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강론자료

마태오복음 15:21-28 가나안 여인의 믿음 (2017. 8. 20. 연중 2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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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충희 [korangpo] 쪽지 캡슐

2017-08-15 ㅣ No.2182

 

예수는 그곳을 떠나 띠로와 시돈 근처로 물러갔다. 그 지역에 사는 가나안 여인이 그에게 와서 소리쳐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내 딸이 귀신이 들려 몹시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는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제자들이 그에게 와서 간청하였다. “그녀가 계속 따라오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으니 그녀를 돌려보내십시오!” 그러자 예수가 대답하였다. “나는 이스라엘 백성의 길잃은 양들을 위하여 파견되었습니다.” 이 말에 여인이 와서 그에게 절하며 말하였다. “주님, 나를 도와주십시오!” 예수가 대답하였다. “자녀의 음식을 집어 강아지에게 던져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여인이 대답하였다. “그 말씀은 옳습니다, 주님. 그러나 강아지도 주인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습니다.” 그러자 예수가 그녀에게 말하였다. “부인, 당신의 정말 큰 믿음을 지녔군요! 당신의 소원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바로 그때 여인의 딸이 나았다.

 

예수는 분명히 이방인인 가나안 여인을 깔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이방인을 차별 없이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기법이다. 성서는 자주 비유와 逆說의 수법을 활용하는데 이것들을 풀어내지 못하면 자칫 정반대의 뜻이 되고 만다.

 

예수가 말하는 이스라엘 백성은 혈통상의 집단이 아니라 하느님과 씨름하는 사람이다. ‘씨름은 자신의 모든 것을 기울여서 하느님께 投身하는 행위, 곧 신망애 삼덕을 가리키는 상징이다.

 

길 잃은 양은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는 하느님의 자녀를 가리킨다. 예수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신망애의 올바른 길로 이끄는 주님이다. 그런데 하느님과 씨름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하느님께 희망을 거는 결단, 곧 회개이다. 회개는 세상의 지혜가 헛되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고 오직 하느님께 희망을 거는 행위이다. 조금이라도 세상의 지혜를 믿는 사람은 결코 하느님의 지혜를 구하지 않는다. 회개하지 않은 사람은 강아지와 똑같은 처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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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여인에게 회개를 촉구하였으며 여인은 예수의 말을 알아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강아지의 처지에 있다는 것을 안다. 또한 그녀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먹다 남은 부스러기라도 세상의 지혜보다는 훨씬 더 나을 것이라고 믿는다. 바로 이러한 투신의 행위가 회개이며 믿음이다. 하느님께서는 물론 누구에게도 부스러기를 주시지 않고 온전한 것, 곧 성령을 내려주신다. 그녀의 믿음이 그녀를 강아지의 신분에서 자녀의 신분으로 상승시키고 있다.

 

혈통상의 이스라엘 백성이거나 명목상의 그리스도교 신자라도 회개하지 않으면 강아지의 처지로 남아 있다. 그러나 돈을 밝히는 세리와 쾌락을 밝히는 창녀라도 회개하기만 하면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물론 회개한 사람은 재물과 쾌락을 더 이상 밝히지 않는다. 성령은 육정의 즐거움을 훨씬 능가하는 즐거움, 세상의 지혜를 훨씬 능가하는 지혜를 주기 때문이다.

 

여인의 은 영적 자아를 가리키는 상징이다. 예수는 여인의 딸을 고쳐주는 기적을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는 영적인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귀신은 욕망의 콤플렉스이다. 딸이 귀신에 들렸다고 예수에게 호소하는 여인의 모습은 요즈음 자녀를 출세시키기 위하여 치맛바람을 일으키다가 허탈감에 빠진 엄마들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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