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교육ㅣ심리ㅣ상담

[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데 왜 지옥이 있나요?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9-10 ㅣ No.863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데 왜 지옥이 있나요?

 

 

질문

 

하느님은 사랑 그 자체라고 하는데 왜 당신이 만드신 인간이 지옥에 떨어지도록 내버려 두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이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받도록 하시는 것은 모순 아닌가요?

 

 

답변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종교가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요하다는 뜻일 것입니다. 가톨릭 이외의 종교에서도 내세를 이야기하고, 천당과 지옥을 설파하고 있는데 그 나름대로 각각의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각 종교의 교리에서 천당과 지옥을 언급하고 있고 신자들은 그 교리를 믿고 신앙생활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이 세상의 종교는 대부분 이원론적인 사상을 많이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옳고 그름이나 선과 악, 이런 두 가지 밖에 존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후세계도 천당과 지옥으로 나누어서 보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지옥을 알기 쉽게 설명을 하기 위해서 시각적인 이미지로 표현을 했다고 보입니다. 가톨릭 교리에 의하면 질문에 쓰신 대로 ‘지옥’은 악마건 인간이건 저주받은 자가 영원한 벌을 받는 곳입니다. 죽은 인간이 영원한 벌을 받는 장소와 상태를 지칭하기에 우리에게는 시각적 이미지로 존재하게 됩니다. 물론 성경에서도 지옥에 대해서 상세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 중 어느 개신교 교회에서 남태평양의 작은 섬인 피지라는 나라를 낙원이라고 하며 이주해 노동하면서 사는 신도분들의 모습이 방송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준비한 측에서는 ‘천당이라고 불리는 지옥’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하느님이 인간을 지옥에 떨어지게 만드셨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싶습니다. 지옥은 못 견디게 고통스럽거나 참담한 형편에 사는 우리의 모습을 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요즘에는 갑질이라든가 왕따라든가 하는 여러 형태의 어려움이 우리를 지옥과 같은 삶으로 몰아넣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사랑이신 하느님이 우리를 일부러 고통 속에 빠뜨리기 위해서 지옥을 만들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잘 생각해보고, 사물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하느님의 기쁨을 좀 더 많이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은 참으로 다양한 성품을 지닌 존재입니다. 나약해 보이면서도 또 고결하고 강인한 특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실현으로 행복감을 느끼고, 긍정적인 인간관계에서 사랑과 친밀감을 통해 생애 만족감을 경험합니다. 또한 하고 싶은 일을 통해 직업적인 성취로 만족을 얻고, 봉사활동으로 사회적으로 기여하며 여가활동으로 현실의 기쁨을 향유합니다.

 

이렇게 삶의 의미를 찾아가면서 각자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성숙을 키워 나갑니다. 즐겁고 적극적이며 의미 있는 생활로 지금 여기에서 행복의 열쇠를 찾아낸다면, 이미 천국의 생활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옥에 대한 두려움을 천국의 선택을 통해 멀리 떠나보내는 것은 어떨까 라고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죽음을 만들지 않으셨고 산 이들의 멸망을 기뻐하지 않으신다.”(지혜 1,13)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8년 9월 9일, 이찬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 · 다솜터심리상담소장)]



1,812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