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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소공동체 25주년 설문, 어떤 결과 나왔나

167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7-09-03

서울대교구 소공동체 25주년 설문… 어떤 결과 나왔나


소공동체 참여자, 신앙생활에 더 적극적

 

 

서울대교구는 올해 소공동체 운동 도입 25주년을 맞았다. 이에 교구 사목국(국장 조성풍 신부)은 소공동체 사목이 교회 공동체 복음화에 얼마나 부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는 그동안 이어온 소공동체 활동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짚어볼 수 있는 기초 자료로서 그 중요성을 더한다. 설문 결과를 통해 얻은 자료들은 서울대교구 소공동체 활성화뿐 아니라 한국교회 복음화 사명을 구현하는 도구로도 쓰일 전망이다.

 

 

조사 방법과 응답자 특성

 

사목국은 설문지 구성 등 사전 절차를 거쳐, 지난해 10월 15일부터 11월 13일까지 서울대교구 9개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대상 본당으로는 소공동체 모임의 빈도를 기준으로, 매주 모임을 하는 본당 4개, 매주 모임에서 월 1회로 전환한 본당 2개, 월 1회 모이는 본당 3개를 선정했다. 설문대상은 주일미사 참례 신자로, 설문은 구조화된 설문지에 응답자가 직접 답변을 작성하는 자기기입식으로 진행했다.

 

설문지를 받은 신자 1만2772명 중, 총 1만589명이 제출했다. 사목국은 그 중 자료로서 유효한 답변을 한 8764명의 설문자료를 대상으로 통계를 냈다.

 

전체 응답자 8764명 중 남자는 33.3%, 여자는 66.7%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교육수준을 살펴보면, 대졸 47.4%와 대학원 이상 12.8%로 대졸 이상의 학력이 60.2%로 과반수를 넘었다. 직업별로는 가정주부(35.3%)가 가장 많았고, 이어 직장인(33.1%), 자영업(11.8%), 은퇴(8.9%), 학생(5.0%) 순으로 나타났다.

 

소공동체 참여 여부에 대한 질문에 36.1%가 참석하고, 63.9%가 불참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설문대상에는 소공동체 모임을 강조하는 집중 본당이 포함돼, 서울대교구 전체 본당을 대상으로 할 때는 이보다 낮은 비율을 보일 것으로 추측된다.

 

불참 이유로는 30.7%가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라고 답했으며, ‘조용히 혼자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서’(21.8%), ‘모임 시간이 맞지 않아서’(14.6%), ‘게을러서’(14.2%), ‘모임에 의미를 느끼지 못해서’(9.8%), ‘복음나누기가 부담스러워서’(8.2%)가 뒤를 따랐다. 이외에도 ‘소공동체 모임을 알지 못해서’(6.8%), ‘아무도 권유하지 않아서’(5.4%),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이 있어서’(2.8%), ‘본당의 다른 모임과 겹쳐서’(2.3%), ‘가족에게 이해받기 어려워서’(1.4%) 등의 응답도 있었다. 시간과 관련된 불참 이유는 47.6%로 나타나, 보다 많은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모임 시간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자들의 복음화 정도 확인

 

서울대교구 사목국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복음선포’와 ‘전례’, ‘친교’, ‘봉사’라는 4개의 대주제로 신자들에게 다양한 문항을 제시했다. 답변은 ‘전혀 아니다’, ‘아니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로 나눠, 신자들의 복음화 정도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먼저 신앙고백에 관한 문항을 중심으로 이뤄진 ‘복음선포’ 영역에서 신자들을 대체로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 사도들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의 거룩한 전통인 ‘성전’에 대한 믿음에 대해서는 96.5%가 긍정적 응답을 했고, 97.3%가 ‘하느님께서 성경을 통해 말씀하고 계신다’고 믿고 있었다. 

 

이에 비해 죽음 이후 부활해 영원한 삶을 사는 것에 대한 믿음에는 86.7%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해, 상대적으로 부활신앙에 대한 믿음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토정비결이나 사주, 관상, 점, 타로 등의 미신행위가 교회 가르침에 어긋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응답자의 76.4%가 이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례 영역에서는 94.2%의 신자들이 미사를 통해 일상에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는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중 95.7%가 ‘주 1회’ 이상 미사에 참례했다. 또 고해성사 안에서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체험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80.9%가 긍정적으로 응답했지만, 부정적인 응답(19.1%)도 적지 않았다. 더욱이 7.4%는 지난 1년 동안 고해성사를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친교 영역에서 응답자들은 본당과 소공동체, 단체 등의 모임에서 하느님 말씀이 중심이 돼야 한다(95.7%)고 대답했다. 하지만 본당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가에 대해서는 23.6%가 부정적으로 응답해, 많은 신자들이 본당 공동체 활동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당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형제자매로 느끼며 살아간다는 데에도, 76.9%만이 긍정적인 응답을 보였다. 특히 본당이나 본당 구성원이 어려운 일을 겪을 때 함께한다고 응답한 이는 59.2%에 불과했다.

 

이어 봉사의 영역에서는 99.4%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91.5%가 사회의 불평등과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실제로 돕는데 긍정적인 답변을 보인 이들은 72.9%였다. 또 응답자의 52.6%만이 기아와 질병, 전쟁, 테러 등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후원하고 있었다. 이는 세상을 향한 봉사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인지하고 실천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모습은 부족한 현실을 드러내는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소공동체 운동과 복음화

 

특히 사목국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소공동체 참여자와 참여하지 않는 신자들의 ‘복음화 정도’도 비교했다. 

 

소공동체 참여 여부에 따른 복음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를 ‘평균값’(100점 만점 변환)으로 살펴보면, 복음선포와 전례, 친교, 봉사의 영역 대부분의 문항에서 소공동체 참여자가 불참자보다 높은 값을 보였다. 

 

특히 ‘미사 외 성경 읽기 빈도’에서는 소공동체 참여자와 불참자 사이에 가장 큰 차이(21.0점)가 나타났으며, 미사 참례 빈도(10.6점)와 고해성사 빈도(6.3점)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단 사회적 불평등과 약자들에 대한 관심은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교회의 사회 현실 참여는 소공동체 불참자가 미미하지만 높은 평균값을 보였다. 

 

소공동체 참여자들은 불참자들보다 전반적으로 복음화 지표 값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관해 조성풍 신부는 “소공동체 모임 참여자들의 복음화 지표 값이 높다는 것은 소공동체가 복음화의 도구로써 올바른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사 외 성경 읽기 빈도’에서 소공동체 참여자와 불참자 사이에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은 참여자들이 말씀에 대해 더 친숙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소공동체를 통해 성경 말씀을 더 자주 접해 신앙생활을 위한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17년 9월 3일, 최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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