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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르실료
신심과 사도직: 꾸르실료

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3-09-09

[빛과 소금] 신심과 사도직 (3) 꾸르실료

 

 

꾸르실료(Cursillo)는 60년대 말,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평신도 사도직을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던 한국 천주교회에 도입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며 급속히 성장한 사도직 운동입니다. 꾸르실료는 ‘단기 강습회’를 뜻하는 스페인 말인데, 마요르카 섬의 후안 에르바스 주교님과 평신도인 에두아르도 보닌이 세계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성지순례인 스페인의 사도 성 야고보(산티아고) 성지순례에 봉사할 평신도들을 교육하기 위해 1949년에 처음 시작하였습니다. 

 

꾸르실료는 보통 주말 3박 4일에 걸쳐 진행되며, 강의와 토론 및 회심의 체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꾸르실료 교육을 수료한 사람을 꾸르실리스타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교육을 수료한 후에도 정기적으로 모여 친목을 다지고 생활과 주변을 복음화할 결심을 새로이 하는 ‘울뜨레야’(‘전진’이라는 뜻) 행사를 가집니다. 꾸르실료 운동은 그 주제가인 ‘데 콜로레스’(‘빛 속에’라는 뜻)라는 노래로도 유명한데, 원래는 스페인 민요인 이 노래는 그리스도 정신의 빛깔로 물들어 살고 또 주변을 물들이자는 뜻으로 부릅니다. 꾸르실료 교육에 참가하고 있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보내는 ‘빨랑카’(지렛대라는 뜻)라는 깃발을 화려한 색채로 장식하는 것도 같은 뜻입니다. 

 

꾸르실료 운동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한창 진행 중이던 1963년에 바오로 6세 교황님에 의해 평신도 사도직 운동으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한국에 꾸르실료가 도입된 것은 1966년인데, 당시 주한 평화봉사단장이었던 미국인 케빈 오도넬 씨와 필리핀 사람인 카이모 씨 등 10여 명이 서울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대구대교구에서 첫 남성 꾸르실료를 개최한 것은 그로부터 불과 3년 만인 1969년 6월 26일이었습니다. 현재 대구대교구에는 2만 명을 조금 넘는 꾸르실리스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꾸르실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진작한 평신도 사도직의 정신을 잘 구현하고 있는 신앙 운동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 가운데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묵상하게 하고, 복음화의 일꾼으로 봉사하려는 열의를 불러일으키며, 평신도 사도로서 신앙의 열기를 주변에 퍼트리는 사람이 되도록 교육하는 것을 그 목표로 삼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말을 활용한 집중적인 신자재교육의 원형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매우 낯설 수도 있는 평신도 사도직이라는 개념을 구체적인 형태로 교우들에게 소개하는 첨병이 되었다는 점에서 큰 공적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3년 4월 7일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대구주보 4면, 문화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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