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교육ㅣ심리ㅣ상담

[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청년 미사의 악기소리, 기도에 방해가 됩니다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1-01 ㅣ No.366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청년 미사의 악기소리, 기도에 방해가 됩니다

 

 

질문

 

70대에 접어든 노인입니다. 요즘에는 미사를 가면 도무지 분심이 들어서 기도가 되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대다수인 교중미사도 그렇지만, 특히 주일 저녁미사에 가면 온갖 시끄러운 악기들로 쿵쾅거리며 미사를 진행해서, 정성껏 참례할 수가 없습니다. 젊은이들이라고 해도 그렇게 시끄러운 분위기에서 참례하는 미사가 제대로 기도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답변

 

처음엔 저도 미사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청년미사 시간이 신나고 활기차다 보니까 즐거워하시는 하느님 모습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밴드 반주가 요란하기도 하고, 기도하는 데 몰입하기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장례식 문화도 축제처럼 진행하는 곳이 있듯이, 전례도 문화적 특성에 따라 변화합니다. 그러니 밴드 연주를 없애기보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주님을 맞이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미사곡을 주기적으로 바꿔 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은 급격하게 높아졌지만, 청소년(9~24세) 인구는 오히려 10.4% 감소했다고 합니다. 한국 천주교회 교세 추이 분석(2000~2015년)에 따르면, 전년 대비 55세 이상부터 100세까지는 전 연령대에 비해 평균 7.5퍼센트 증가했답니다. 즉 가톨릭 신자 수는 청년층에 비해 중·노년층 비중이 더 커진 셈입니다. 언젠가 성당에서 청년들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좀 더 많은 청년들이 신앙 안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도록 돕기 위해서는 ‘소통과 공감’으로 포용하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어른들은 간혹 아이들에게 ‘조건적인 긍정적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내가 바라는 대로 한다면, 나는 너를 사랑할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건적인 긍정적 관심’은 아이들이 어른들의 기대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사랑받고, 보상을 받게 하도록 만들게 됩니다. 즉 아이들이 자기 모습이나 앞으로 바라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어른이 정해 놓은 기준에 맞추려고 눈치를 보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는 ‘무조건적인 긍정적 관심’으로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하게 되면 완전히 기능하는 사람으로 발전해, 스스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진솔성, 공감적 이해 및 긍정적 존중’을 받은 경험은 청년들로 하여금 주변의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발전시키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며,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는 미래지향적 존재가 될 수 있답니다. 이는 가톨릭 영성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가족과 학교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교회에서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이해하고 지지해준다면, 이는 앞으로 청년들의 삶에 중요한 정서적 지지기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방식이 좀 시끄럽거나 조금은 무분별해 보여도, 나름대로 청년공동체 안에 규칙과 기준이 있을 것입니다. 어른들이 청년들의 선택을 우선 무조건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마음으로 바라봐 주는 것이, 청년들 스스로 잠재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나아가 스스로 자신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7년 1월 1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2,509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