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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성지순례사목소위원회: 순례하는 교회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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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9-17 ㅣ No.1735

[지금 주교회의에서는 -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성지순례사목소위원회] 순례하는 교회를 바라보며

 

 

주교회의 2016년 추계 정기 총회에서는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발행 이후 성지를 순례하는 신자들이 급증하고 있으므로(2016년 9월 23일 현재 1,196명 완주), 신자 교육 차원에서 성지순례를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성지순례사목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의 설립을 승인하였다.

 

 

성지순례사목소위원회는 

 

소위원회는 하느님의 말씀과 교회의 전통 아래, 해외와 국내의 성지를 순례하는 신자들에게 성숙한 그리스도교 신앙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지 보존과 개발을 위한 역사적 신학적 공동 연구에 협조하며,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을 위한 현양 운동을 그 목적으로 한다(회칙 제1장 1조 참조).

 

첫째, 소위원회는 국내외 성지를 순례하는 신자들에게 ‘신앙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신자들의 자발적인 순례 문화를 돕고자, 2011년 9월에 성지 111곳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가 담긴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를 발간하였다.

 

또한 앞으로 각 교구에 산재한 도보 성지순례길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둘째, 소위원회는 한국 천주교회 성지를 보존하고 개발하고자 역사적 신학적 ‘공동 연구’에 적극 협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천주교회의 성지 개발은 주로 각 교구별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소위원회를 통해 한국 성지에 대한 범교구적인 접근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특히 교회 안에 많은 역사 자료의 정리와 공동 연구는 통합적 한국 교회사 발전에 새로운 주춧돌이 되리라 믿는다. 현재 소위원회는 연 1회 열리는 ‘전국 성지 신부 연수’(1박 2일)와, 연 2회 개최되는 ‘각 교구 성지 대표자 전체 회의’를 통해 한국 천주교 성지 사목의 공동 연대를 지향하고 있다.

 

셋째, 소위원회는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을 위한 ‘현양 운동’에 앞장선다. 신자들은 성지순례를 통하여 새로운 신앙을 체험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교회 안에서 한국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을 위한 현양 기도 운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를 발간하기까지

 

2010년 7월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성지순례사목분과는 전국 성지 담당 신부들을 대상으로 대전교구 공세리성당에서 ‘제6차 성지순례사목분과 연수’를 열었다. 이날 연수에서는 스페인의 ‘성 야보고 사도 순례길’의 영향으로 국내 성지를 순례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으며, 이 순례자들을 돕고자 ‘성지순례 소책자(안)’ 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후 출판사 ‘기쁜소식’의 도움으로, ‘성지순례 소책자 발간 대표자 회의’(청주, 대전, 서울, 대구, 부산 교구의 성지 담당 대표 사제가 참석)가 세 차례 이루어졌다. 2011년에는 대전교구 합덕성당에서 ‘제7차 성지순례사목분과 연수’를 개최하여 ‘성지순례 소책자(안)’ 최종본을 심의했다. 그해 당시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님의 확인을 거쳐 최종 편집본을 확정하고, 초판 2만 부를 발간했다. 소책자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는 올해 초 제2판 7쇄를 발간하여, 많은 신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증보 개정판 발간 계획

 

지난 7월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옥현진 주교님과 12개 교구의 신부 27명, 전문 위원 2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주 음성 꽃동네 영성원에서 제13차 성지순례사목소위원회 연수를 개최하였다. 이날 연수에서는 2018년 상반기에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를 수정 보완하여 ‘증보 개정판’을 발간하기로 결정하였다.

