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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성모님 발현과 레지오: 프랑스 파리 뤼뒤박(1830년) (2) 성모님의 시대가 시작되다!

893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3-09-05

[성모님 발현과 레지오] 프랑스 파리 뤼뒤박(1830년) (2) 성모님의 시대가 시작되다!

 

 

– 프랑스 생로랑 쉬르 세브르에 있는 몽포르의 루도비코 마리아 대성당(좌) 대성당에 있는 루도비코 마리아 성인의 유해를 안장한 석관. 대성당을 순방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석관 앞에서 오랫동안 기도하셨다.(우)

 

 

사람들이 사는 시대를 당대나 후대에 어떤 시대라고 규정짓습니다. 예를 들어 인류 역사에 초점을 맞추면 고대시대, 중세시대, 근대시대, 현대시대로, 각 나라의 호칭을 기준으로 한다면 로마시대, 조선시대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대의 흐름을 따라 르네상스시대, 냉전시대 등의 이름을 붙여서 그 시대의 특징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럼 우리는 지금 가톨릭 신자의 입장에서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이에 대한 답은 이미 제목으로 제시되어 있지만 뤼뒤박의 성모님을 생각하면서 답에 대한 증거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몽포르의 루도비코 마리아 성인의 예언에 의한 증거

 

1716년에 선종한 몽포르의 루도비코 마리아 성인은 현세에 일어날 성모님의 발현을 미리 알려 주었으며,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무염시태)에 관한 교의 선포로부터 성모님 군대의 출현까지 예언하였습니다. 교황청에서 인정한 16건의 성모님 발현 중 1830년부터 100년 동안에 무려 11건의 성모님 발현이 집중되었습니다. 이 기간에 프랑스의 뤼뒤박과 루르드, 포르투갈의 파티마 등 의미 있고 중요한 성모님의 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간을 특별히 ‘성모님 발현의 시대’라고 부릅니다.

 

1854년에 교황 비오 9세는 무염시태에 관한 교의를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1917년 콜베 신부님에 의해 성모 기사회가, 1921년에는 프랭크 더프에 의해 레지오 마리애가, 1943년에는 포콜라레(국제 마리아 사업회), 1946년에는 푸른 군대(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1972년에 마리아 사제운동 등 무려 5개의 성모님 군대가 창설되어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루도비코 성인이 예언한 모든 것이 그대로 현실화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루도비코 마리아 성인이 말하고 싶었던 핵심 예언을 다시 조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인은 선종하기 1년 전에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이라는 제목의 책을 저술하였습니다. 그 책에서 성인은 가장 중요한 예언을 하셨는데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스리는 세상이 되려면 우선 성모님이 세상에 알려지고 성모님의 시대(왕국)가 확장되어야 합니다. 성모님이야말로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처음으로 오실 때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분이시며,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때에 또다시 앞서 오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장차 다가오는 시대에 세속과 악마와 부패와 맞서 싸울 성모님의 군단인 용감무쌍한 남녀 군사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 대성당에 있는 루도비코 마리아 성인의 성상.

 

 

위의 예언을 다시 설명하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기 위해서는 성모님의 시대가 먼저 시작되어야 하며, 이 성모님의 시대를 지키고 이끌어 나가는 군대가 바로 성모님의 군대라는 것입니다. 성인의 예언이 다 현실화된 것을 감안한다면 이 예언도 정확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 이미 성모님의 군대가 5개나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폴레옹 군대는 나폴레옹 시대가 시작되면서 생겨났고, 칭기즈칸의 군대는 칭기즈칸의 시대가 열리면서 생겨났습니다. 따라서 성모님의 군대가 존재한다는 것은 성모님의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럼 성모님의 시대는 언제 시작되었을까요? 성모님의 시대를 지키고 이끌어 나가는 성모님의 군대가 창설되기 바로 직전에 성모님께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이 성모님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표징일 것입니다. 최초의 성모님의 군대인 성모 기사회는 1917년에 창설되었는데 이 1917년에 앞서 성모님과 관련하여 일어난 최대 사건은 바로 ‘성모님 발현의 시대’입니다. 1830년 뤼뒤박에서의 발현, 그로부터 12년 후 로마, 4년 후 라살레트, 12년 후 루르드, 8년 후 필리포프, 5년 후 퐁맹, 6년 후 기에트슈바우트, 2년 후 노크까지 쉴 틈 없이 성모님의 발현이 이어졌으며 성모님의 발현시대가 끝나갈 무렵부터 성모님의 군대가 창설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따라서 시기적으로 볼 때 1830년부터 시작된 ‘성모님 발현의 시대’가 바로 성모님의 시대를 여는 표징이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2) 발현한 성모님의 모습에 의한 증거

 

1830년부터 발현한 성모님의 모습에서도 성모님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성모님을 표현하던 유일한 방법은 아기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그림과 조각에서 성모님은 늘 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안고 계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없이 성모님만 표현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성모님이 이 세상에 발현하실 때에도 당연히 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안고 나타나셨습니다. 그런데 1830년부터 성모님은 발현하실 때 혼자서 발현하셨습니다. 이전에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놀라운 사건임이 틀림없습니다.

 

뤼뒤박을 포함하여 그 이후 발현 목격자의 최초 증언을 들어보면 그들은 성모님이 아니라 젊고 아름다우며 빛나는 여인으로 표현했습니다. 아기 예수 그리스도 없이 홀로 발현한 여인을 성모님이라고 바로 알아본 목격자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목격자들은 여인에게 끊임없이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물어봤습니다. 루르드의 경우 열여섯 번째 발현이 있었던 날에도 시현자인 베르나데트는 또다시 네 번이나 누구시냐고 거듭 묻자 비로소 여인은 “나는 원죄 없는 잉태이다”라고 성모님임을 밝히셨습니다. 1830년 이후에 일어난 모든 성모님 발현에서 성모님은 당당하게 홀로 발현하셨고, 본인이 누구인지를 직접 밝히시면서 성모님의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 발현한 성모님 모습 : 성모님은 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안고 발현하시다가 1830년 뤼뒤박부터 홀로 발현하셨다.

 

 

3) 발현한 성모님의 메시지에 의한 증거

 

1830년부터 발현한 성모님의 메시지에서도 성모님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줍니다. 1590년 레자이스크와 1608년 생테티엔르로에서 발현하신 성모님은 여기에 내 아들의 성당을 지으라고 하셨으며, 1608년 실루바에서 발현하신 성모님은 이 땅은 내 아들이 숭배받던 장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830년 이전의 발현 메시지는 내 아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1830년 뤼뒤박부터는 메시지가 확 달라집니다.

 

뤼뒤박의 성모님은 발현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여 메달을 만들고 몸에 지니면 은총을 받을 것이라 하셨으며, 루르드의 성모님은 “샘물이 나오면 그 물을 마시고 씻어라”라고 하셨고 샘물로 인해 수많은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1917년 파티마에서 결정적인 메시지를 주십니다. 성모님은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 사람들이 나(성모님)를 더 알고 나를 더 사랑하게 되기를 바라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성모님의 시대이기 때문에 우리는 성모님을 더 잘 알아야 하고 성모님을 더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바라시는 바입니다.

 

 

4) 성모님 시대의 의미

 

우리는 지금 성모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시대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연결되는 통로이며, 재림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성모님의 시대는 단순히 성모님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다시 함께할 재림을 위하여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재림에 대하여 과연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재림은 나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관심조차 두지 않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생각하며 사는 신앙생활과 재림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삶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 성모님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의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경건하고 올바른 신앙생활을 이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3년 9월호, 최하경 대건안드레아(서울대교구 도곡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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