리 삶의 본질에 대한 가장 간결한 말”이라고 후기에 적었는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 과르디니 신부님은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두 교황님 모두에게 영향을 준 20세기 그리스도교 사상가입니다. 이분이 쓴 소책자가 몇 권 번역되어 있는데, 기도나 전례에 대한 책도 있습니다. 우울한 마음과 씨름하는 분에게는 《우울한 마음의 의미》라는 책도 추천합니다. 이 책 역시 그리스도교 인간학에 바탕을 둔 해석입니다. 의학이나 심리학적 접근처럼 우울한 마음을 ‘위로’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책은 아니지만, 이를 안고 사는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철에 책을 통해서 과르디니 신부님을 만나면 어떨까요? 인생이 무엇인지, 완성된 삶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나이 들어갈 것인지, 간결하지만 묵직한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24년 7월 14일(나해) 연중 제15주일 서울주보 7면, 김우선 데니스 신부(예수회, 서강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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