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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ㅣ순교자ㅣ성지

[성지] 과달루페의 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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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2-05 ㅣ No.1593

[은총의 성모] 과달루페의 성모

 

 

과달루페의 성모(스페인어 Nuestra Senora de Guadalupe 또는 Virgen de Guadalupe)는 성모 마리아가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인근의 테페약 언덕에서 원주민 후안 디에고에게 나타나셔서 남겨주신 기적의 성화를 말한다.

 

1531년 12월9일 이른 아침, 멕시코 원주민중 크리스천으로 세례 받은 몇 사람 중 하나였던  후안 디에고는 미사에 참석하려고 테페약 언덕을 넘고 있었다. 그때 신비롭고 찬란한 빛을 내는 구름이 눈앞에 나타나더니 그 속에서 푸른 망토를 입은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후안 디에고에게 당시 아즈텍 제국 공용어였던 나후아틀어로 “나는 하늘과 땅을 만드신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이다. 나는 나를 사랑하고 믿으며 내 도움을 요청하는 지상의 모든 백성의 자비로운 어머니이다. 나는 그들의 비탄의 소리를 듣고 있으며 그들의 모든 고통과 슬픔을 위로하고 있다. 나는 너희가 나의 사랑과 연민, 구원 그리고 보호를 증거로 제시하는 표시로 내가 발현한 이곳에 성당을 세우길 바라고 있다. 그러니 너는 주교에게 가서 이곳에 나를 위한 성당을 세우는 것이 내 소망임을 전하도록 하여라.”라고 하였다.

 

 

겨울에 장미꽃과 틸마에 새겨진 성모님 형상

 

이에 후안 디에고는 즉시 이 메시지를 스페인에서 온 후안 데 수마라가 주교에게 전했다. 그러나 주교는 전혀 믿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교는 후안에게 그의 말이 진실이라면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기적의 증표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그는 성모 마리아를 만났던 장소로 다시 갔다. 그곳에서 성모 마리아를 다시 목격하고 주교가 자신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으며 증표를 요구 한다고 전했다.

 

그러자 성모 마리아는 “후안, 네가 처음 나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장소의 산 위에 올라가면 너는 거기에서 많은 장미꽃이 피어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그 꽃들을 따서 이곳에로 가져와 내게 보여주어라.”라고 말했다. 성모님이 말한 테페약 언덕의 정상은 식물이 자라기 어려운 험한 바위였으며, 당시는 꽃도 필 수 없는 겨울이었다. 그러나 후안은 성모님의 말씀에 따라 언덕위로 올라갔고, 그곳에서 그 지역 자생종이 아닌 주교의 고향인 스페인 카스틸랴산 장미꽃들이 만발한 것을 목격하였고, 그 꽃들을 따서 자신의 틸마(인디언의 겉옷)에 담았다. 그러고는 서둘러 내려와 성모 마리아에게 다시 갔다.

 

성모 마리아는 그가 가지고 온 장미꽃들을 손수 그의 틸마에 가지런히 다시 놓아주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후안, 이 장미송이들이 네가 주교에게 가져가야 할 표징이다. 너는 주교에게 이것들을 가져가서 내 소망을 깨닫도록 하고, 내가 요청한 일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내 이름을 들어 말하도록 하여라. 그리고 너는 틸마에 싸인 꽃송이들을 주교 앞에 나아갈 때까지 풀어 보지 말아라.” 라고 하셨다. 그것들을 조심해서 가져가도록 하여라. 네가 그에게 자금 본 모든 사실을 설명한다면 너는 그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며 내가 요구한 성당이 세워지는 날까지 너는 그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후안 디에고가 수마라가 주교에게 가서 “성모님이 보내신 꽃입니다. 받아주십시오.”라고 말하고는 자신의 틸마를 펼쳐 담아온 장미꽃들을 보여주었을 때, 신기하게도 장미꽃들이 마룻바닥에 떨어지면서 과달루페의 성모 형상이 후안 디에고의 틸마에 새겨져 나타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를 본 수마라가 주교는 그 경이로움에 놀라 그 즉시 성모 형상이 새겨진 틸마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성모 마리아의 요청을 믿지 않고 무시한  자신의 잘못에 용서를 청하는 기도를 바쳤다.

