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인내로 견디고 사랑으로 이겨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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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2-04 ㅣ No.549

[레지오 영성] 인내로 견디고 사랑으로 이겨내기

 

 

“인내로 견디고 사랑으로 이겨내기.”

 

이 말씀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2013년 5월24일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하신 강론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읽으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 레지오 단원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인내로 견디고 사랑으로 이겨내기”를 같이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1. 인내로 견디기

 

“인내로 견디고 사랑으로 이겨내기는 그리스도인 고유의 은총입니다. 인내로 견디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어려움들이 올 때나 마음속에서, 영혼에서 문제들이 생길 때, 곧 내면의 문제들이 생길 때 쉽지 않아요. 그런데 견디는 것은 어려움을 스스로 뒤집어쓰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견딘다는 것은 어려움을 힘껏 위로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어려움이 우리를 끌어내리지 않도록 말이지요. 힘껏 위로 가져가는 것입니다.”(‘진리는 만남입니다’, 안토니오 스파다로 엮음, 173-174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 고유의 은총은 “인내로 견디고 사랑으로 이겨내기”라고 말씀하시면서 “외부에서 어려움이 올 때나, 내면의 문제들이 생길 때, 인내로 견디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먼저 생각해 볼 것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또 레지오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오는 어려움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아나가면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생기는 즉, 가족 간이건, 친구 관계나 회사 동료 간, 심지어 신앙생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기는 알력이나 다툼으로 인한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또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하거나,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여 남 몰래 흘려야 하는 눈물도 있습니다.

 

이렇게 그 어떤 사람도 어려움 없는 인생을 사는 이는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레지오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더 열심히 살고자 할 때도 아픔이 생깁니다. 단원들 간에 생기는 어려움뿐만 아니라, 냉담자들을 만나고, 신앙이 없는 이들을 만나 하느님을 전하고자 할 때 생기는 아픔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그 어려움을, 그 아픔을 뒤집어쓰고는 그 늪에서 허우적거리면 안 됩니다. 이것이 견디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아픔을 인내로 견딘다는 것은 그 아픔을 힘껏 위로 가져가는 것입니다. 즉 먼저 나의 아픔, 바램 등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예수님께 털어놓음으로 하느님께 그 아픔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마태 11,28) 하시며 우리를 초대하시기에 그분께 나의 모든 것을 말씀 드리고 또 드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끝까지 말씀드리게 되면 마음은 가벼워지고, 하느님께서 나의 모든 것을 알게 되시니, 하느님께서 내 편이 되어 주시고, 나의 마음을 알아주신다는 확신이 듭니다. 이럴 때 새로운 용기, 희망, 힘 그리고 지혜가 생깁니다. 이것이 인내로 견디어 내는 것입니다.

 


2. 사랑으로 이겨내기

 

“또 하나는 사랑으로 이겨 내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쳐 주시고, 우리에게 모든 사람을 사랑하도록 가르쳐 주신 예수님을 믿는 이 행위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 안에 있다는 증거는 우리가 원수들을 위해서 기도할 때입니다.”(‘진리는 만남입니다’, 173-174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자기의 어려움을 인내로 견디어 내는 사람은 이제 모든 것을 ‘사랑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이 사랑은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 사람들에게 가장 가르쳐주고 싶은 한 마디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셔서 인간이 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셔서 사람이 되셨을 뿐 아니라, 십자가에 못박혀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목숨을 다 바쳐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우리 레지오 단원들이 해야 할 일은 그 무엇보다 먼저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레지오 단원으로 전교하고자 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 전교인데, 이 전교를 함에 있어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사랑함으로써, 즉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고자 할 때 전교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것과 전교를 따로 떼어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야 할까요?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전할 때 눈, 마음 그리고 손으로 해야 합니다. 먼저 눈으로 관찰해야 합니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내가 주고 싶은 것을 상대방에게 뒤집어 씌워 옭아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 그가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해 줌으로써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먼저 우리는 내가 체험한 하느님의 사랑을 말하기에 앞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성당에 나오세요”하고 말하기 전에 먼저 그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상대방은 말을 하면서 그의 기쁨과 희망과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마음속에 담긴 여러 가지를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눈으로 관찰하는 것입니다. 이제 그렇게 찾은 그 사람의 마음을, 그이가 원하는 바를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마음의 단계입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읽어주고, 마음을 알아 줄 때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공감해 주고, 받아들이는 것이 됩니다.

 

그럴 때 그 사람이 원하는 것에 상응하는 성경 구절을 찾아 이야기해 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상대방이 말한 관심사를 가지고 간단한 기도를 해 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기도해 줄 때 우리는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대로 해 줄 수 있습니다. 즉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해주는 것이 됩니다. 이렇게 할 때 사람들은 우리가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고 있음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 사랑 받고 있다고 느낄 때 하느님께서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것이 되고, 이것이 바로 전교하는 것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12월호, 서철 바오로 신부(청주교구 선교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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