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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영혼을 여는 문 이콘: 요한 세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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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7-04 ㅣ No.450

[영혼을 여는 문 '이콘'] 요한 세례자

 

 

- 요한 세례자.

 

 

한국 가톨릭신자들은 성당에서, 십자가 좌우에 성모상과 성 요셉상이 놓여진 모습을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중세 이전, 즉 성 요셉에 대한 공경이 부각되며 다양한 기도문과 축일이 생기기 이전에 세워진 성당들에서는 오늘날 동방교회와 마찬가지로 성 요셉이 아니라 성 요한이 묘사된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동방과 서방을 막론하고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모습이 중앙에 오면 그 좌·우에는 성모님과 요한 사도를, 십자가에 달리시지 않고 옥좌에 앉아 계시는 모습이 중앙에 있으면 그 좌·우에 성모님과 요한 세례자를 그리거나 조각하던 것이 교회의 오랜 전통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님 다음 위치에 요한 세례자를 배치하는 이유는 마태오 복음 11,9에 “예언자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라고 쓰여 있으며, 11,11에는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라고 쓰여 있기 때문이다.

 

요한 세례자는 유다 남부 사막에서 은수자와 설교자로 살면서 사해와 합쳐지는 요르단 강 근처에서 물로 세례를 주었다. 그러기에 요한 세례자는 대부분 고행으로 마른 몸매에 낙타털을 걸친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 외에도 다양한 모습이 있다.

 

먼저 자신의 머리가 담긴 쟁반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는, 그의 목이 잘려졌다는 성경 내용을 근거로 한다. 

 

또한 요한 세례자가 한 손에는 두루마리를 들고 또 한 손에는 작은 접시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도 묘사되는데, 이때 그 성반 안에는 벌거벗은 아기 예수님이 오른손으로 축복을 주는 모습이 작게 그려지기도 한다. 이 형상은 요르단 강에서 요한이 “보라,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라고 한 말을 의미한다. 

 

요한 세례자를 날개가 달린 모습으로도 묘사하는데, 이는 요한 세례자가 사막에서 천사와 같은 삶을 살았고, 주님이 오실 길을 준비하는 하느님 메시지의 전령으로서 살았기(말라 3,1) 때문이다.

 

그리고 요한의 이콘 아래 구석에는 도끼가 나무에 걸쳐져 있는 모습이 묘사되기도 하는데, 이는 루카 복음 3장 9절의 말씀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찍혀서 불 속에 던져 진다”라는 구절을 나타내며 회개를 촉구하는 상징으로 그려진다.

 

* 장긍선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소장) - 국내 이콘 분야에서는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정교회 모스크바총대주교청 직할 신학교에서 ‘비잔틴 전례와 이콘’ 과정 등을 수학한 후 디플로마를 취득, 이콘 화가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1992년 사제품을 받았다.

 

[가톨릭신문, 2017년 7월 2일, 장긍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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