 

아울러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111곳을 완주한 이에게는 소위원회가 속한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의 위원장 주교님이 강복장을 수여한다. 강복장 수여식은 3월, 6월, 9월, 12월(분기별 지정된 날, 연 4회)에 서울 중곡동에 있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수여하며, 그 외는 주교회의에서 발행한 강복장을 각 교구청에서 수여하기로 결정하였다. 현재 7월까지 6년 동안 성지순례를 완주한 이는 모두 2,356명이다. 몇몇 교구를 살펴보면, 서울 607명, 수원 316명, 청주 279명, 대전 199명, 대구 179명, 광주 106명이다.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합계

1명

85명

146명

197명

450명

687명

790명

2,356명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완주자 현황(2011.12.-2017.7.)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는 이렇게 활용하세요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는 우리나라의 성지 111곳을 묵상하며, 도보나 자전거 또는 자동차를 이용하여 다양하게 순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이 안내서를 어떻게 활용하면 순례를 잘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첫째, 먼저 성지순례를 시작하기 전에 ‘9일 기도’로 준비하라. 성지순례는 여행이 아니라 ‘회개의 여정’이다.

 

둘째, 성지순례 책자를 교구별로 할지 주제별(순교 성인별)로 할지 그 순서를 정하고, 순례할 성지에 대해 사전에 공부하라. 성지순례는 준비 과정부터가 이미 순례의 시작이다.

 

셋째, 성지순례는 빠른 속도가 아니라, 느린 걸음이어야 한다. 하루에 많은 성지를 방문한 뒤 도장만 받아 오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는 깊고 성숙한 신앙을 체험하도록 순례를 제시하는 것이다.

 

넷째, 성지에 방문하면 반드시 성당에 가서 성체 조배를 하라. 그러고 나서 미사에 참례하면 더 좋다. 성지순례는 ‘거룩함을 향한 여정’이기 때문이다.

 

 

성지와 만나다

 

그리스도교에서 성지란 어떤 곳을 뜻할까? 본디 ‘성지’(Terra Sancta, 聖地)는 예수님께서 태어나 생활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부활하신 땅인 팔레스티나 지역을 뜻했다. 그러나 나중에 교회 안에서 성모님이나 성인들, 또는 순교자들의 순교터, 유해가 안치된 곳, 그와 관련된 ‘순례지’(Sanctuaria, 聖址)를 일반적으로 ‘성지’라고 부른다.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는 그 자체가 ‘예루살렘을 향한 순례의 여정’이었듯이, 우리가 걷는 순례의 최종 목적지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래서 그리스도교 신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건에 동참하고자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원적인 장소인 ‘팔레스티나’를 순례하였다. 오늘날 우리 또한 이스라엘 백성처럼 하느님을, 살아 계신 예수님을 만나려고 또 다른 ‘신앙의 순례 여정’을 걷는 것이다.

 

 

순례하는 교회, 순례하는 신자

 

약속의 땅을 향하여 떠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아기 예수님을 지키고자 어두운 밤길을 걸었던 요셉 성인의 발걸음처럼, 메시아의 백성인 교회는 또한 주님과 친교를 이루며, 미래의 영원한 도성을 향하여 순례하고 있다(교회 헌장, 9항 참조). 왜냐하면 “모든 교회는 현세에 있으면서도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순례 도중에 있기”(자의 교서 ‘교회의 순례지’, 1항) 때문이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자의 교서를 통해 말씀하신다. “순례지는 교회 안에서 매우 상징적 가치를 지니며, 순례는 참다운 신앙 고백이다. 모든 사람의 삶 속에 토착화된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믿음의 전통을 드러낼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순례지’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려고 성인들과 순교자들의 순례지(성지)를 찾는다. 이곳이 새로운 ‘하느님 체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은총의 장소’임을 교황님께서 거듭 강조하신다.

 

오늘날 내가 걸어야 할 이 위대한 순례의 길은 무엇인가? 우리 순례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 그것은 바로 우리 신앙의 본질인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시다.

 

예수님께서 지친 제자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1)하고 말씀하셨듯이, 지금 그분은 삶에 지친 우리를 당신에게로 초대하신다. 당신과 함께하는 여정이 곧 순례의 시작이다.

 

9월, 순교자 성월이다. ‘지금, 여기에서’(hic et nunc) 하느님을 만나러 다시 성지순례를 시작하자!

 

* 이현태 베드로 -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성지순례사목소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으며, 현재 청주 만수본당 주임 신부이다. 얼마 전까지 연풍순교성지 담당 사제였다.

 

[경향잡지, 2017년 9월호, 이현태 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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