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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ㅣ기도ㅣ신앙

[영성] 작은형제회 전통 안에서의 성체 공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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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1-28 ㅣ No.1069

작은형제회 전통 안에서의 성체 공경

 

 

작은 형제회원들은 성체에 대한 지극한 존경심을 가지고 형제회와 교회 안에서 성체의 전달자이자 성체의 수호자로서 살아왔다. 성 프란치스코의 가장 뛰어난 제자요, 첫 여성 제자인 성녀 글라라는 미사성제에 대한 애정과 열심이 뛰어나서 중병에 걸려 누워 있을 때조차 제대포와 성체포 50개를 만들어 비단이나 자줏빛 보자기에 싸서 아시시 근처의 들판이나 계곡의 성당에 보냈다.

 

성녀는 성체를 소중히 여겼고 크게 공경했으며 성체성사에 대해 놀라운 신심을 가졌다. 그녀는 뜨거운 눈물과 수줍어하는 모습으로 다가가서 성체를 모셨는데, 하늘과 땅의 통치자로서의 주님보다는 성체 안에 숨어계신 주님 사랑을 무한히 신뢰하였고, 더 두려워하였기 때문이다. 1240년 사라센인들이 침입했을 때 성체가 모셔진 성광을 들고 나가 그들을 물리친 일이 일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파도바의 안토니오는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를 옹호한 설교 때문에 성체의 성인이 되었고, 알렉산더 할레스, 보나벤투라, 그리고 둔스 스코투스는 성체의 신학자들이다. 보나벤투라 성인은 “상징으로서 성사 안에서의 그리스도의 현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가장 큰 어려움은 그분이 하늘에 계신 것처럼 성사 안에 참으로 계시다는 사실에서 나온다”고 성체 안에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현존함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2회 글라라 수녀회의 회원이었던 볼로냐의 성녀 카타리나는 자신의 수도원을 “성체의 가난한 글라라 수녀원”이라 이름 짓고 가능한 한 성체 대전에서 기도하며 때로는 기도로 밤을 새우기도 하였다. 재속 회원인 폴리뇨의 복녀 안젤라에게는 영성체와 십자가의 신비에 대한 계속적인 묵상이 그리스도와의 만남과 수덕적 일치의 양식이었다. 이외에도 빼어난 성체 찬미로 코르토나의 성녀 말가리다, 복자 요한 페캄, 복녀 바티스타 마라노, 시즈의 성 가롤로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성인들과 견줄 만한 성인이 한 분 더 있다. 성 파스칼 바이런(1540-1592)은 온 생애를 통해 성체에 대한 크나큰 사랑을 보여주었다. 그는 이 사랑을 글과 모범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전하였다. 그는 프랑스에서 어려운 사명을 맡아 의무를 성취하는 동안 성체에 대한 사랑 때문에 칼빈파 이단자들로부터 격심한 박해를 당했다.

 

1897년 교황 레오 13세는 “성체 현의에 대하여 열렬한 신앙을 가진 이로서 여러 성인 중에서 성 파스칼 바이런이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한다”고 하며, 성체와 관련되는 모임과 일과 회의의 주보 성인으로 선언하였다.

 

프란치스칸 영성 안에서 성체는 그 영성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 뿐만 아니라, (교회에도 마찬가지이지만) 프란치스칸들에게 생명의 원천이며 삶의 중심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성체 안에서 프란치스코와 그의 형제들은 신앙의 신비 전체가 한 곳으로 모여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이 거룩한 신비는 개인의 성화와 교회의 건설을 위한 삼위일체로부터 그리스도의 육화까지, 그리고 구원의 고난으로부터 말씀과 성체의 그리스도의 인격적 현존에까지 이르는 신앙의 신비이다.

 

[성모기사, 2017년 11월호, 김성학 사무엘(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 부산 기장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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