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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손길: 사회적 고립 가구 식생활 지원 사업

22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04-10

[사랑의 손길] 사회적 고립 가구 식생활 지원 사업


찾아가는 환대의 집

 

 

“말을 건네어 주는 이가 있습니다. 손을 내밀어 잡아주는 이가 있습니다. 함께 앉아주는 이가 있습니다. 그 마음이 고마워 어디라도 따르고 싶은 이가 있습니다. 그런 이가 되어주십시오.”

 

고봉동은 고양시 일산동구 면적의 46%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구수는 매우 적은 도농복합 지역입니다. 고봉동 1인 가구는 고봉동 전체 인구의 22%에 달하며 고독사 위험군에 속하는 55세 이상 1인 가구가 고봉동 1인 가구의 절반을 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주민 편의 시설이 전무하여 고립된 섬마을을 연상하게 하곤 합니다. 이런 취약한 지역 환경은 도움이 필요한 홀로 사는 이웃들의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합니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사회복지법인 대건카리타스가 위탁 운영하는 마을의 유일한 지역복지 시설인 고봉동 커뮤니티센터가 개관한 지 만 2년.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인간다움을 상실하고 홀로 맞이한 죽음을 목도할 때마다 허탈함과 무력감에 빠져듭니다.

 

고봉동에 거주하던 이광렬(가명) 씨는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되어 어린 시절을 보육원에서 보냈습니다. 미혼으로 평생 가족의 정을 한 번도 느껴 본 적이 없습니다. 중식 요리사로 일하며 열심히 살아오던 광렬 씨는 심혈관 질환을 얻게 되어 숨이 차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 힘들게 되었고, 일자리를 잃게 되어 정부 지원에 의지하며 홀로 생활하였습니다. 집 앞 양지바른 골목길에서 밑반찬을 기다리는 것이 광렬 씨의 유일한 삶의 낙이었으며 세상과 소통이었습니다. 2023년 3월 23일, 그날도 직접 조리한 따뜻한 반찬이 담긴 가방을 가지고 방문하였지만, 광렬 씨는 집 앞 골목길에 나와 있지 않으셨습니다. 경찰과 함께 방에 들어갔으나 형제님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홀로 하늘 여행을 떠난 후였습니다. 지금도 그 집 앞을 지날 때면 어서 오시라고, 반갑다며 손을 내밀고 환하게 웃는 광렬 씨의 선한 모습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김형남(가명) 어르신은 올해로 86세가 되셨습니다. 어르신이 거주하고 있는 곳은 큰길로 한참 걸어 나가도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 다니는 작은 편의점 하나 없는 외진 동네입니다. 식재료를 사려면 버스를 타고 30분을 나가야 합니다. 그마저도 지난해 4월 집에서 낙상하여 거동이 어렵게 되어 식재료를 구입하지 못하고 한 달 동안 소금과 밥으로 연명하고 계셨습니다. 이를 발견한 이웃의 도움으로 센터에서 방문하여 밑반찬을 지원하게 되었고, 지금은 회복하여 산책도 하시며 건강한 삶을 되찾으셨습니다.

 

사회복지는 영어로 welfare라고 합니다. 이는 직역하면 ‘안녕한 상태’라는 뜻입니다. 안녕해지려면 기본적인 의식주와 사회적 관계가 갖춰져야 합니다. 안녕의 극단에 죽음이 있습니다. 언론에서 흔히 언급되는 ‘고독사’입니다. 고독사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것은 언제 일어날지 모를 교통사고를 막는 것처럼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사회 전반의 변화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그 때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홀로 사는 이웃들에게 찾아가는 환대의 집이 되고 싶고, 마을의 정(情)이 담긴 따뜻한 식사와 안부를 전하는 이웃 관계망으로 ‘사람에게 가는 길’을 찾고 싶습니다.

 

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004-429455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2024년 4월 6일~5월 3일까지 위의 계좌로 후원해 주시는 후원금은 ‘사회적 고립가구 식생활 지원 사업’을 위해 씁니다.

 

[2024년 4월 7일(나해)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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