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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화: Are you YO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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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9-23 ㅣ No.89

[청소년 문화] Are you YOLO?

 

 

YOLO! 인생은 오직 한 번 뿐이니까 과거를 후회하는 대신 현재를 즐기자는 사람들. 팍팍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를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욜로는 구원일까? 현실도피의 수단일까?

 

 

YOLO : 현재를 즐기자

 

‘욜로 라이프’가 유행하고 있다.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네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다).’의 약자로 본래 ‘인생 한 방, 또는 한 번뿐인 인생 뭐 있어?’와 같은 의미의 속어처럼 사용되는 말이었다. 그러다가 2011년 캐나다 출신 한 가수가 자신의 노래에 가사로 인용하면서 청년들의 유행어가 되었다. 몇 년의 세월이 흘러, 미국의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건강보험개혁안 홍보 영상에서 “Yolo, Man.”이라고 외치면서 잊혔던 이 말을 소환했다. 욜로가 다시 유행하면서 작년 9월, 옥스퍼드 사전에 신조어로 등재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케이블 방송에서 외국인 여행객이 인사말로 사용하면서 국내에도 이 말이 확산되었다.

 

사실 우리에게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말은 낯설지 않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외쳤던 ‘카르페디엠(carpe diem)’을 영어로는 ‘Seize the day’ 또는 ‘Pluck the day’, 한국어로 하면 ‘현재를 잡아라’로 해석할 수 있다. 1990년대 일본에서 유행했던 사토리 세대(さとり世代) 역시 냉정한 현실을 인정하고 지금 상황에 만족하는 삶을 지향한다. 그들에게 돈벌이나 출세는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이런 사고는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2000년대에 들어와 이른바 ‘달관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생겨났다.

 

달관세대는 불경기에 좌절한 88만 원 세대, (연애 · 결혼 ·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를 포괄하며 “양극화 · 주택난 · 취업난 등의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대신 “미래에 대한 헛된 욕망을 버리고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자”고 주장하는 점에서 욜로 라이프와 맥락이 닿아 있다. 즉, 욜로는 팍팍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또 다른 삶의 선택인 셈이다.

 

 

YOLO : 삶을 바꾸는 경험

 

무역회사에 다니는 영미 씨(23세, 가명)는 얼마 전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호주 멜버른에 다녀왔다. 계획 하나없이 숙소도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떠난 여행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무작정 회사를 그만둔 그녀의 무모한 행동을 걱정하거나 질책했다. 그러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영미 씨는 “여행지에서 무모함이 먹히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며 도리어 사람들에게 “언젠가 가슴을 울리는 일을 찾게 되면 반드시 시도해 보라.”고 말했다. 회사원인 수경 씨(28세, 가명)는 최근 스포츠 댄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 반짝이가 달린 화려한 의상이나 무대를 대여하는 데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지만 그다지 아깝지 않다. 수경 씨는 “춤을 추는 동안에는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모두 잊고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 든다. 따라서 이 정도의 투자는 당연하다.”고 말한다.

 

김난도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에서 “욜로족은 현재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모하더라도 도전하고 실천하는 이들”이라고 정의했다. 욜로족은 단순히 물욕을 채우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돈과 시간 사용의 기준은 경험의 질이다. 삶을 바꾸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욜로족은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여행이나 취미 활동, 수집 외에도 고급스럽고 가치 있는 무언가를 정해 일정한 투자를 한다면 그 사람은 욜로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미 씨와 수경 씨의 가치 소비 역시 여기에 해당한다.

 

스스로를 욜로족이라고 부르는 재근 씨(31세, 가명)는 “어차피 단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진짜 행복이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그의 취미는 피규어 수집이다. 피규어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 게임 · 만화 등의 등장인물을 플라스틱이나 금속 모형으로 제작한 것이다. 가격이나 종류가 천차만별이고 수납공간이나 최신 제품 발매 동향 등 신경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최근 피규어를 수집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YOLO : 마케팅의 결과? 현실도피?

 

적금을 깨서 세계 여행을 떠나거나 점심으로 2000원 짜리 김밥을 먹어도 후식으로는 1만 원짜리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는 등 욜로족은 지갑을 여는 분야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다. 이에 따라 호텔 · 식음료 · 유통 등 산업 전반에서 욜로족을 위한 상품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추세이다. 특히 청년들을 대상으로 새롭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이색적인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음료수의 용기 뚜껑에 블록 형태의 피규어를 붙이거나 빨대의 모양을 다양하게 만들어 인증샷으로 자랑하게 만드는 켐페인 등이 예이다. 여행업계의 마케팅 역시 적극적이다. 홀로 여행을 떠나거나, 여성들만의 여행을 위한 상품 또는 요리나 역사 등 일정 테마를 가진 여행 상품 등이 휴가철을 맞이해 선보였다.

 

온라인 쇼핑몰 지마켓에서는 구입고객 946명을 대상으로 스스로를 위한 소비 항목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는데 이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것은 여행 관련 상품(32%)이었다. 패션이나 잡화 등 생활에 필요한 실용적인 물건이 아니라 여행에 더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삶의 질을 높이는 문제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했다는 반증이다. 이는 20대 청년층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장년층, 노년층까지 고르게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확산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욜로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오로지 현실만을 바라보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될지 우려한다. 또한 남들에게 비루한 현실 대신 겉치레를 보여 주기 위해 헛된 비용을 지불한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있어 보이는 것도 능력’이라는 의미의 ‘있어빌리티(‘있어 보인다’와 ability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욜로족에게 부정적인 사람들은 “당장의 만족만을 추구하며 오직 현재만을 바라보는 것이 정상적인가?”라고 묻는다. 즉, 욜로를 위해 미래를 희생하고 있다는 비난인 셈이다. 취업준비생인 혁진 씨(29세, 가명)는 “열심히 노력해도 미래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현재에 충실하는 것뿐”이라며 “어떤 의미로는 욜로가 현실도피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YOLO : 예수님과 함께 욜로 합시다!

 

이에 대해 영미 씨는 일부 욜로족의 보여 주기식 소비 지향 행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현재에 충실하다는 것은 내일 없이 살겠다는 말이 아니다.”고 항변한다. 막연한 내일에 대해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당장 눈앞에 놓인 현실에 충실하다 보면 그다음 순간인 내일도 오늘만큼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욜로 라이프는 물질보다는 마음의 풍족을 추구하며 관습으로부터 이탈하려는 새로운 생활양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영미 씨가 이야기하는 욜로 라이프의 모범을 예수님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보다 일상을 충실하게 사셨다. 그분의 하루하루는 오직 사람들에게 사랑의 마음으로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채워졌다. 예수님께서는 최선을 다해 당신의 사명을 수행하셨다. 그러다가 마음이 지치셨을 때 산으로 홀로 기도하러 들어가셨다. 밤을 새워 하느님께 기도하고 내려오신 후 다시 복음을 전하러 떠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야말로 현재에 충실하신 모습의 한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예수님을 본받아 그리스도인들은 침묵 속에서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피정(避靜)이 바로 그것이다. 묵상 · 성찰 · 기도 등의 수련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닦아내며 낸 후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한층 더 충실한 현재를 살 수 있다고 피정에 다녀온 경험자들은 말한다. 또한 피정 가운데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 또는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해 깊이 성찰할 수도 있다. 이는 복잡다단한 일상에 지친 젊은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욜로라이프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는 예수님을 따라 욜로 할 수 있다. 비싼 취미활동이나 갑작스러운 여행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거기에 내면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고 하루하루 충실하게 산다면 당신도 진정한 욜로 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살레시오 가족, 2017년 9월호(146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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