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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ㅣ기타

세계 교회와 시대의 소리: 결코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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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9-05 ㅣ No.602

[세계 교회와 시대의 소리] “결코 다시는…”

 

 

2008년 8월 칸다말 순교를 기억함

 

지금 인도의 그리스도인들은 인도 중동부 오릿사주의 칸다말 지역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잔학한 폭력 행위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두 번째 가난한 주에 속하는 오릿사주 중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인 칸다말에서 지난 2008년 8월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참으로 믿을 수 없는 핍박과 박해가 있었습니다. 힌두교 폭도들에 의해 자행된 이 박해로 약 100명의 성직자와 신자들이 순교하였고, 4천여 교회와 신자들의 집이 불탔으며, 6만여 신자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졸지에 난민이 되었습니다.

 

12년이 흐른 지금, 시민 사회 단체들은 정의와 보상이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국가연대포럼(NSF)은 그리스도인에 대한 역사상 가장 경악할 만한 이 탄압에 대해 '기억'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국가연대포럼이 제안한 ‘칸다말 박해 12주년 기념제’는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침해당한 희생자들과 생존자들과 함께 하는 연대입니다. 이것은 인도의 민주적이고 다원적 가치를 제공하는 인도의 헌법적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존엄한 가치에 대해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주장합니다.

 

“우리는 모든 인류애의 힘을 모아, 평화와 정의와 조화를 이루어 낼 것입니다. 우리는 이 암흑의 시간에 발생한 참혹한 박해의 결과들을 수집하여, 인도 헌법의 가치를 보호하고 그러한 폭력이 더는 인도에 자리 잡지 못하도록 할 것입니다.”

 

수많은 이들이 순교하였으며, 수많은 여인이 성폭력과 성추행을 당하였으며, 수많은 난민이 발생했음에도, 정의는 바로 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파멸의 범죄에 가담한 어떤 이도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습니다. 살인자들, 성폭력자들, 약탈자들, 파괴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유로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희생자들이 인도 사회에서 불가촉천민이거나 원주민, 또는 소수 민족 사람들로서 인도의 소외당하는 ‘주변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지금도 폭력과 불의에 직면해 있습니다. 여전히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공격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폭력 앞에 마주 선 그리스도인들의 대응은 무엇인지 고민해야겠습니다. 편향적 사고와 이념에 따라 배타적 지향으로 삶을 이끌고자 하는 독단 앞에 그리스도의 진리를 바로 세우는 일일 것입니다. 스스로 제물이 되신 그리스도는 십자가 위에서 흔들리지 않는 진리를 선포하십니다. 그 진리는 사랑을 통해 증언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은폐된 진실을 밝히는 정의의 시작이자, 아물지 않은 상처를 치유하는 최종적이고 결정적인 구원입니다.

 

 

위구르족 박해

 

지난 8월 9일 다수의 종교 지도자들은 중국에 의해 자행되는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유대인 대학살) 이후 가장 잔혹한 비극 중의 하나인 위구르족에 대한 박해’를 중단하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의 의장인 미얀마 양곤의 찰스 보 추기경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교구의 이그나티우스 수하료 하르조앗모조 추기경 뿐 아니라, 유대교와 이슬람을 망라하는 다수의 종교 지도자들이 참여한 이 성명에서 현재 중국 위구르 자치구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 침해를 강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종교와 신앙 공동체의 지도자로서 우리는 홀로코스트 이래 자행된 매우 극심한 인간 비극 중의 하나인 중국 내 위구르족과 이슬람 민족에 대한 인종학살의 가능성을 지적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모였습니다.” 성명은 ‘너무나 많은 박해’와 ‘엄청난 잔혹 행위들’이 있었지만, 보편적 인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국제 공동체의 의지는 매우 의심스럽다는 것을 상기시켰습니다. 

 

적어도 백만의 위구르족과 다른 이슬람인들이 구금되어, 굶주림과 고문, 살해, 성폭력, 노예노동, 장기 강제 적출의 고통에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위구르 자치구 시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감시 체제에서 생명에 관련된 모든 면을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위구르의 가임 여성의 80%가 강제적 불임 시술과 산아 제한을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1948년 유엔에 의해 제정된 제노사이드 협약(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에 따라 살펴보면, 그 집단 종족 학살의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 성명은 중국 정부의 명백한 목적은 위구르 자치족의 정체성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데 있음을 분명하게 명시하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그들의 혈통, 뿌리, 연결 고리와 그 기원까지도 파괴해버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우리는 사회 활동가도 정책 입안자도 아니지만, 위험에 처한 인간 존재를 추적하여 살펴보아야 할 의무가 있음을 우리 공동체에 알리는 의무가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성명 마지막에 홀로코스트 시대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말을 인용합니다. “악을 직면하고 침묵한다면 그것 자체가 악입니다. …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는 것, 행동해야 할 때 행동하지 않는 것도 악입니다.” 

 

홀로코스트 이후 세상은 말합니다. “결코 다시는…” 

 

“결코 다시는…”

 

[2020년 9월 6일 연중 제23주일 가톨릭마산 4-5면, 김종훈 엠마누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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