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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ㅣ구역반
사회사목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

16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7-05-09

[소공동체 재발견] 사회사목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사목헌장」을 통하여 세상을 향한, 세상으로의 교회를 지향해야 함을 공론화하였다. 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읽고 시대의 흐름과 함께 하면서,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희노애락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삶, 그리고 그들을 교회 안으로 받아들이는 삶을 살아갈 것을 천명한 것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시대와 함께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그렇다”는 답을 하기에는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공의회의 역사를 보아도 도전에 대한 응전(應戰)의 역사였다. 예를 들면 트리엔트 공의회(1545년)는 루터와 캘빈의 종교개혁 후에 이루어진 것이고, 바티칸 공의회도 2차 대전과 산업화 혁명과 함께 떠나간 신자들을 교회로 받아들이기 위한 대응책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교회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공동체 운동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알고, 세상을 향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 노력은 바로 사회복음화 운동을 통하여 구체화될 수 있다.

 

사회복음화는 교회가 세상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운동이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 사회와 함께 하는 공동체의 형성을 어떻게 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기회를 이 장에서 마련해보겠다.

 

사회복음화를 위해서 수원교구는 다양한 사목을 통하여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사목을 전개해왔다. 사회복지, 이주사목위원회, 교정사목위원회, 생명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 직장사목위원회, 민족화해위원회, 장애인사목위원회, 병원사목위원회, 농민사목위원회, 환경위원회, 성 루카 호스피스 등이 그것이다. 이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인 선택을 실행하는 것이었고,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 것이라는 복음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사회사목 안에서 수원교구는 하느님의 공평과 정의를 실현하고자 사회적인 문제인, 양극화를 줄이는 일에 지대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대상자들이 하느님 안에서 말씀과 성사를 통해 서로 위로받고 살아가기 위한 공동체 건설에 일차적인 노력을 하면서 동시에 사회복지적인 서비스를 실천하는 일도 병행해왔다.

 

이러한 사목과 복지적인 노력을 통하여 한 목소리로 담당 사제들이 주장하는 바는 우선적으로 소공동체를 형성하고, 다음으로는 자립공동체를 형성하도록 그들을 안내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본고는 소공동체와 자립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원리가 되는 것을 언급하고자 한다.

 

1) 친교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친교는 공동체 형성에 가장 중요한 기초 원리이다. 친교를 이룬다면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다. 자주 보고 싶은 공동체가 형성되면,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공동체 형성에 있어서 우리는 친교를 이루고 있는가? 질문해보고, 그 답을 구하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참 좋은 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친교에 있어서 한 가지 답을 드리자면, 자기가 가진 것(물질, 시간, 재물, 먹거리 등)을 나누는 공동체를 이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 봉사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봉사는 우리라는 공동체를 이루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보편적인 사랑을 위해 서로가 마음을 여는 순간, 우리는 그 곳에서 주님의 현존을 만나게 된다. 봉사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구성원을 넘어, 다른 이들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공동체를 이루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범계본당의 많은 구역은 수호천사 제도를 두어, 가난한 이들을 구역에서 선정해서 돕는다고 한다. 봉사의 공동체는 구성원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3) 증거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증거의 공동체는 구성원들을 “주님을 삶의 모든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동체의 주인은 바로 우리의 주님이시다. 주임신부, 구역장, 반장들이 공동체의 주인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주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말씀나누기와 살기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말씀이 없는 공동체는 증거의 공동체가 될 수 없다. 사회의 좋은 단체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님의 말씀을 들고, 실천한 것을 나누려는 노력이 늘 수반되어야 한다.

 

4) 전례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말씀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분을 전례 안에서 만나야 한다. 같은 빵을 함께 먹고 마시는 노력이 바로 전례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우리는 성찬으로 통하여 우리와 함께 하시고 살아계시는 분을 만나야 한다. 미사를 자주 드리고, 뜨겁게 그분을 만나는 공동체는 분명 축제를 지내는 공동체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공동체의 주인이신 그분을 자주 만나도록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노력이 오늘날 더욱 필요하다.

 

위와 같은 원리를 중심으로 오늘날 교회공동체가 주님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루도록 노력한다면, 세상의 복음화에 더욱 진일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눔의 소공동체, 2017년 5월호, 최병조 요한사도 신부(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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