 

 

성모 발현 이후 많은 원주민이 세례 받아

 

성화에 새겨진 성모 마리아의 키는 145cm이며, 피부색은 인디언처럼 거무스름한 황갈색이고 머리카락은 검은색이다. 얼굴은 아주 아름다운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두 볼은 약간의 홍조를 띠고 있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는 눈은 자비와 겸손을 드러내고 있다. 머리에서 발아래까지 길게 내려온 겉옷은 밝은 청록색으로, 이 색은 거룩함을 뜻하며, 여기에는 46개의 팔각의 별로 장식되어 있었다. 또 속옷은 금빛의 꽃무늬가 새겨진 엷은 분홍색 드레스였으며, 하얀 소매 깃이 달려 있었다. 그리고 가슴 부근에 달린 검은색 리본은 토착민 전통에 의한 것으로 임산부를 의미한다.

 

그리고 성모의 모습은 햇빛과 같은 금빛 광선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형상은 마치 광선이 구름을 물리치는 듯하다. 또 악마를 상징하는 검은 초승달을 밟고 서있는데, 그 밑에는 한 어린 천사가 성모의 옷자락을 떠받들고 있다. 이 당시 대부분의 멕시코 원주민들은 뱀의 형상을 한 퀘찰코아틀에게 사람을 바치는 토속신앙을 믿고 있었으나 성모마리아가 뱀 즉 사탄을 물리치는 분으로 인식되면서 스페인에 대한 반감으로 그리스도교로의 개종에 주저하던 많은 원주민들이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게 되었다.

 

이 성모 성화는 현대과학으로 풀 수 없는 신비들을 간직하고 있다. 당시 원주민들의 의복에 사용되는 아야테(ayate)라는 직물은 20년 이상 보존이 어려운데, 이 직물위에 새겨진 성화는 거의 47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직물의 섬유조직과 형태, 색감이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1979년 멕시코 공학자 호세아스테 돈스만과 과학자들은 적외선을 이용해 이 성화를 조사하고 “붓질의 흔적이 전혀 없고, 이 성화에 사용된 안료 역시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것이었기 때문에 사람이 그린 그림일 수 없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과학자들은 성모 마리아의 눈을 우주광학 기술로 2,500배 확대해 보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성모님의 홍채와 동공 속에 후안 디에고가 틸마를 펼쳤던 순간 등의 형상을 그대로 담고 있어 마치 성모 마리아의 눈이 즉석 사진기로 포착해 찍은 것 같았다.

 

또한 과달루페의 성모는 멕시코 독립 전쟁 때 독립군이 항상 과달루페의 성모가 그려진 깃발 아래 모여 전쟁을 수행하였기에 이후로 멕시코 사람들의 국민적인 상징물이 되었다. 이 성화를 통해 기적도 여러 건 일어났는데 1709년 4월27일 기존의 성당 옆에 두 번째 성당을 세우자 당시 유행하던 전염병이 거짓말처럼 없어졌고, 1921년 멕시코 공산당원들이 이 성화를 없애기 위해 다이너마이트를 성화 앞에서 폭파시켰으나 재단이 산산조각 나고 촛대 등이 휘어졌으나 이 성화는 무사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79년 1월31일에 과달루페를 방문하였고, 1990년 5월6일에 는 후안 디에고를 시복하였다. 1999년 1월22일 요한 바오로 2세는 아메리카 주교회의의 요청을 받아들여 과달루페의 성모 축일을 아메리카 대륙 교회 전체의 전례 축일로 지정하였으며, 2002년 7월31일 1200만 명의 군중이 모인 가운데 후안 디에고의 시성식을 거행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성 후안 디에고(12월9일)와 과달루페의 성모 축일(12월12일)을 로마전례의 전례력에 기재하였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12월호, 장긍선 예로니모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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