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영성ㅣ기도ㅣ신앙

기도 맛들이기] 가르멜 영성과 기도(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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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빈 [ssk5762] 쪽지 캡슐

2017-08-13 ㅣ No.1006

분심과 메마름의 원인

지난호에 이어 분심과 메마름의 이유에 대해 살펴보겠다. 분심과 메마름의 이유는 영혼 능력의 불안정성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인간 이해력은 너무 좁고 감각적인 것들에 묶여 있다. 그래서 무질서하게 보고 들은 것들에 이끌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쉽게 기울어져 원하는 묵상 주제에서 빗나간다.
 그러므로 인내와 항구함으로 거둠기도를 계속해야 한다. 욕구를 의지에 복종시키는 훈련을 거듭함으로써 욕구를 침묵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욕구 쪽으로 빗나가려는 감관들(상상, 기억)이 "제 권리를 되찾으려 하기에 무척 어렵지만 얼마동안 힘을 들여가며 버릇을 익히기만 하면 별로 힘들지 않게 모든 감관이 의지에 복종하여 거두어 진다. 그런 뒤 감관들이 혹시 밖으로 뛰쳐나오는 수가 있어도 포로나 노예의 몸으로 나오기에 그전처럼 해를 입히지 못하고 의지가 그것을 불러들이면 날쌔게 되돌아 온다"(「완덕의 길」 28,7).
 우리가 원죄의 결과로 초성은총을 잃고 우리의 자연적 능력들의 조화가 깨져 상급능력인 영혼의 기능인 의지, 이성(이해력)들이 하급능력인 감관들에게 굴복하는 것을 보고 데레사 성녀는 한탄한다. 이 무질서로 인해 하느님 안에 잠길 수 없기 때문이다.
 "오, 나의 하느님! 언제 내 영혼이 고스란히 당신 찬미에 몰두 할 수 있겠습니까? 언제 이 기능들이 모두 당신을 즐길 수 있게 되겠습니까? 임이시여 이 이상 그것들이 흩어진채 버려 두지 마옵소서. 마치 동강동강 끊어져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원죄가 우리에게 끼친 해를 되새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야 말로 우리 기능이 이 같이 큰 선을 오롯이 즐길 수 없게 만든 원인입니다"(「자서전」 30,16).
 이런 시련은 건강부족으로 말미암은 때가 종종 있다. 때로는 마귀가 분심과 메마름, 소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데레사 성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런 때는 크나큰 무미건조가 영혼에 남겨짐은 말할 나위도 없고 큰 박해와 온갖 내적 고민이 한창일 때 느끼는 불안과 비슷한 불안을 느낍니다. 악마는 가끔 나를 성가시게 구는데 이것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는 불안입니다. 영혼은 저항하고 뭔지 알지 못하는 것 때문에 초조해지고 근심에 싸입니다. 악마는 다른 때라면 코웃음 쳐버리고 거들떠 보지도 않을 하찮은 일로 갑작스럽게 들이 닥쳐 오성을 공격하여 제멋대로 어지럽게 만들어 놓습니다.…이런 시련에 이어 나는 넘칠 정도로 푸짐한 은혜를 받았습니다. 영혼은 도가니에서 나온 황금마냥 보다 더 정갈 해지고 더욱 영광을 받고 자신 안에서 주님을 관상하기에 더욱 적절한 자가 되어 이 시련에서 나오는 것입니다"(「자서전」 25,10;30,11,4).
 이러한 이유로 정신이 몹시 산란하다고 해서 묵상기도를 그쳐는 안 된다. 그렇다고 우리 영혼이 능력 이상의 것을 하도록 채찍질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런 때는 외적인 일, 즉 애덕 실천이나 독서 등을 하는 것이 좋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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