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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수험생 아들의 미사참례… 남편이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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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2-05 ㅣ No.371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수험생 아들의 미사참례… 남편이 반대합니다

 

 

질문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남편도 신자이긴 하지만 거의 냉담 상태이고 신앙생활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들이 주일학교에 가는 것을 탐탁치 않아 하고, 심지어는 주일 미사 참례도 눈치가 보입니다. 남편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답변

 

일반적으로 가족 내 갈등을 부정적인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갈등은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윌리암 글라써(William Glasser)의 ‘현실요법과 선택이론’에 따르면 사람마다 5가지 욕구(예: 생존, 사랑과 소속, 힘과 성취, 자유, 즐거움)를 충족하는 방식이 다르고, 욕구 충족의 우선 순위 결정에도 끊임없는 갈등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갈등 자체가 부정적이라기보다는,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갈등을 잘 해결해 나간다는 것은 부부 간 이해의 폭도 커지고 더 성숙해 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현재 갈등이 있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갈등은 ‘무엇이 좋거나 나쁘고, 가치있거나 없는 것 등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에서 발생합니다. 또 개인의 정체성, 능력, 권력, 지식 등이 문제가 되는 ‘자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우선 종교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라면 설득을 통하여 남편의 가치 체계를 바꿔야 합니다. 가치란 오랜 세월을 통해 구축된 것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변화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가치 체계를 갖고 있다면, 종교 문제에 대해 상호 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무조건 남편이 ‘고집을 부린다’라고 비난하지 말고 지금 갈등의 원인이 가치관 차이라는 것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지금 갈등이 가치관 차이라기보다 자아 갈등이라면, 이는 좀 더 해결하기 힘들 것입니다. 갈등에서 이기거나 지는 것이 자존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할 때 자아 갈등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자아 갈등은 상대방의 생각을 경청하지 않고, 논리적이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대응합니다.

 

남편이 자신의 종교적 견해가 무시된다고 느끼면, 자아가 상처받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우선 현재의 갈등이 자아 갈등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이 갈등을 ‘사실 수준’(fact level)으로 끌어내리셔야 합니다. 

 

즉 감정을 배제하고, “우리는 아들이 성당의 주일학교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만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부부나 가족이 즐겁게 하던 것들을 찾아서 상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음식은 부패되고, 어떤 음식은 발효가 됩니다. 오래된 간장은 약으로도 쓰였습니다. 약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듯, 부부 관계에서 마음에 남긴 상처가 무엇이든, 회복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서로 긍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시간을 함께 하다 보면 상대 의견을 경청하는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부부가 가질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7년 2월 5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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