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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아무리 작은 질량(質量)이라 해도(하인리히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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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1-09 ㅣ No.557

[레지오와 마음읽기] 아무리 작은 질량(質量)이라 해도(하인리히 법칙)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세월호’. 이 세 개의 단어만 들어도 우리는 대형 참사가 떠오르며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생긴다. 이는 대형 사고들의 대부분이 바로 “인재(人災)”, 즉 “사람에 의해서 일어나는 재난”이라고 여겨져, 어떤 징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가볍게 취급하여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그 피해가 커졌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이며 그가 만든 이론을 그의 이름을 따서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한다.

 

보험사 직원이었던 하인리히는 1931년 ‘산업재해 예방 : 과학적 접근’이라는 책에서,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혔다. 그는 업무상 접하게 된 수많은 사고 통계를 분석하면서 이 법칙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인리히 법칙을 1:29:300법칙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라는 것이다. 이 하인리히 법칙은 노동현장의 재해뿐만 아니라 각종 사고나 재난, 또는 사회적 경제적 개인적 위기나 실패와 관련된 법칙으로 확장되어 해석되고 있다.

 

 

어떤 문제든 반드시 전조증상이 있어

 

결국 어떤 문제든 반드시 전조증상이 있다는 뜻이다. 큰 병이 든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어느 날 갑자기 병이 커졌다기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전조증상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이유로 손을 쓰지 않아 병을 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사소한 것들이 시간이 지나 눈에 보이는 결과로 크게 드러나게 됨은 자연의 이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본에도 “모든 일의 성과는 결과를 통해서 드러나지만, 그 결과는 그때까지의 작은 일들이 차근차근 쌓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교본 318쪽)라고 되어 있다.

 

S자매는 현재 열심히 활동하는 레지오 단원이지만 레지오를 탈단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처음 입단할 때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성모님의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신이 났고 실제로 단원들과의 친교가 재미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다 할 활동도 없고 매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기도를 어느 순간부터 미루다보니 점점 활동보고 시간이 부담이 되었고 그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꼈다. 점점 지각과 조퇴를 하는 경우가 잦아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자신의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한 단원이 핀잔을 주자 그것이 상처가 되어 그만 탈단을 하였다고 한다.

 

그 뒤 자연히 성사생활도 멀어졌고 냉담하게 되었다. 그녀는 말한다. “레지오를 하지 않는 동안 늘 마음이 불편했어요. 그렇다고 하고 싶은 마음은 잘 생기지 않았는데 제 생활에 위기가 오니까 성모님의 끈을 잡아야겠다고 생각되었고 그것이 다시 출발점이 되었지요.” 그녀의 말에 의하면 레지오가 싫어지는 것은 어떤 한 순간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냥 일상에서 어느 날 기도시간이 좀 귀찮아져서 미루다 보면 급한 일에 밀리게 되어 빼먹게 되고, 활동을 하려거나 주회를 가려고 하면 꼭 마귀가 방해하는 듯 어떤 일들이 생기곤 하였다는 것이다. 그것이 반복되면서 레지오는 부담이 되었고 단원과의 사소한 불화는 탈단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한다.

 

개인뿐 아니라 Pr.에서도 여러 가지 전조증상이 있을 수 있다. 주회합 시간을 변경해야하는 상황이 자주 생기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 경우, Pr.에 배당된 활동조차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단원들의 참여가 저조한 경우, 간부 구성이나 교체가 어려우며 임명하여도 순명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다면 그 Pr.의 위험 신호 일 수 있다. 또한 회합 전후에도 다른 단원들과 말을 하지 않으려는 단원이 생기고, 결석 뿐 아니라 지각 조퇴가 잦아지고 주회가 끝나자마자 빨리 가려고 하는 단원이 많아지는 것 또한 간과할 현상이 아니다.

 

 

전조현상 보이면 단원들과 문제를 공론화 해 해결해야

 

이는 단원들이 신앙보다 다른 것이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거나, 성모님의 군사로서 긍지를 잃어가거나, 레지오에 재미를 못 느끼고 의무감만 남아 있을 확률이 크다. 왜냐하면 교본에 “로마 군단의 정신은 권위에 대한 복종심, 변치 않는 의무감, 장애에 부딪쳤을 때의 인내심, 난관을 이겨내는 지구력, 사소한 의무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충성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512쪽)라고 하니 조그마한 것이라도 의무나 규칙에 대한 소홀은 결국 군대인 레지오 정신의 해이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쁘레시디움 뿐만 아니라 꾸리아 등 평의회의 경우에도 이런 현상들이 발생할 수 있다. 시간 제약이 없는 평의회가 길다고 불평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실제로 시간 압박으로 생략하는 것들이 많아지는 때가 자주 있는 경우, 평의원들이 일 년에 한 번은 발언하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명의 평의원들만이 발언을 독차지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는 경우이다. 뿐만 아니라 레지오 운영에 관한 새로운 제안이 나오지 않거나 나온다 해도 충분히 토의되지 못하는 경우 등은 평의회뿐만 아니라 레지오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현상들이다.

 

하인리히 법칙은 사소한 징후들을 간과했을 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대형 참사를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사소하게 느껴지는 작은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그 원인을 파악하고 시정하면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나의 죄를 막으면 자연히 그 죄의 연결 고리를 끊게 되므로 다른 죄도 막는 것이다.”(교본 452쪽)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연결고리를 끊으면 된다. 그 방법은, 이런 전조현상들이 보이면 간부들을 중심으로 단원들(평의원들)과 함께 이 문제를 공론화하여 해결에 나서야 한다. 몸의 아픔이 몸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하여 치료를 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하듯, 이런 현상들로 인해 오히려 더욱 건강한 레지오를 만들어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우주 공간에서는 아무리 작은 질량(質量)이라 해도 별들이 균형을 이루는 자연 법칙에 한몫을 해냅니다.<죠수에 보르시(교본 451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8년 1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한국 독서치료협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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